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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축산과 농업 그리고 농촌의 미래!><29> 초창기 배합사료 현장 보급 도중 사건

수송차량 언덕서 굴러…인명 피해 없었지만 허리 부상

  • 등록 2017.01.20 11:23:32
[축산신문 기자]

 

문홍기 명장(장흥축협조합장)

 

그 당시 쇠고기는 1년에 한두 번 장조림으로나 맛볼 수 있었으며 환상적인 맛이었다. 물론 자주 먹지 못한 탓도 있겠지만 그 당시 쇠죽은 단백질이 낮은 원재료와 발효가 됨으로써 한우 고기에 뛰어난 맛을 낸 것 같다. 이런 현상은 현대축산에 응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배합사료가 공급되기 전에는 탈지강(쌀겨에서 식용유를 추출한 부산물), 맥강, 밀기울, 싸래기 등 정부양곡 부산물과 농가에서 생산된 볏짚이나 콩깍지  등 농가부산물을 염기가 있는 잔반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볏짚을 작두로 썰어 쇠죽을 쒀주는 것이었다.
맛의 근원은 염분속의 미네랄에서부터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때 처음으로 농협 부산공장에서 배합사료 제조를 시작했고 이에 따라 다두사육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한두 마리 사육에서 계류식으로 5~10두로 농가사육 규모가 확대되고 있었다.
풀과 볏짚을 커트기로 썰어서 맥강이나 부산물을 함께 잘 혼합해 곡물과 함께 끓인 다음 섞어서 퍼주는 현대판 TMR과 TMF의 혼합 사료였다. 발정도 잘 오고 수태도 잘 되었다. 물론 농가의 관찰도 철저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여름철 쇠고기의 맛은 저하됐다. 여름에는 농사일이 바쁘니 풀을 삶지 않고 그대로 주었기에 비타민A로 인해 근내지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추운 겨울철에는 곡물로 쇠죽을 끓여주니 비타민A가 파괴되어 근내지방도는 올라가고 식은 죽은 발효가 되었다. 겨울철에는 쇠고기의 맛이 좋았기 때문에 의례히 여름 쇠고기는 맛이 떨어지고 겨울쇠고기는 맛이 좋다고 했다.
이 당시는 배합사료를 풀사료에 첨가해 주는 수준이었다. 초기단계라 농가에 배합사료를 설명해주고 이용토록 했다. 이렇게 농가계몽을 통한 배합사료 이용 농가에게 차량으로 배합사료를 공급해 줄 때의 일이다.
필자는 여러 읍면에 농가별로 공급해 줄 사료를 싣고 가는 차량의 농가안내와 농가개척을 담당했다. 차량에 탑승하여 가르쳐 주어야 했기에, 차를 타고 가던 도중 날은 저물었고 공급해야할 농가는 상당수가 남아 있었다.
겨울철인데 운전기사의 운전미숙으로 사료를 실은 화물차가 강변의 제방 길 언덕에서 옆 강쪽으로 계속 구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눈길 미끄럼 방지를 위해 좌석 뒤에 실었던 모래주머니와 뒤범벅이 되어 굴렀다. 계속 구르는 순간 “이제 이렇게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차는 가까스로 강물 옆에 거꾸로 뒤집혀서 멈추었다. 운전기사도 사료를 하차하는 인부들도 모두 아무 소리가 없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서로 움직이면서 네 사람이 서로의 생사를 확인했다.
차 밖으로 기어서 나왔으나 허리가 펴지지 않았다. 허리를 펴지 못하고 면 소재지까지 어렵게 기다시피 가서 당직 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전 직원이 비상동원을 했다. 그 날 밤, 날이 새기 전에 사고가 나지 않은 것처럼 흩어진 사료를 경찰서에서 모르게 깨끗이 흔적 없이 정리를 해야 했다.
이 때의 사고로 필자의 허리는 척추 환자처럼 구부러져 버리고 말았다.
이렇게 초기단계에서는 몇 두씩 기르는 농가를 일일이 설득하고 가르쳐주며 인공수정으로 개량해 주는 등 앞에서 끌어줬다.
축산농협이 신용사업에 주력하면서 가축개량사업의 민영화가 되었다. 인공수정을 민영화 하지 않고 축산농협이 이끌어 왔더라면 혈통등록체제와 계획교배체제가 일본에 뒤지지 않게 갖추어 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농가들이 규모화 되기 시작했고 정부 정책사업으로 볏짚을 암모니아 가스처리를 하여 급여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까지 우리 한우에 간질충이 있었는데 규모화 되면서 암모니아 가스처리와 간질충 약도 먹이기 시작한 후로 간질충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 당시는 식육점에서 소 한마리를 통째로 도축을 해 와서 냉장고에 걸어두고 판매하였다.
이 전에는 간질충 때문에 생고기를 별로 먹지 않았으나 간질충이 없어지면서 소의 생간과 천엽 등이 당일에 소비되었고, 뒷다리 등이 생고기로 가장 인기가 있었으며, 도축당일 전체소의 절반이 생고기로 팔렸다.
생고기로 팔리고 남은 고기가 냉장고에서 일주일이라는 기간을 거쳐 팔리게 된다. 지금은 가장 인기 없는 뒷다리가 그 당시에는 생고기용으로 가장 맛있고 인기가 있었다. 소 파동으로 소 값이 떨어질 때 특히 소비가 촉진되었다. 그 이유는 근내지방도가 떨어질수록 생고기의 선호도는 높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 당시는 마블링을 생각하지 않는 사양관리 방식이었고 배합사료 급여량이 낮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계류식 우사는 개체별 사료급여와 인공수정, 그리고 임신감정 등은 매우 편리했지만 반면 운동부족으로 인한 배란지연 등이 많았다. 장성에서 강진으로 발령을 받고 막부임 했을 때 7차례 수정을 했으나 재발정이 온다고 필자에 의뢰가 왔다.
첫 날 가서 난소를 촉지해보니 배란이 오래 걸릴 것 같아 다음날 다시 가서 확인해보니 역시 배란이 되지 않았지만 난소검사 결과 더 오래갈 것 같아 3일째 되는 날 다시 가서보니 배란이 될 것처럼 난소가 탄력도가 있었다.
4일째 되는 날 가서보니 배란이 되었었고 비로소 임신이 되었다. 계류식 우사에서는 운동과 햇빛 부족으로 인한 배란지연이 많았다. 이런 배란지연 문제우는 많았었지만 인공수정이 편리했고 임신감정 또한 편리해 사료급여량이 적은 단계였기에 별 문제없이 다 해결되었다.
이러한 기술적인 문제로 젖소농가에서 수정한지 30일된 소를 임신감정을 해달라고 해서 감정을 했더니 쌍태 임신이 되어 있었다. 30일령에 어떻게 쌍태를 알 수 있을까하고 반론이 많으니까 축주는 45일경에 다른 수의사 두 사람에게 감정을 의뢰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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