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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한민국 축산 리셋하자>■ 한우산업

한우, 효율 개량·생산비 절감·투명 유통 키워드
기본부터 차근차근…탄탄기반 다져야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최근들어 축산업, 이대로는 안 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AI와 구제역 등 악성가축질병 발생으로 인해 국민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냄새 민원까지 겹쳐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최악인 듯하다. 그동안 우리 축산업이 고도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성장통이라 말하기엔 살짝 민망스런 부분도 없지 않다. 그래서 본지는 한국 축산업이 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자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대한민국 축산, 리셋하자’라는 슬로건 아래 새로 시작하자는 마음 자세로 축산 전분야를 짚어본다.


고급화 전략으로 안정세를 이어가던 한우산업이 최근 들어 주춤거리고 있다. 번식농가들의 이탈에 따른 송아지 공급난과 함께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소비에서도 한계에 부딪친 모습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새로운 정부에 기대하는 바가 그 어느 품목보다 크다. 나아가지도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못하는 한우산업의 현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개량, 사료, 유통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살펴봤다.


<개  량>

우량 암소 유전자 보호대책 시급

번식농 수익성 보장…우량개체 3산 이상 장려


많은 사람들이 한우산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한우’ 자체라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우’가 가진 우수성에 대해 인정하면서 수입육과 차별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한우가 가진 우수한 유전형질을 극대화하는 것은 결국 개량이다. 때문에 개량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노력이야 말로 지금 한우산업의 한계를 넘는 길이 될 것이라 많은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한국종축개량협회 한우개량부 정용호 부장은 “한우라는 유전자원이 바로 한우산업이 가진 힘이다. 이 힘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바로 개량이다. 하지만 개량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등한시하는 경우도 있다”며 “협회에서는 후대축의 도축성적을 분석해 도체중 450kg이상, 육량지수 B이상, 등심단면적 110㎠이상, 육질등급 1++를 받은 개체의 어미소를 우량암소로 지정해 이들에 대한 다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암소개량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키워 장기적 한우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개량은 현재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필요한 제도로 우량 암소에 대한 유전자를 보호하는 것을 확대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암소 번식농가들이 상당수 폐업한 상태에서 현재 한우농가들은 송아지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소규모 비육농가들까지도 경영난을 겪게 될 우려가 없지 않은 상황이다.
번식농가들이 폐업을 선택한 이유는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또한, 번식농가들이 산차를 길게 끌고 가지 못하는 이유는 암소의 경우 3산 이상이 되면 출하시 경락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번식농가의 수익성을 보장하면서 우량 암소의 유전자를 보호하는 정책을 실천하는 방법이 있어 주목해 볼 만 하다.
일부 지자체에서 우량 암소에 대해 3산 이상 송아지를 생산하면 산차에 따라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산차가 높아질수록 지원금을 높여 번식농가에게는 안정적인 생산비를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이면서 비육농가들에게는 좋은 형질의 우량 암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으니 한우산업 전반적으로 매우 편익이 큰 사업이라 할 수 있다.
개량 전문가들은 개량의 기본은 선발과 도태라고 말한다.
경제적 이유로 우량한 유전자를 가진 암소라도 현재 상태로는 송아지를 두마리 밖에 낳을 수 없는 상태라는 점은 한우산업 전체에 있어 큰 손해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사  료>

조사료 공급, 수요자 초점을

국내산 품질·가격 경쟁력 확보방안 급선무


배합사료 원료의 대부분은 수입산 곡물에 의존하기 때문에 사료에 있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은 결국 조사료에 있을 수 밖에 없다.
한우농가들 사이에서 볏짚을 대신해 고품질 건초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 이유는 한우출하 성적에 따라 수익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농가들로서는 생산비를 더 투입하고서라도 품질 좋은 조사료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산 조사료는 품질 면에서 아직 수입산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기후적 이유가 가장 크다.
평야가 작은 우리나라에서는 호남지역이 조사료 생산에 있어 절대적 포지션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그 외 지역에서는 운송비에 대한 부담을 안고 한우를 키울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약점이다.
볏짚은 수확시기가 중요하다. 수분의 함량이 곧 조사료의 품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수확시기에 날씨가 얼마나 도와주느냐에 따라 사료 수급상황은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사료작물이 쌀의 후작이기 때문에 파종이나 수확시기도 제한적이다.
정부는 국내산 조사료 생산량 확대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국내산 조사료에 대한 평가는 아직 그렇게 좋은 편이 못된다. 품질은 물론 가격적인 면에서도 수입산에 비해 못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수요자인 축산농가가 원하는 품질의 볏짚이나 국내산 조사료를 구하는 것은 쉽지가 않은 상황에서 생산량 확대만으로 사료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
수요자인 축산농가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품질과 가격으로 국내산 조사료가 공급될 수 있어야 비로소 국내산 조사료의 자급은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한 한우농가는 “수입산과 국내산을 놓고 보면 품질 면에서나 가격 면에서 수입산이 유리하다. 국내산 조사료를 많이 써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따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국내산 조사료를 선택할 농가는 없다. 농장도 사업이고 수익적인 면에서 유리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정책의 초점이 조사료 생산에만 맞춰져 있는 현 상태에서는 결국 국내산 조사료를 수입산이 부족해서 어쩔 수 없이 쓰는 수준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통>

신뢰받지 못하는 쇠고기 유통

소매단계 부정유통 강력 처벌…지속적 계도·홍보


한우자조금이 만들어지고 처음으로 제작된 광고 카피가 ‘한우 맞죠?’다.
연기자가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거 한우 맞죠?’ 그만큼 당시에는 둔갑판매가 성행했고, 소비자들도 진짜 한우고기를 믿고 먹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력제 시행으로 수입육이 한우로 팔리는 둔갑판매는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등급이나 중량을 속이는 사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대구에서는 둔갑판매를 한 식당 업주가 구속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업주가 구속되는 사례는 매우 드문 경우이고, 둔갑판매나 품질 속이기 등은 경미한 처벌을 받는 수준으로 그치게 된다.
한우가 좋은 것이라는 인식은 있지만 소비자들은 항상 ‘이거 내가 속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만만치 않은 가격에 대한 부담에 믿을 수 없다는 부담까지 이겨내야 소비자들은 한우고기를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소매단계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것이 한우업계의 입장이다.
식품문제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하는 외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너무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고, 이런 가벼운 처벌이 결국 부정유통을 조장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우협회 김홍길 회장은 “한명의 도둑을 경찰 10명으로도 잡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단속을 강화한다고 부정한 유통질서를 바로 잡을 수는 없다. 결국 업계 전반에 속여팔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이 형성돼야 한다”며 “속여팔기가 적발되면 다시는 식당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강력한 처벌규정을 마련해 업주들이 경각심을 갖게 하고, 지속적 홍보·계도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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