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주 교수(영남대학교 생명공학과)
최근 언론에 유전체정보를 이용하여 한우 당대검정우 선발에 적용한 결과 고급육 성적에 대한 유전능력 정확도가 15%이상 높아졌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당대검정 및 후대검정 씨수소들의 유전능력 정확도가 높아지면 유전적 개량량이 증가되어 이 씨수소의 정액을 공급받는 한우농가들은 출하된 한우 고급육성적이 높아져서 소득 향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현재, 정부는 국가연구사업비로 후대 검정우 뿐만 아니라 우수 암소선발에도 유전체정보를 이용한 육종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젖소의 경우 유전체선발효과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미국 홀스타인 젖소에서 지난 7년간 유전체선발사업을 수행한 결과 연간 유전적개량량이 기존 선발방법과 비교했을 때, 유생산형질의 경우 50~100%가 증가했고 번식과 생산수명 형질들은 3~4배가 증가했다.
그렇다면 왜 유전체정보를 활용할 경우 기존 혈통선발 방법보다 개량효과가 더 높아지는가?
첫 번째로 높은 육종가 정확도이다. 막 태어난 한우 송아지의 경우, 기존 혈통에 기반한 고급육형질의 육종가 정확도는 30~40%미만이며, 전형매 송아지들은 동일한 부모로부터 태어났기에 동일한 육종가를 가지게 된다. 하지만 전형매 개체들이라 하더라도 태어날 때 마다 부모의 다양한 유전자들 조합으로 각 개체마다 다른 유전적 조성을 지니고 있어서, 이와 같은 멘델리안 유전조합정보를 고려한 유전체 육종가가 더 높은 정확도를 가지게 된다.
둘째로는 높은 선발강도이다. 유전체란, 하나 또는 소수 몇 개의 유전자가 아닌 모든 유전자들을 의미하며 이 모든 유전물질을 어떤 도구(chip, 칩)에 담아 DNA(SNP) chip을 제작하여 개체 유전능력 평가에 활용하는 방법을 유전체선발이라 한다. 기존 후대검정에 참여하는 후보종모우 두수는 경제적인 비용한계로 제한된 반면에 (예: 한우는 연간 60두 후보종모우들이 평가대상) SNP chip 분석은 훨씬 많은 두수에 적용할 수 있어서, 후보씨수소 자원(pool, 풀)이 넓어지게 되고, 따라서 유전능력이 보다 우수한 씨수소들을 선발할 수 있다.
세째로는 세대간격의 감소이다. 후대검정사업으로 선정된 보증종모우들도 고급육 또는 산유량형질에 대한 육종가 정확도가 높지만 문제는 보증종모우로 선정시에 이미 연령이 많아지게 되어(5~6살) 연간 유전적개량량의 한계를 초래한다. 하지만 유전체 선발을 수행할 경우 한 살 이하인 송아지 시기에 평가하여 선발할 수 있어서 연간 유전적개량을 보다 높일 수 있다.
또한 DNA chip을 이용 할 경우 친자오류를 고정할 수 있다. 현재 농림부에서 고시한 친자감정사업은 DNA 마커(초위성체) 11개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 방법은 해당 부-자, 모-자간 친자일치·불일치 여부만을 확인할 뿐, 불일치 할 경우 어느 개체가 옳은 부모인지 식별하기 어렵다. 하지만 DNA chip에 포함되어 있는 수 만개 마커들을 이용할 경우, 매우 높은 정확도로 올바른 부모를 찾아줄 수 있다.
대부분 농가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혈통오류로 인한 한우산업에 대한 경제적 피해는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다. 필자는 한우 친부/친모오류가 최소 33%로 보고 있는데, 만약 매년 생산/출하되는 한우 약 80만두에 대하여 DNA chip으로 분석하여 친자오류를 바로잡고 유전체 육종가를 활용한다면 출하되는 고급육 수익은 약 7천억원이 향상된다고 보고했다.
유전체시대가 도래되어 인간의 질병치료 페러다임이 발병후 치료에서 진단 및 조기예방으로 바뀐 것처럼, 가축에서도 유전체정보를 활용한다면 급격한 생산효율성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무엇보다도 농가들의 유전체선발에 대한 관심과 육종의식, 즉 개체 혈통기록 및 도체성적 관리를 통하여 고능력 후대 생산에 열성을 가져야 한다. 또한 관련 생산자단체, 연구기관/연구소, 지자체 및 대학교가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이루어 유전체 육종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유전 개량, 즉 육종은 하루아침에 이루지지도 않을뿐더러, 더더욱 농가단위 또는 한 기관/단체에서만 노력한다고 좋은 개량효과를 가져오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