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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1인 전용 고깃집’에 대한 단상

  • 등록 2017.08.01 17:55:06


양창범  박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오늘날 대한민국은 네집 건너 한집은 1인 가구다. 1인 가구수는 가구 유형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로 변화하고 있고, ‘혼밥’, ‘혼술’은 빼놓을 수 없는 사회적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다. 혼밥은 ‘혼자 먹는 밥’, 혼술은 ‘혼자 마시는 술’을 의미하며, 이런 의미를 모른 다면 ‘꼰대’ 소리를 듣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외국의 경우도 급증하는 1인 가구가 단순한 사회 현상에 머물지 않고, 경제·사회·정치를 움직이는 거대한 집단으로 떠오르면서 소비시장에도 중요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오게 되었고,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또는 싱글슈머(Single+Consumer) 같은 신조어까지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 속에 우리나라에서는 축산물 공급과 소비에 연관성이 크고,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1인 전용 고깃집’이 전국적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왜 ‘1인 전용 고깃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원인은 1인 가구 증가이다.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의하면, 1인 가구가 2010년 23.9%(422만 가구)에서 2015년 27.2%(520만 가구)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이 비율이 10년 뒤에는 36.3%(약 810만 가구)로 전체가구수의 1/3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스웨덴(47%)이나 노르웨이(40%)에 비하여 낮지만, 그 증가 속도가 빠르게 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은 결혼생활에 대한 사회적 관념의 변화(주말부부의 일반화 등), 노인층의 독거가구 증가, 1인 청년가구 및 미혼율 증가, 집단문화의 퇴색 등 여러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 이런 사회현상의 흐름에 따라 축산물 소비(판매) 형태가 ‘1인 전용 고깃집’의 탄생과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고, 향후 축산물 소비량 증감 변화의 한 축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1인 전용 고깃집’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다른 유형의 축산물 소비 형태와 상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나 홀로 밥(고기)을 먹는 ‘혼밥문화’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를 함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젊은 세대의 소비층은 축산물을 구매할 때 가성비(가격과 성능 대비의 준말)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즉 가격대비 품질을 고려하다 보니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들면 외국산 축산물이라도 큰 거부감이 적은 것이다. 그리고 중장년층 소비자의 경우는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이다. 즉 축산물 구매 시 자신이 바라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나 만족도를 세밀하게 따져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연령대별 소비 성향이 달라서,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가격 결정과 품질 관리에 대한 지향점도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수입축산물과 가격으로 승부할 부분은 가격으로 승부를 하고, 품질로 승부할 부분은 품질로 확실히 승부를 하며, 두 가지 부분을 혼합할 부분은 혼합하면서 대응해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브랜드 축산물’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의 변화 또는 오해도 풀어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품질이 좋고, 가격이 비싼 축산물’만을 ‘브랜드 축산물’ 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품질과 가격이 일정수준까지 적당 또는 저렴하면서도 소비자의 선호에 부응하는 축산물도 ‘브랜드 축산물’ 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브랜드 축산물의 개념을 다양화하는 것은 1인 가구를 포함한 여러 계층의 소비자에 대한 선택의 폭을 늘리는 방법 중의 하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인 전용 고깃집 운영과 1인용 축산물 판매 측면에서도 소비자들의 행동과 취향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 웬만한 젊은 세대가 흔히 쓰는 신조어를 이해하지 못하고 늙은 아재(아저씨)로 생활하기보다 육체적 나이는 비록 아재여도 생각의 나이까지 아재를 고집할 필요가 없듯이, 혼자서 고깃집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판매 유형별 고깃집 시설과 장비의 차별화, 1인용 소포장(또는 극소포장) 상품의 확대, 돼지고기의 경우 삼겹살과 목살 위주에서 다른 부위로의 소비 전환(유도), 힐링(치유와 회복)과 연계한 특별 메뉴 개발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혼자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그리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지만,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혹은 직장 생활에서 집단문화가 퇴색하면서 이런 일이 더 많아 지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혼밥족’ ‘혼술족’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과거보다는 더 필요하며, 쌀 소비의 트렌드에서 보듯이 국민 1인당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으나, 1인용 쌀밥 상품(햇반)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면서 축산물 공급과 소비 예측의 관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최근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주도로 편의점에서도 삼겹살을 구입하는 시대를 연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이러한 사회현상과 축산물 소비 패턴에 대한 생각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자면,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 혼밥과 혼술이 관련 주식을 움직이는 힘이 커지는 것처럼 축산물 소비 시장에서도 ‘1인 전용 고깃집’을 포함하여 1인 가구용 축산물 소비 비중이 커질 것이다. 따라서 이를 위한 다양한 제품 생산과 안정적 공급이 필요하고, 국내산 축산물 소비 확대 측면에서는 젊은 세대의 소비층과 중장년 소비층 모두가 요구하는 ‘실속형 가치소비’ 추세에 대응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점점 시간이 갈수록 소비자는 ‘가격에 비해 우수한 가치를 제공하는 상품(축산물)’을 더 원하고 있고, ‘소비자는 왕이다’라는 말은 어디에서나 항상 유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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