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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통합과 시너지, 그리고 종돈개량

  • 등록 2017.04.05 11:26:11


김 성 훈 대표(피그진코리아)


나의 힘이 모자랄 때는 남과 합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남과 합쳐서 시너지를 올릴 수 있다면 더욱 해볼 만한 일이다. 시너지를 올리기 위해서는 더하기 또는 곱하기가 필요하다. 둘이 만나서 시너지를 얻으려면 더하기 보다는 곱하기가 일반적으로 유리하다. 다만, 나의 능력이 1이 되지 않을 경우 곱하기가 전체의 역량에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소한의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통합을 할 수 있고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통합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나의 능력을 키워야한다.
우리나라 종돈개량은 한우나 젖소와 같이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개량하지 않았으며, 종계와 같이 세계적인 대규모 종계회사에 종속되지도 않았다. 민간에서 꾸준히 종돈을 개량하고 개량된 종돈을 통해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능력이 우수한 종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120여 곳이 종돈장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그 중 일부 종돈장에서 우리나라의 종돈 개량을 주도해 왔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사실 엄밀하게 이야기 한다면 개량이라기보다는 외국으로부터 우수한 종돈을 수입해 그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보전하는 것이 종돈장의 주요 기능이었다. 수입한 종돈의 능력이 효과적이지 못한 교배체계 등의 이유로 더 이상 활용/보전이 어려워지면 다시 수입하는 악순환(?)을 통해서 그나마 일반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는 종돈의 능력이 개량(개선)되어 온 것이 종돈개량의 주된 흐름이었다.
그렇지만 최근 세계 종돈시장에도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단발적으로 종돈을 수입해서 활용하는 방법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그 동안에는 종돈을 대금을 치르고 수입한 후에는 그 종돈의 활용에 제약이 없었으나, 최근 세계적인 종돈회사(PIC, Topigs Norsvin, Danbred, Hypor)에서 종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육종 자문 등의 형식으로 종계와 같은 수준의 종속 계약이 필요해 졌으며, 비교적 규모가 작은 프랑스나 북미(미국, 캐나다)의 종돈회사들도 지적 재산권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예전에는 계약 사항을 위반하더라도 종돈의 혈통 등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유전체 정보를 바탕으로 근원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여, 우리도 종계와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종돈개량이 절실해 졌다. 국제경쟁력 있게 종돈을 개량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첫 번째 걸림돌이 규모이다. 두록이나 햄프셔, 피에트린과 같은 부계 종돈은 개량하려는 형질의 유전력이 높고 선발하기 전에 종돈의 능력을 확인하는 검정이 가능해 적은 두수로도 개량이 가능하다. 스웨덴의 경우 햄프셔 모돈 400두로 국제 경쟁력이 있는 햄프셔를 육종개량하고 있다.
그렇지만 모계종돈은 상황이 다르다. 개량하려는 형질(산자수 등)의 유전력이 낮고 선발할 때 자신의 번식성적이 없는 상태에서 육종가를 추정해 선발하기 때문에 개량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큰 규모의 종돈군이 필수적이다. 대부분 세계적인 종돈회사는 자체 GGP를 최소 2500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개량에 활용하는 육종돈군으로 모돈 4000두이상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일품종으로 큰 종돈장이 1000여두의 모돈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국제경쟁력 있는 종돈을 개량하는데 넘어야할 두 번째 걸림돌은 정확한 정보이다. 종돈을 선발하는 기준은 그 종돈을 사용해서 후대를 생산할 경우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한 평가이다. 그래서 육종가를 추정하게 되는데, 육종가를 추정하는 바탕에 부모의 정보는 물론 사촌이나 8촌 등 혈연관계가 있는 모든 돼지의 성적이 포함된다. 검정성적이나 번식성적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족보가 꼬이게 되면 육종가를 제대로 추정하기가 어렵게 된다. 종돈개량을 위해서 관리하고 기록하는 모든 정보가 정확하다면 그 결과를 활용할 수 있지만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 Garbage out;GIGO)’는 컴퓨터 용어와 같이 조금이라도 부 정확한 자료가 육종가 추정에 사용된다면 종돈개량은 불가능해 질 것이다.
우리나라가 국제경쟁력 있는 종돈을 개량하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다. 내 힘이 부족해서 혼자 힘으로는 이기기 어렵다면 통합이나 연대가 필요하다. 통합/연대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매우 중요하다.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가고자하는 방향이 비슷해야하며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내가 통합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는 개량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여러 가지 요건을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
종돈의 규모를 극복하고 정확한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 돼지개량네트워크와 골든씨드프로젝트가 수행 중에 있다. 대규모의 종돈으로 개량을 하기 위해서는 혈연연결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 참여하는 모든 종돈장들이 GIGO가 되지 않도록 기록관리에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다. 나의 역량이 작아서 전체의 결과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필요한 역량이다. 그래야만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서 혈통관계는 물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능력의 비율에 따른 평가가 가능해 졌지만 두당 126천원의 비용 때문에 종돈장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단 개량이 어려운 번식형질에 대해서 수퇘지를 선발하는 데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는 시도가 동물분자유전육종사업단을 통해서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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