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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환담>밖에서 보는 축산, 그리고 축산인

일부 경영체들 몸집만 커지고
의식은 그 때 그 시절 머물러
‘피터팬 증후군’이란 지적
받는다는 사실 직시해야

  • 등록 2017.09.08 13:50:36

윤 봉 중 본지 회장

어른이 되어서도 심리상태가 어린이 시절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심리학에서는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이란 용어로 설명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채 부모에 대한 의존적 성향이 강한 사람을 일컫는 키덜트(어른아이·Kid+ Adult)란 말도 있다.
피터팬 증후군이란 용어는 기업규모나 내용으로 보아 중견기업 또는 대기업으로 분류되기에 손색이 없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이 이른바 체급의 상향조정을 애써 피하려는 한국 기업의 현실을 빗댈 때도 자주 쓰인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으로 분류되기를 꺼리는 건 정책자금 지원혜택축소와 높아지는 사회적 의무 등 체급상향에 따른 부담이 두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래지향적 발전보다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업이 많으면 경제는 활력을 잃기 마련이다.
사설(辭說)이 길어진 건 며칠 전 지인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축산업계가 피터팬 증후군에 빠져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광역자치단체 농축산부서를 두루 거쳐 이른바 ‘축산통’이라 할 만한 A씨가 재직시절 경험을 얘

기하며 기업규모로 성장한 일부 축산인들 중엔 의식상태가 아직도 1970, 80년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정부차원의 지원에만 기대려 한다고 말했다. 몸집은 웬만한 중소기업에 버금가지만 여전히 영세농가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기자재구매 등 일선의 지원은 영세농가의 몫이어야 하는데 일선현장의 실상은 거꾸로 가는 경우가 많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A씨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좌중에선 축산에 대한 이런 정서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는 걱정이 쏟아졌다. 좀 놀라웠던 건 참석자 모두가 축산과 직간접적으로 연을 맺고 있음에도 A씨의 말에 반박은 커녕 모두 동조하거나 경청하는 분위기였다는 점이다.
최근 축산업계를 곤혹스럽게 만든 일련의 일들은 이날 좌중의 이야기들이 결코 침소봉대(針小棒大)로 치부할 일이 아님을 일깨워주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驅逐)하듯이 이런 정서는 축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비록 일부의 사례지만 몸집에 걸맞는 역할과 의무를 등한시 한 채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사례는 축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조성, 결과적으로 축산기반을 붕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각종 법 규정이나 행정기관의 공문서, 언론보도에는 ‘축산업자’라는 용어가 많이 등장한다. 대규모 축산을 더 이상 농가로 보지 않으려는 정서를 반영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세상은 그 자체가 거울이며 모든 사람은 이 세상을 통해 자신의 그림자를 본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세상이란 거울에 비친 우리 축산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 있는 것일까?
축산농가가 급격히 줄고 전기업 축산이 급증하는 현실에서 우리는 이 물음을 항상 뇌리에 새겨두고 이를 일거수일투족에 반영시켜야 한다.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며 어떤 모습으로 비쳐져야 하는지에 우리 축산의 사활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며 발밑을 살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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