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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변화하는 유럽낙농과 우리의 대응

  • 등록 2016.12.16 09:54:06

 

나 현 채 소장(태백사료중앙연구소)

 

‘우유생산쿼터제’를 운영하던 당시 EU의 낙농가는 모두 92만 2천명 정도, 총 쿼터는 1억5천200만톤 이었다. 쿼터제도가 폐지되면서 EU의 전체 생산량은 5%정도 증가되고 있는 것이다. 우유 최대 수요국으로 기대되던 중국에서도 우유 재고가 증가했다. 2013년말 2014년 초 급증했던 중국 우유수입량은 실수요에 따른 증가가 아니라 필요 분 보다 더 많이 구입한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공급과잉은 유제품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유제품경매업체 ‘글로벌데일리트레이드’에 따르면, 우유 시세는 2014년 1톤당 4천126달러였지만, 2015년 4월 기준 2천467달러에 불과 하다고 했다. 분유 가격도 40% 떨어졌다. 영국에서는 우유 4병 가격이 1파운드(약 1천600원)로 생수보다 더 싸게 유통되기도 한다.
지구상에서 선진국은 뒷걸음치고 있는 우유소비량이 개도국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으나 낙농업에 적합한 토지가 부족하니 우유는 돈벌이가 되는 ‘백색황금(White Gold)’이다. EU의 쿼터제 폐지 이후, 가파른 생산량 증가가 기대되는 아일랜드공화국, 네덜란드, 독일을 비롯하여 회원국들은 각자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국가는 장기적으로 원유가 하락을 가져 올 것으로 걱정하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기회일 수도 있다는 의견들로 설왕설래하고 있다. 분명한 점은 이러한 국가별 쿼터제 폐지는 세계적 낙농 추세인 ‘영세 낙농업의 폐업’을 앞당기는 추진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EU는 쿼터제 폐지 이후 새로운 체계의 시장 정착을 도모하고, 외부의 불확실한 환경에 대하여 낙농가들에게 효과적 안전망을 제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른바 ‘Milk Package’초안(provision)을 마련하였다. 주요한 골자는 첫째, 의무계약서 규정…낙농가와 수요자들 사이에 문서로 된 계약을 체결토록 규정한다. 둘째, 생산자조직(Producer Organization:PO)을 통하여 단체교섭을 하도록 규정. 셋째, 예외규정을 두는 것… 즉 원산지표시 보호제(PDO), 또는 지리적 보호제(PGI). 
EU는 쿼터제 폐지 후 낙농업의 연착륙을 위해 쿼터가격이 매우 싼 국가들(덴마크, 네덜란드, 사이프러스)에 한하여, 2009/2010 실 쿼터량 보다 더 생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만반의 사전 준비를 마쳤으므로 유럽의 낙농업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 중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추가적 안전장치로 시장의 심각한 수급불균형이 발생하였을 경우 생산자들이 납유량 감소로 받은 피해를 보상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EU는 낙농산업의 안전성을 도모하기 위해서 다각적인 조치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우유시장관측소(Milk Market Observatory)를 설치하여 시장 상황의 변화를 주시한다거나, 우유 전문가단체(The High Level Expert’s Group on Milk)를 발족하여 우유생산의 투명성, 생산자에 대한 수입보전, 시장안정화 등을 꾀하고 있다. 쿼터 폐지로 인한 생유 생산의 증산분은 수출 시장의 확대로 흡수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유제품 수출량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EU의 유제품 가격은 국제시장가격에 연동됨에 따라 종전에 비해 변동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위원회는 해외의 신규 시장을 고려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으로 판단, 생산비용을 얼마나 낮추어 염가에 제공할 수 있는 지를 검토 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유럽의 낙농가들은 부족한 소득을 EU의 다양한 소득보전 정책에 따라 지불 받는 직불금과 더불어,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각 지역별로 특색이 있는 중소규모의 유가공사업 활성화와 ‘협동조합형 농장’등으로 경쟁력을 높이며, 농장에서 직접 가공한 유제품도 판매하는 등 체험관광과 결합하여 판로도 다양화 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하향식 농정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큰 의미를 부여 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K-MILK 사업 지원을 확대하거나 국내산 치즈 자급률 만회를 위한 정책지원도 촉구돼야 하겠지만, 지금 유럽의 변화에서처럼 다양하게 대처하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우리 ‘우유 생산비(우유 원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료비 절감을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지금의 치료비 비율은 적합한지? 현재의 번식효율 성적은 합리적인지? 등등.
납유 만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유럽의 상황이나, 비교적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어서 자급조사료 생산이 유리할 것으로 여겨졌던 중국도 해외직접 조사료 생산을 위한 ‘러시아’ 진출 등 전 세계는 가히 투쟁적인 변화와 대책 강구에 혈안이 돼 있다. 전 세계 74억 인구 중 1/9이 기아에 고통 받고 있는 현실에서 우유가 한 끼 식사로 대체될 수 있는 그날 을 기다리며, 지금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는 우리들의 혜안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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