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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육식은 정말 기후변화의 주범일까?

  • 등록 2016.10.21 10:44:14

 

장 재 봉 교수(영남대)

 

지난 주 한 일간지에 우리나라 최초의 비건(vegan) 채식운동가 한 분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비건’이란 일반적인 채식주의자들이 섭취하는 계란, 유제품 까지도 먹지 않는 완전채식주의를 뜻한다. 인터뷰의 주요 내용은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식이 아닌 채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이야기하는 많은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06년에 발간한 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자(Livestock’s Long Shadow)’에서 기후 변화의 가장 큰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이며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심한 분야가 축산업이라고 지적했다.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18%로, 이는 자동차, 비행기 등 전체 운송업에서의 배출 비중 13.5%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2010년 유엔환경계획(UNEP)의 ‘소비와 생산의 환경영향 평가’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기아와 연료부족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서는 육식을 포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적고 있다. 이러한 국제기구들의 보고서를 근거로 환경보호론자들과 채식주의자들이 육식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자료들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분명하다. ‘사람들은 육식을 줄이고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이제는 대부분의 소비자들도 인지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 축산업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CO²)로 환산한 배출량이 총 955만 톤으로, 가축들의 장내발효에 의해 429만 톤이 발생하고 분뇨처리에 의해 526만 톤이 발생했다. 에너지관련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탄소의 사회적 비용은 톤당 2만6천600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에 탄소의 사회적 비용을 곱해 보면 2012년 우리나라 축산업으로부터의 총 탄소비용은 2천540억 원이다. 이는 매우 큰 금액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육류도 많이 섭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모두 1,448천 톤이며 2015년에는 약 1,671천 톤이 생산되었다. 앞에서 계산한 우리나라 탄소비용을 생산된 축산물 단위당 비용으로 계산해 보면, 2012년 기준 1톤당 0.0017억, 2015년 생산량에 적용할 경우에는 톤당 0.0015억이 된다. 다시 말해, 축산물 1톤당 15만원에서 17만원  정도의 탄소비용이 발생한다는 뜻이다. 이를 다시 kg으로 환산하면 축산물 1kg당 150원 수준이다.
사람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이 정도는 그렇게 높은 비용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고 용인될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조금 달리 생각해 보자. 만일 축산물의 소비량을 변화시킴으로써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를 원한다면 단순하게 마트나 정육점에서 축산물을 구입할 때 가격표에 표시된 가격에 150원/kg을 더하면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격인상 효과로 인해 소비자들의 축산물 소비량과 구매 행위가 얼마나 달라질까? 만일 가격인상 후에도 그렇게 차이가 없다면 기후변화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비하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점은 온실가스의 영향을 완전히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온실가스로 인한 영향의 비용을 고려하고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산물을 구입할 때 가격이 약 150원/kg 정도 더 비싸다고 생각하라는 의미이다. 단순하게 생각할 경우 이러한 가격인상 고려는 최소한 온실가스 효과를 해결할 수 있다. 
축종별로 온실가스 배출량과 소비자 가격도 다르다. 따라서 축종별 온실가스의 단위당 비용을 계산하고 이를 소비자 가격에 적용시켜 온실가스 비용으로 인해 상승한 소비자 가격으로 축산물 소비가 얼마나 영향을 받을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확실한 것은 축산물 소비가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그 정도가 매우 미비할 것이고 소비자들이 채식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은 매우 먼 이야기가 되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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