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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축산업과 동물유전자원의 가치

  • 등록 2017.03.24 10:31:07


양 창 범 연구관(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가축)유전자원의 경제적 사회적 가치는 얼마인가?
정량적으로 정확한 가치를 계산하기는 매우 어려운 과제이다. 그러나 가축은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식량안보, 농촌개발, 농업소득(생계유지), 인류 건강 등에 기여하고 있고, 가축의 다양성은 기후변화의 변동성에 대한 복원력의 원천이라고도 한다. 또한 가축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기후변화와 새로운 질병의 출현, 천연자원의 가용성 제한, 시장수요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동물유전자원이 필요하다. 더불어 조악한 환경에 대한 적응성, 기상이변과 관련 충격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 가는데 특히 중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유전자원은 농업과 식량생산에 이용되고 있는 혹은 이용될 수 있는 동물의 종(種), 집단, 품종, 계통, 변종 및 유전적 재료 등을 포함한다고 되어 있으며, 미래에는 활용가치가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범세계적인 관심과 자국의 실정에 맞는 발전 전략을 세워 추진하고 있는 동물유전자원의 다양한 가치와 역할,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하여 몇 가지로 나누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가 동물유전자원의 역할과 가치는 여전히 다양하다. 동물유전자원은 축산업과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도와주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특정 품종의 가축에만 의존할 수 없고 기존의 기능에 따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멸종의 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동물의 생태학적 기능 조절, 안전한 서식지 제공 등 미래를 대비한 보존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특정 환경 문제에 대한 특정 종과 품종(品種)의 적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가축의 품종별 적응형질 연구 즉 극한기온(더위와 추위 등), 물 부족, 특정 질병 발생 등 국가(지역)별로 처한 환경에 따른 가축개량과 사양이 필요한 것이다. 그 예로 과거에 별로 가치가 덜 했던 재래(토종) 가축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더위(또는 추위, 질병)에 강한 품종을 육성하기 위하여 유전학적 접근법을 활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재래가축의 유전적 특징과 강점을 활용한 산업화 연구가 산학연 모든 분야에서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로는 가축 다양성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 문제이다. FAO(UN식량농업기구)의 보고에 의하면, 2005∼2014년까지 멸종위기 종으로 분류된 가축비율은 15%에서 17%로 상승했고, 58%는 위기정도가 알려지지 않은 종으로 분류되었으며, 이는 지난 10년간 FAO에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위기종(危機種)의 수는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으며, 총 개체수가 여전히 남아있는 종들에게도 동일 품종내 유전적 다양성 감소(Erosion of within-breed diversity)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물유전자원종이 원천적으로 적고, 6.25한국전쟁을 거치고, 가축종자를 수입에 의존하여 축산업을 영위하여 온 과거에 비추어 보면 가축유전에 대한 다양성은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 국립축산과학원을 비롯한 일부 지자체 연구소 등에서 재래가축(소,돼지, 닭, 염소 등)의 적극적인 보존과 활용을 위한 노력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넷째로 동물유전자원 위협요소 평가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간 국가별로 동물유전자원에 대한 위협의 강도와 위협 요소의 차이는 있으나, 기후(생태계) 변화, 가축전염병 발생 등으로 가축다양성에 손실은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가차원에서 효율적인 동물유전자원 관리를 위한 기반시설,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효과적인 위원회 운용, 적절한 규정(법률)의 시행 등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국제적으로 유전자원에 대한 중요성과 그 가치가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도 ‘농업유전자원의 보존·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마련(2007년)되었고, 이 법률은 수산자원을 포함하는 ‘농수산생명자원의 보존·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로 개정(2012년)되어 현재 이르고 있다. 비록 선진국에 비하여 관련 법률의 시행이 늦은 측면도 있으나, 자원빈국에 속하는 우리나라가 국제 자원경쟁에서 살아남고 앞서가기 위해서 가축유전자원의 수집, 보존, 평가와 활용에 많은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그간 매년 국가보고서를 작성하고, 관련 연구도 꾸준히 진행하여 국제협력을 통한 유전자원의 수집과 활용에 더욱 매진하고 있으나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가축 육종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행하는 데 있어서 동물유전자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하고, 효과적이어야 증식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동물유전자원의 보존과 소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데, 2004년에 FAO에서 구축한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DAD-IS)에 가입(국립축산과학원장이 국가조정관)하여, 2016년까지 총 등재품종은 99품종이며, 국제적 관점에서 유전자원에 대한 현황 파악과 관리전략을 수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참고로 가축다양성정보시스템(FAO)에는 총 198개국으로부터 38축종 1만4천여 품종이 등재되어 있고, 각국은 유전적 다양성 평가 및 계통유전학적 분석 등 분자생물학적 특성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다섯째로는 동물유전자원 관리와 활용을 위한 신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 가축육종 연구를 포함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게놈(Genome)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유전자에 기초한 유전적 형질에 대한 이해와 가축육종 사업의 활용도를 제고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이와 관련된 기술의 적용성은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가축의 표현형과 혈통에 대한 정보의 가용성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어 이에 대한 자료축적(기반구축)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우와 젖소, 돼지 등에 대한 유전체 선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각 축종별 참조집단(Reference Population) 확보가 가장 어려운 점으로 작용하고 있어서 다각적인 참여와 문제해결 노력이 요구된다.
끝으로 축산인(업)의 동업자는 누구인가 하는 물음을 던져 본다. 축산경영 측면에서는 함께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축산인의 영원한 동업자는 동물(가축)유전자원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가축유전자원의 다양성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와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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