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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소비자들의 삶에 축산이 다가가는 방법

  • 등록 2016.06.03 10:37:22

 

박 규 현 교수(강원대)

 

현재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사람이 살면서 제일 중요한 것 중 한 가지가 먹는 것이다 보니, 식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우리가 아는 방송, 신문, 잡지, 인터넷 등 모든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의 대부분이 음식의 맛 뿐 만 아니라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구분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넘치는 정보 속에서 축산은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일까?
축산신문(2016년 2월 10일)의 기사를 보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2015년 11월에 홈페이지 회원(432명)과 농업관측센터 소비자조사패널(476명)을 대상으로 축산업에 대한 국민인식을 조사한 결과 국민들은 축산업을 긍정적(62.1%)으로 바라봤다고 한다. 그 이유로 응답자가 선택한 것은 ‘동물성 단백질 등 필수영양분 제공’, ‘농업·농촌을 유지하는 역할’, ‘식량안보를 유지하는 역할’ 등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부정적 이유로 ‘환경문제 발생(수질·대기오염, 악취 등), 동물질병 발생(구제역, AI 등), 부정유통행위(둔갑판매, 원산지 위반 등) 등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긍정적 조사 결과와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축산물 소비는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채식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채식을 함으로써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해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최근 마블링에 따른 소고기 등급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동물복지의 관점을 내세우며 축산이 비도덕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 역시 힘을 받고 있다.
위에 제시한 내용의 핵심어를 뽑는다면 ‘먹는 것’과 ‘도덕성’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바로 다가오는 핵심어라고 할 수 있다. ‘먹는 것’의 관점에서, 축산 종사자들과 연구자들은 축산물의 영양학적 이점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 반대편에서는 그 반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도, 그리고 미래에도 평행선처럼 계속 이어질 문제다. 어떤 관점에서 보는 가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며, 우리가 매일 소비해야 할 음식이기 때문에 더 관심있으며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덕성’의 관점에서 보면, 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다른 생명을 (필요 없이) 죽인다는 것과 인위적 환경에서 동물을 키운다는 것이 반대편의 주요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일부는 곤충의 산업화도 반대한다.) 향후 곤충을 키워 식량을 조달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축산에서는 더더욱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야 할 지 모르겠다. 더 많은 ‘생명’이 희생되니까. 이처럼, 먹고 사는 문제와 도덕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지금 이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가까워 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축산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깊이 연관되어 있는 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논쟁은 축산이라는 산업을 단지 ‘먹을 것’을 생산한다는 것에만 치우쳐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축산은 단순히 ‘먹을 것’만을 생산하지 않는다. 소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을 나열해보자. 안티에이징 크림, 파스타, 케이크 믹스, 염료(잉크), 접착제, 미네랄제, 정제설탕, 비료, 유리, 에어필터, 브러쉬, 단열재, 석고, 천, 질소, 인, 악기 줄, 호르몬, 효소, 껌, 젤리, 양초, 세제, 섬유 유연제, 향수, 면도 거품, 화장품, 크레파스, 바이오디젤, 분필, 부동액, 고무, 성냥, 세라믹, 젤라틴, 향료, 벽지… 이러한 것들을 생산하기 위해서 소의 부산물들을 이용한다.
이렇듯, 축산을 통해 생산하는 것들이 우리의 삶에서 얼마나 많이 사용되고 필요한 것인지를 소비자들이 알게 된다면, 단순히 ‘먹을 것’과 ‘도덕성’에서의 관점이 아니라 내 ‘삶’ 속에서의 축산으로 인식하여 더 친근하고 반드시 필요한 산업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다시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 가보자. 이 글을 처음에 보았던 농촌경제연구원의 2015년 11월의 결과는 2014년 11월 조사 결과에서의 긍정적 인식(37.8%), 부정적 인식(7.6%)에 비해 모두 두 배 정도 증가한 것이었다고 한다. 축산신문에서는 그 이유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나는 2014년 8월부터 실시한 축산에 대한 국민홍보에 의한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이제는 “내 ‘삶’에 있어서 축산이란?” 물음으로 홍보를 하여 소비자들 삶과 깊이 연관된 축산을 알리는 것은 어떨까? 이제는 ‘먹을 것’과 ‘도덕성’이라는 다람쥐 쳇바퀴 논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축산을 제대로 알려야 할 필요와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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