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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 등록 2017.11.22 10:53:04


박 규 현 교수(강원대학교)


지난 11월 7일부터 8일까지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이후에 많은 언론에서 그 효과에 대해 분석을 했다. 우리나라는 한미 동맹관계가 굳건하며, 코리안 패싱이 기우라는 ‘명분’을, 그리고 미국은 무기 수출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정 개정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실리’를 얻었다는 것이 주된 평가이다. 이 후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담당 파더리 부회장은 한미 FTA에 관련해 11월 14일에 미국 정부가 자동차, 제약, 의료기기에 협상의 중심을 둘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와 더불어 농업의 추가 개방은 이번 협상에서 집중하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조선비즈의 2017년 10월 24일 기사 중에는 게리 허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인터뷰 기사가 있었다. 주된 내용은 한미 FTA는 올해 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문제가 마무리되어야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며, 한국은 농산물과 자동차 부문에서 소폭 추가 개방하는 정도로 마무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농산물의 경우 돼지고기가 먼저 개방되고 이 후 쇠고기와 야채, 과일로 품목을 넓힐 것이며, 쌀의 경우 미국 수출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개방요구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었다.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축산부문의 영향은 어떨 것인가에 대해 미국 내에서의 고민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미국의 양돈전문잡지 National Hog Farmer의 2017년 10월 6일 기사 ‘U.S., South Korea to amend trade agreement’에서는 만약 한국과의 FTA가 종료될 경우 미국의 돼지 생축 가격이 3.8%(한 마리당 미화 4.71불 하락) 떨어지고, 한국의 돼지고기 수입육 시장이 EU, 칠레 등 다른 국가로 옮겨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러한 분석에 대한 이유는 같은 잡지에서 현재 미국 양돈산업이 호황에 대해 분석을 한 2017년 11월 7일의 ‘3 reasons why it’s not your father’s protk industry anymore’ 기사를 보면 이해가 된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미국은 2000년 중반부터 에탄올 프로그램을 실시해 보조금을 지급했고 이로 인해 옥수수가 에탄올의 원료로 사용되면서 옥수수 원료에 대한 경쟁이 발생해 돼지 지육 100 파운드(약 45.4kg) 생산 가격이 50불대에서 2012년에는 약 95.6불까지 치솟은 후 현재는 60불대에서 움직인다고 했다. 2018년에도 곡물의 안정적 생산이 예상되기 때문에 약 60불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농무부의 올해 9월 돼지 보고서의 팩커(packer)들의 도축량을 보면 올해 9월(245만3천두)에는 작년 9월(257만7천두)에 비해 12만4천두를 적게 도축했다. 이는 팩커들이 향후 시장이 현재보다는 좋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을 나타내며, 팩커들은 도축 시기를 조정할 수 있으므로 도축을 미루는 현상이 발생해 도축되는 돼지들의 평균 무게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2018년 돼지 한 마리당 이익이 약 20불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것은 지난 10년 중 세 번째로 좋은 가격이라고 했다. 또한 같은 날 기사인 ‘5 pork trade numbers you can’t afford to forget’을 보면, 미국 돼지고기 수출액은 2016년에 570억불이었으며 이것은 2006년에 비해 2배의 가격이었다. 2016년에 미국에서 생산된 돼지고기의 26%가 수출되었으며 한국은 금액으로나 양으로나 5대 수입국가에 포함되었다. 또한 한미 FTA는 돼지 한 마리당 4.71불의 가치를 가진다고 한다. 즉, 한미 FTA의 폐지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면 미국 양돈 산업의 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은 한미 FTA 이외에도 다른 자유무역협정에 긴장할 수 밖에 없다. National Hog Farmer의 2017년 11월 17일 기사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ountries move on without the U.S’을 보자. TPP에 참여하는 국가들 중 미국의 주요 농산물 수출국 순위는 캐나다(2위, 미화 204억불). 멕시코(3위, 186억불), 일본(4위, 118억불)이었으며, TPP가 발효된다면 한국(6위, 69억불)과 필리핀(10위, 26억불)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미국의 농산물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농산물과 축산물의 수출이 감소되는 상황을 막아야할 필요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지난 11월 10일에 한미 FTA 공청회가 삼성동 코엑스 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농민들의 반발로 중단되었다. 10월 31일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산자원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은 ‘쌀이나 농산물에 대한 재협상’을 할 것인지를 물었으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답은 ‘쌀은 손대는 순간 끝이다’라는 답변을 했다. 아… 우리는 미국이 쌀을 협상 대상으로 내밀었을 때 쓸 협상 카드를 다 보여주었다. 쌀은 무조건 안되고, 그러면 남는 것은 무엇일까? 쌀을 제외한 기타 식용/사료용 곡물, 그리고 축산물에서 양보를 하게 되지 않을까? 현재 미국이 관심 없는 쌀을 우리 스스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패도 보여준 후에 어떤 협상을 할 것인지 걱정스럽다.  
현 정부가 2017년 8월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의 경제 분야 첫 번째는 일자리 창출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국민경제를 고려한 미래 축산정책 개선방안 연구(2016)’에 따르면 농림업 전체 생산액이 1990년 18.4조원에서 2014년 47.3조원으로 2.6배 증가할 동안 축산업은 4조원에서 18.8조원으로 4.7배 성장했고, 그에 따라 농림업 생산액에서 축산업의 비중이 21.7%에서 39.7%로 증가했다. 2013년 축산업 자체의 총 생산액은 16조 5천460억원이었으며, 육류 및 육가공품 등 축산전방산업은 24조 850억원, 사료 등 축산후방산업은 30조 4천160억원으로 축산 및 연관산업 합계는 71조 470억원이었다. 또한 생산액이 10억원 증가할 때마다 축산업 자체 고용유발효과는 4.9명, 축산전방산업은 7.1명, 축산후방산업은 분류별로 5.8명(농업용기계)에서 12.4명(농림어업서비스)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축산업의 생산액 10억원 증가에 따른 취업유발효과는 23.5명으로 타 산업분야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100대 국정과제에는 먹거리 안전성과 지속가능한 농식품 산업 기반 조성도 포함되어 있다. 상기 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축산 및 연관산업의 생산비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기업보다는 가계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안정적 생산 기반이 중요하다고 한다. 이와 같은 사실로 볼 때, 정부는 우리 축산업에 대해 더 많은 고민과 배려를 해야 한다. 경제를 위해서라면 정치적 목적은 잠시 뒤로 놓아야 할 시기이다. 2016년에 688만 명이 관람한 영화 곡성의 명대사가 있다.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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