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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약품·수의

구충제 투여 한우, ‘중독 증세’로 폐사

제조과정 착오로 다른성분 들어가 ‘어이없는 사고’
자체 품질관리도 소홀…농가들 “또 그럴까” 불안
“동물약품도 ‘약’, 품질관리 매진을” 자성목소리도

[축산신문 김영길 기자]

 

약이라는 것은 잘 쓰면 ‘보약’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정말 품질관리에 엄격해야 하고, 신중해야 한다.
지난 6월 청주축협에서는 약품지원사업으로 이화팜텍의 구충제 ‘옴니쿠어산’을 구입해 조합원 농가에 공급했다.
그 중 한 조합원 한우농가는 그 구충제를 사육하고 있는 한우 전두수에 투여했다. 그런데 한마리가 죽고말았다. 그외 다른 한우 역시 불안해하고, 스스로 배를 차는 등 중독증상을 보였다.
이 농장 뿐 아니다. 다른 조합원 여러 농가에서도 이 구충제가 투여된 소에서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났다.
농가들은 원인을 따져보니, 구충제 외 다른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가축위생시험소에 부검을 의뢰했고, 그 사안이 중대해 다시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부검의뢰가 넘어갔다.
검역본부에서는 병성감정 결과, 중독증에 의한 폐사라고 추정진단했다. 죽은 소 시료에서는 폐사할 만한 바이러스·세균 등 원인을 찾지 못했고, 다만 그 소에게 먹여진 구충제에 대해 성분을 살펴봤더니 플로르페니콜이 대량 들어었는 것으로 확인된 데 따른 소견이다.
검역본부는 논란이 있지만, 임상수의사들로부터 플로르페니콜을 과다투여할 경우 폐사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옴니쿠어산 주성분은 플로르페니콜이 아닌 펜덴다졸이다.
플로르페니콜이 왜 그 구충제에 함유돼 있었을까. 그 이유를 쭉 들여다봤더니 결국 옴니쿠어산 제조과정에서 플로르페니콜을 펜덴다졸로 오인해 원료를 투입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내용이 드러났다.
설사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해도, 제조사에서 실시하는 자체 품질검사만 제대로 했어도 그 잘못된 약은 유통되지 않는다.
제조사의 자체 품질검사도 소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검역본부에서는 이를 확인해 즉각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전량회수토록 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제조사인 이화팜텍은 원료를 착오해 잘못 쓴 것을 이미 시인했다. 그리고 피해액에 대해 PL보험 등을 통해 보상도 해줬다. 하지만, 농가는 여전히 불안하다. 현재 이상증상을 보이고 있는 소들이 또 죽을까봐 잔뜩 겁난다. 특히 앞으로 이러한 사례가 또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감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물약품도 엄연한 약이다. 신뢰가 생명이다. 만약 사람에게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가정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동물약품 업계는 경각심을 갖고, 품질관리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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