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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축산과학기술자의 사명과 역할

  • 등록 2017.05.19 11:14:13


 양창범 연구관(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과학기술은 현재까지 인류사회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으며, 미래사회에서도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된다. 원래 과학기술은 인간이 지닌 지식이므로 국가간 경계가 없이 논의되는 것이 타당하지만 본 글에서는 우리나라의 축산업 또는 축산연구 여건과 문제점 등을 고려하여 축산과학기술자의 사명과 역할에 대하여 간략히 다루어 보고자 한다.
먼저 축산과학기술자의 사명과 역할을 논하기 전에 과학(science)과 기술(techno logy)에 대한 개념부터 살펴보자. ‘과학’이란 라틴어로 지식(knowledge)을 뜻한다고 한다.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과학의 개념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논리적이며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확실한 지식’이라는 의미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반면 ‘기술’이란 라틴어로 art, skill, craft를 뜻하는 techne와 지식의 분야를 나타내는 logia가 결합된 것을 말한다. 이는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하여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는 과학과 기술은 각각의 목적이 다르다고 볼 수 있고, 과학은 이 세상에서 무엇이 어떻게 존재하는 지를 이해하려 했고, 기술은 지식을 어떻게 유용하게 사용하는 지를 중요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의 경계가 모호하고 통상적으로 기술도 과학에 포함되어 사용하기 때문에 과학과 기술을 차별화하기 보다는 합쳐서 과학기술이라고 부르고, 이를 실천하는 사람을 과학기술자라고 통용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제를 고려하여 우선 우리나라의 축산과학기술자가 축산업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먼저 간략히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축산과학기술은 선진국에 비하여 역사도 아주 짧고, 연구기반도 매우 취약하여 시설과 장비, 종축(種畜) 등이 외국의 원조 또는 수입에 의존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다가 지난 30여 년간 국가경제의 성장과 과학기술진흥에 힘을 입어 오늘날 많은 도약과 성과를 이루게 된 것이다. 그간 가축의 개량과 증식, 가축사양과 사료자원 개발, 가축질병 방제와 환경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개발 결과를 토대로 축산농가가 함께 노력한 결과, 농림업 총생산액 비중의 40%내외를 점유하게 되었고, 국민건강 증진과 농업경제를 확고히 지탱하는 중추적인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국내외 경제 질서 속에 우리나라의 축산업도 체질개선의 필요성과 위기 또한 상존하고 있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즉 FTA 체결에 의한 수입축산물에 대한 대응, 조류인플루엔자(AI) 및 구제역 등 악성질병의 빈번한 발생, 환경오염에 따른 국민 불편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은 것이다. 따라서 축산과학기술자의 사명이 중차대하며, 역할 또한 엄중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축산과학기술자의 사명과 역할에 대하여 나름대로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사명(mission)이라고 하면, 개인이나 조직(단체)에 주어진 고유한 업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표현되는 과학기술자의 사명과 연계하여 축산과학기술자의 사명을 논한다면, 첫째로는 축산과학기술자는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축산업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 축산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고, 국민이 원하는 축산물을 생산 공급하는 데 필요한 원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둘째로는 축산과학기술자는 축산업 발전이나 통상적인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축산과학기술은 축산현장에서 일어나는 영향이 커서 순기능(順機能) 외에도 역기능(逆機能)이 많으므로 이를 잘 막아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셋째로는 축산과학기술자는 학문의 진보와 함께 국가 사회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축산과학기술이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끊임없는 탐구와 노력이 요구되고, 타 학문과의 시너지를 가져오는 데에도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확장되어 범세계적인 학문발전에 배치되지 않도록 해야 할 사명 또한 중요한 가치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축산과학기술자의 역할(role)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살펴보자. 축산과학기술자는 자기가 속한 사회(현장)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인간은 사회를 통하여 활동하며 과학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더욱 현장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축산연구는 생명에 관련된 환경, 안전성, 존엄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산업을 일으키고, 각 분야별 주체의 책임과 역할에 대하여 고민하고 상호협력과 조화를 이루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축산과학기술자는 미래를 예측하는데 관심을 두고, 미래 축산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통찰하는 안목을 키워야 할 것이다. 즉 식량안보와의 상호 관계,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 정보통신기술(ICT)를 포함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의 합리적인 접목, 동물복지 등 축산업의 미래발전을 위한 통합적인 로드맵 작성과 산학연 협력 방안이 폭 넓게 논의되고, 세부실천에 필요한 각 주체별 역할에 대하여 진솔한 고민과 발전방안 수립이 요구된다. 또한 연구실에서든 농장에서든 ‘사수는 부사수의 미래다’라는 생각으로 선배들은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참된 축산인력 양성에도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짧은 소견이나마 축산과학기술자의 사명과 역할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그 동안 우리 축산과학기술계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성실하게 노력하여 왔지만, 축산현안에 대하여 개인이나 집단들이 허심탄회한 논의를 거쳐 이성적인 해답을 구하지 못한 측면도 있고, 핵심이슈에 대한 결정과 해결에 대하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축산업 발전을 위하여 향후 50년 또는 100년을 준비하고, 대도약을 위하여 연구현장에서의 혁신과 함께 축산과학기술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행동하는 주체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끝으로 과학기술의 진보는 늘 배움을 서로 나누고 연구를 함께 한 친구와 그 기쁨을 나누는 것이 연구철학의 출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보면서, 나 자신에 대한 성찰도 이 시간에 함께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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