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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축산의 외연(外延)

  • 등록 2017.01.13 10:48:57

 

김 성 훈 대표이사(피그진코리아(주))

 

축산하면 가축을 기르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보편적 인식이었지만 최근에는 그 기본적인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축산 농가는 한우를 키우거나 돼지를 사육하는 것이 최종목표가 아니라 쇠고기나 돼지고기가 최종산물이다. 돼지를 키울 때 농가의 고객은 돼지를 구입하는 중간상인이나 가공업자가 되지만, 돼지고기를 생산하면 고객은 바로 이웃집에 살고 있는 일반 소비자가 고객이 된다. 돼지를 키울 때는 빨리 크고 지급률을 높게 받으면 되겠지만, 돼지고기를 생산하게 되면 맛있는 돼지고기를 안전하게 생산하는 것이 농장의 목표가 된다. 물론 일반 국민이 소비하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생산하기까지 관여하는 모든 부분이 동참을 하지 않을 경우 농장이 아무리 열심히 깨끗하고 맛있는 고기를 생산해도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므로 축산물을 생산하는 모든 분야가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어느 미국 식당에서 스테이크 안에 있던 주사바늘에 찔려 부상을 당한 사람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했다는 뉴스를 오래 전 외신에서 접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 보상의 주체가 누구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쇠고기를 생산한 농가도 책임을 공유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우리나라에서도 마트에서 구입한 쇠고기에서 주사바늘이 나오거나, 돼지고기에서 농이 나온다면 그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생산한 농가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2015년 우리나라 축산업 생산액은 돼지 7조원, 한우 4조7천억원을 포함하여 연간 19조1천억원으로 농림업 생산액 46조9천억원의 40.7%를 차지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의 통계는 전통적인 축산의 범주를 기준으로 한 것이고, 우리가 이야기 하고자하는 축산물을 생산하는 데 관련된 산업을 모두 포함하면 70조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2012년 60조).
축산의 외연을 가축을 생산하는 것에서 축산물(고기, 계란, 우유 등)을 일반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넓히게 되면 사료, 동물약품은 물론 축사시설 및 기자재, 도축가공, 유통이 모두 포함될 것이다. 안전하고 맛있는 먹을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 이들 연관 산업이 일반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축산물의 품질을 공동으로 보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트나 식당에서 소비되는 축산물의 안전성을 높이고 신선한 맛이 보전된 최상의 상태로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소비될 수 있도록 연관된 모든 분야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유지하면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고 더불어 소비가 증가하고 안전하고 맛있는 축산 먹을거리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물리적 측면 뿐 아니라 지리적으로 축산의 외연을 한 단계 더 넓힐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우리나라의 축산을 해외로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특히 제3세계의 경우 소득이 증가하면서 축산물 소비가 급증하게 되고 양적인 성장에 따른 질적인 욕구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근대적인 축산에서 시작해서 초현대적인 축산까지 모두 경험한 사람들이 아직 살아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이다. 모든 나라의 축산 발전 양상이 동일하지 않지만 발전형태는 유사하므로 우리의 경험에 의해 그 나라의 발전방향을 예측할 수 있으므로 이런 나라에 진출하여 축산을 선도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가축을 직접 기르는 것을 포함해서 축산연관 산업 모든 분야에 우리의 경험이 강점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다만, 해외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진출하려는 나라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세워서 시작해야 한다. 축산의 특성상 세계화(Globalization)가 아닌 지역화(Localization)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곳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현지화 되어야 한다. 그 시장을 조금씩 만 선도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고 현지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경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도 축산의 외연을 넓히는 한 축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주도하는 DAC(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여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로 변신한 나라이다. 개도국에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기술을 전수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지원이 될 것이다. 전근대적인 축산부터 초현대적인 축산을 모두 경험한 우리야 말로 이들에게 그 상황에 맞는 고기 잡는 방법을 전수할 수 있을 것이다.
축산은 한계산업이 아니다.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외연을 넓혀서 더 많은 사람들이 끼고 싶어 하는 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또 돌보아야 할 같은 민족도 있으므로 외연을 넓히는 것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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