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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우수출, 한발 한발 정석대로 가자 <하>

프리미엄 전략…철저한 품질관리로 신뢰 확보

  • 등록 2016.08.12 11:10:30

 

조 철 수 전무(하동축협)

 

홍콩시장에 일본 와규가 들어오기 시작해 자리를 잡은지 8년이 됐다. 와규는 초기에 홍콩에서 1톤을 판매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 이제 수출되기 시작한 한우는 지난 6개월 동안 홍콩에서 11톤이 팔렸다고 한다. 괜한 이유가 아니었다. 눈치 빠른 홍콩의 유통업자가 한우에 유난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이 때문인 것 같았다.
마카오 시장은 아직 열리기 전이지만 그곳 최고급 호텔의 쉐프는 “한우라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 이제부터 고객에게 한우를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일본 와규가 이미 미국 뉴욕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미식가들에게 최고가격에 팔린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다. 태국이나 동남아에선 현지 쇠고기 보다 10배 넘게 비싼 가격에 와규가 팔리는 현장도 보았다. 그러나 홍콩시장에서 와규가 팔릴 정도면 단언컨대 한우의 세계시장 경쟁력은 한층 뛰어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한우고기 수출이 초기단계로 각처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엘리트사 사장은 우리(하동축협)에게 명확하고 정확한 내용으로 제안을 했다. 한우고기를 어떤 포지션으로 설정하고 수출할건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폭넓게 할 것인지, 아니면 명품으로 차별성을 두고 수출할 것인지 정확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쇠고기는 미국산이나 호주산이 얼마든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우고기는 절대적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갖고 홍콩시장에 접근해야 한다며, 그에 맞는 마케팅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요청해왔다.
이 때 ‘하동솔잎한우’를 입점시키고 있던 홍콩씨티슈퍼 관계자는 “씨티슈퍼에 들어오는 한우브랜드가 다른 경쟁업체에도 들어온다면 우리는 더 이상 쓸 수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 했다.
그들의 요청과 제안을 들으면서 필자는 우리 생각보다 그들이 한우에 대해 한층 더 섬세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단지 한우가 아닌 스토리가 있고 차별성이 있는 한우를 원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으로 aT 현지 지사장의 말이 깊이 기억에 남는다. 유자와 김이 초기수출 때 홍콩과 중국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한물간 상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산 유자의 재기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번 시장에서 깨져버린 신뢰는 회복이 잘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초기수출 당시 관리되고 차별화된 상품으로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돈이 된다는 생각에 한국 업체끼리 덤핑을 치고, 그 과정에서 함량미달의 상품이 무분별하게 홍콩시장에 난립되면서 현지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말았다는 교훈이다.
한우도 그 짝이 나면 안 될 것이다. 홍콩에서 만난 이들은 필자보다 한우에 더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그들은 모처럼 일본이나 미국, 호주 쇠고기가 판을 치는 시장을 뒤엎을만한 좋은 상품성을 한우에서 발견한 듯 했다.
지금이 중요하다. 우리가 정확한 포지션과 전략을 갖고 수출에 임해야 한다. 서로 단기성과에 매달려 과열경쟁을 벌인다면 반짝 특수를 누리다가 사라져간 상품 꼴이 되고 만다.
세계 3대 식품은 푸아그라, 캐비어, 송로버섯이라고 한다. 한우업계와 한우브랜드들이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우가 세계적인 식품반열에 오를 수 있다.
한우를 잘 안다고 생각한 필자를 홍콩에서 만난 한우는 한방 제대로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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