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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쇠고기 생산·소비의 합리적 방안

  • 등록 2017.01.13 11:14:38

 

최윤재 서울대 교수

 오늘날 쇠고기는 그 맛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양질의 단백질 및 지방의 공급원으로써 국민들의 식생활과 건강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적색육이 발암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WHO의 발표와 같은 ‘축산물 유해론’과 이른바 ‘김영란법’이라 불리며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등 다양한 요소들이 한우고기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고급육을 위해 육종, 생산되어온 한우는 그 소비가격이 타 육류에 비해 비싸 ‘김영란법’에 의한 타격이 더 크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한우고기 자급률이 약 36.5%로 역대 최저치 수준으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우 산업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쇠고기 시장 내 한우의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지금까지 해온 전략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더불어 필요하다면 보완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결과의 파급력이 매우 큰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전략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오늘날 자리를 잡게 된 한우의 고급육 전략은 국내의 다양한 여건변화들을 고려한 뒤 결정이 된 부분이고, 수십 년간 이에 맞게 한우도 개량을 해왔다. 그 결과 한우는 타 쇠고기에 비해 고급육 생산효율이 높고, 올레인산 함량이 높아 맛이 우수한 특성을 가지게 되었고, 따라서 돈을 조금 더 주고라도 소비자가 선택을 하는 등 고급화가 성공을 하였다. 즉, 한우가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현재의 자급률 수준을 유지하는 데에는 고마블링에 의한 훌륭한 맛이 그 핵심인 것이다.

 

한우 핵심가치는 고마블링
 최근 한우협회,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등에서 한우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 중 한 가지로 비거세우 등을 조기출하하는 식으로 저지방육 생산을 독려함으로써 기존 고급육 전략과 이원화시키자는 얘기가 있다. 거세우가 암소에 비해 마블링의 정도가 떨어져 30개월을 기른다 해도 현 등급제에서 1등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조기출하를 통해 이에 소요되는 사료비 등을 절감, 생산단가를 낮추자는 전략이고 현 등급제에서 2,3등급을 받는 쇠고기의 소비를 늘려보자는 취지이지만, 이 방향으로의 전략은 오히려 국내 쇠고기 시장이 수입육에 완전히 잠식되어 한우고기 자급률을 폭락시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앞서 말했듯 한우의 상품적 가치는 고마블링에 의한 맛이 핵심이다. 또 소비자들 역시 한우에 대해 눈꽃이 뿌려진 듯 근조직 내 골고루 지방이 분포한 모습으로 그 이미지가 굳혀져 있고, 이것은 한우 고기에 대한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된다. 조기출하로 만들어진 저지방 한우고기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수입육에 비해 저렴하다거나 맛이 좋거나 하는 등의 독자적인 상품가치가 있어야 할 것이고, 그 뿐 아니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홍보 등에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한우라는 브랜드는 마블링을 상품의 핵심 가치로 삼고 약 30여 년 동안 이에 맞게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저지방육은 상품적 매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수입육에 비해 저렴할 지도 미지수인점 등  어려움과 한계점이 많은 전략이다.

 

‘투트랙’ 전략 한계점 명확
 그렇다면 한우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우가 국내 쇠고기 시장 우점하기 위해서는 결국 소비자로부터 선택을 받을 만큼 매력적이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한우를 구매하는 소비 심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최근 소비자는 구매력의 상승으로 인해 상품 구매 시 중점을 두는 가치의 순서에 변화가 생겼다. 대표적인 키워드로는 ‘안전’ 그리고 ‘친환경’을 들 수 있는데, 소비자들은 조금 더 비싼 가격이라도 안전이 보장되어있고 좀 더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상품에 대한 소비에 준비가 된 상태다. 한편, 한우는 국내 유통이기 때문에 좀 더 신선할 것이라는 소비자의 믿음이 중요한 구매기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즉, 한우자급률 회복 및 증가를 위해서 기존 한우의 브랜드에 ‘친환경’과 ‘안전’이라는 이미지가 추가적으로 각인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종합해보자면 저지방육 생산을 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은 그 한계점과 위험성이 명확하기 때문에 기존 고급육 생산시스템을 유지하되, 이를 좀 더 친환경적이고 안전하게 생산하는 쪽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현재 떨어진 한우자급률을 다시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관련된 연구들도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한우농가들도 안심하고 친환경적인 사육방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들로부터 그 상품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확인하는 데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투트랙’ 전략에 따른 한우자급률 폭락과 같은 위험한 결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우의 국내 소비 증가와 더 나아가서는 한우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출 증대 등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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