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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사람의 건강, 축산의 시각으로 보면 안된다

  • 등록 2018.03.15 19:32:59


정윤섭 원장(오산 양생의원)


지난 번에는 여러분 모두가 건강 자유인이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이번에는 건강 자유인이 되기 위해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고자 한다.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자유는 각 개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선택에 있어 제한을 두지 않는다. 대신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각자가 책임을 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절대 남의 탓을 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만약 남의 탓을 하려면 처음 선택을 할 때부터 이를 미리 고려해서 결정을 내렸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자유의 원칙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 중 하나가 사람의 건강 분야라고 생각한다. 반면 축산에서 보는 가축의 건강은 이와는 다른 평등적 차원의 건강 개념이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집단에서는 전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집단의 영속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긴다. 그 안에 속한 개인의 영속성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문제는 집단이 가지고 있는 자원이 유한하다는데 있다. 만약 집단이 가진 자원이 무한하다면 모두가 이를 마음껏 사용할 수 있어서 자유니 평등이니 하는 것의 의미가 따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건강할 때 건강이 무엇인지 모르듯 누구나 지상 낙원에서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이상향은 존재하지 않는다. 집단이 보유한 자원은 언제나 유한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간의 다툼은 불가피하다. 

집단이 자원을 배분할 때 무조건 n분의 1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집단이 가진 자원의 양(시장의 크기)을 키운 사람에게 더 많은 몫을 주자는 것이 자유주의 원칙이다. 이에 반해 모두가 똑 같은 몫을 갖자고 주장하는 것이 공산주의 또는 사회주의 원칙이다. 문제는 공산 또는 사회주의가 자원의 크기를 키우는 개인의 노력을 자발적으로 이끌어 낼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사회 속에서는 집단이 가진 자원의 양이 계속 줄어드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는데 있다. 한 마디로 모두가 도덕적 해이로 말미암아 다 같이 거지꼴을 못 면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오죽 했으면 중국이 이념은 사회주의를 하면서 경제는 자유 시장경제를 하겠다는 타협적인 발상을 내놓게 되었는지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 볼 수 있다. 

사람을 다루는 의학은 개인의 영속성을 추구하는 분야다. 반면 축산은 집단 전체의 생산성을 중요시한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사회 속에서는 평균보다 오래 사는 장수 의학이나 개인적 욕망을 마음껏 발산하는 미용 의학을 빈부 격차처럼 사회 평등을 해치는 악의 개념으로 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한 개체보다 집단의 가치를 더 우선으로 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의학은 자원을 낭비하는 호사스런 행위라고 본다. 이런 가치를 지닌 집단에서는 한 개인이나 개체가 죽으면 다른 개체나 개인으로 대체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최선의 의료보다는 보편적 의료를 강조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만약 축산에서 가축들에게 최선의 의료를 제공하고자 한다면 그 축산은 곧 망하고 말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의 건강을 다루는 의학 분야에서는 보편적 의학이 너무나도 불합리하고 잘못된 측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열심히 더 많은 자원을 생산 해온 사람이 그것의 일부를 자기 자신을 위해 사용하겠다는데 이를 무조건 못하게 막는다면 이는 개인의 자유를 심하게 억압하는 일로 사람을 가축 수준으로 밖에 보지 않는 비인도적 황당한 처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람의 건강을 다루는 의학 분야에서는 보편적 의료(또는 적정 의료)보다는 항상 최선의 의료가 강조되고 이것이 그만한 당위성을 갖는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최상의 의료는 집단의 발전에 공헌한 유능한 개인들에게 줄 수 있는 최상의 인센티브 중 하나가 된다. 그러므로 집단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이를 절대 평등의 잣대로 평가하려고 하면 안된다. 최상의 의료는 평등 의식을 해치고 위화감을 조성시키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유능한 개인의 생산 의욕을 증대시키는 모티브가 된다는 점에서 발전을 추구하는 진보 집단이라면 도리어 적극 장려해야 할 사항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그럼 최상의 의료가 무엇인가? 물론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의료진이 최고의 약과 기구 등을 사용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병이 생기고 나서 이를 막는 사후 조치에 불과한 일이다. 그러므로 이런 의료의 수혜자가 된다는 것은 벌써 자신의 몸을 많이 축 낸 상태임을 의미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것보다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진짜 최선의 의료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만약 이 방법이 집단의 자원을 소비해서 남의 몫을 감소시키는 일이 아니라면 집단에서는 이 방법을 적극 지원해주고 격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리석은 집단이나 개인은 이런 앞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아직 터지지도 않은 일에 자원을 배정하는 것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집단에 의지하지 말고 각자가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다. 우리는 돼지나 소와 같은 가축이 아니기 때문에 주인에게 자신의 건강을 맡기는 일을 하지 말고 내가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을 해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격언처럼 자기를 사랑하고 아끼는 자조(自助) 정신으로 무장하는 것이야 말로 집단 속에서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여러분이 건강 자유인이 되려고 한다면 절대 집단이나 다른 사람을 믿지 말고 스스로 자신만을 믿고 절제하는 생활 태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집단적 사고방식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 사고방식에 입각한 건강과 자유 교육을 받아야 한다. 집단을 우선시 하는 사회주의적 교육과 의료는 축산에는 어울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방식이다. 건강 자유인이 되기 위한 과정에는 분명 많은 절제와 고통이 수반된다. 그래서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사람은 이 대열에 낄 수 없다. 그들은 축산 방식의 건강 관리를 받는 길을 갈 수 밖에 없다. 과연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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