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논단>편해지기는 다 틀렸다

  • 등록 2018.03.30 10:13:55


박규현 교수(강원대학교)


요즘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를 자주 듣게 된다. 교육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수 있는 교육 기반이 부족하다고 한다. 산업계에서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이 먹을거리라고 한다. 각 가정에서는 인공지능 기반의 물건들을 사용할 수 있다. 벌써 생활에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다.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일까? 그리고 내 생활에 어떤 변화를 주는 것일까?

구글 트렌드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검색을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4월 9일~15일 사이에 가장 많이 검색되었다. 이후 비율이 최대 검색량 대비 29%까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2017년 4월 9일~15일 사이의 뉴스를 검색해보니 그 기간은 대선주자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서로 공약을 발표하던 시기였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관련 내용에 대해 검색해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2016년부터의 검색비율 추세를 보면 급등도 그런 급등도 없다. 그리고 지금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말 한 마디로 움직이는 주식 그래프 같다.

2017년 4월부터 6월까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세계농업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농업에 대한 글을 3부작으로 실었다. 이 중 세계농업 2018년 4월의 내용 중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특징과 농업 적용 기술(장필성)’을 보자. 1차 산업혁명부터 4차 산업혁명까지의 그 이름이 나오는 시점부터 농업부분에 적용되는 기술에 대한 내용도 잘 정리가 되어 있다. 1차 산업혁명 시기(1780년~1830년)는 석탄, 증기기관의 시기라고 한다. 2차 산업혁명 시기(1870년~1920년)는 전기, 표준화의 시기이며 1910년에 처음으로 용어가 사용되었고 1969년에 2차 산업혁명 용어가 정식화되었다고 한다. 3차 산업혁명 시기(1970년~2015년)는 정보통신의 시대이며 1980년에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가 제3의 물결(The Third Wave)를 발간하였다. 2013년에는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이 제3차 산업혁명(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을 출간하였다. 2016년의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이슈가 되었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의 시기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설명에서 보듯 4차 산업혁명은 다른 산업혁명들과 다르게 아직 성숙하지 않은 미래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송성수. 2017. 역사에서 배우는 산업혁명론: 제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즉, 아직 우리가 느끼고 발전하기에는 초기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가오는 것은 확실하다.

이렇게 4차까지의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방법도 있지만, 1차와 2차 산업혁명으로 단순화한 설명도 있다. 2016년 6월 TED Summit에서 디지털 예측가인 케빈 켈리(Kevin Kelly)는 ‘AI가 어떻게 2차 산업혁명을 가져올 것인가(How AI can bring on a second Industrial Revolution)’라는 강연을 하였다. 그가 설명한 내용 중 1차와 2차 산업혁명의 구분을 보자.1차 산업혁명은 사람/동물의 육체적 힘에서 화석연료, 전기 등의 인공적 힘으로의 변화를 말한다. 이런 인공적 힘은 사람이 조작하고 있다. 2차 산업혁명은 그 인공적 힘을 조작하는 주체가 사람이 아니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가 된다는 것이다. 기계는 프로그램된 일들에 특화되어 있다. 반복적인 일에서 사람의 효율성과 생산성은 기계를 능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반복적 사고 과정에 대해 AI와 사람을 비교한다면, 기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뒤떨어질 것은 당연하다. 케빈 켈리는 사람에게는 AI가 가지지 못한 비효율성이 바로 더 뛰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예술, 인간관계, 모험, 그리고 실패와 혁신. 이것이 인간이 가진 장점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보았을 때, 일반인들에게 4차 산업혁명은 궁금하고 검색을 통해서라도 알고 싶어 하지만 궁금증을 풀기에는 정보도 부족한 두루뭉술한 용어가 아닐까 한다. 현재 사회에서도 4차 산업혁명은 아주 적은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혹은 2차 산업혁명)의 시기로 들어가는 때이기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우리는 현재 인공적 힘을 이용하여 자동차도 운전하고, 공구류도 이용하며, 목장도 관리한다. 이러한 것들은 익숙한 것이며, 이러한 것들에 대한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에 따라 자동차는 출퇴근용이기도 하고 레이싱용이 되기도 한다. 

전동 공구는 단순히 드라이버 역할만 할 수도 있고 벽도 뚫을 수 있다. 목장은 손으로 적던 기록물에서 수많은 숫자가 나오는 데이터가 생산되는 곳이 되었으며 그 데이터의 해석에 따라 생산성과 효율성에 차이가 나게 된다. 즉 현재도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해도의 차이가 차별점을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여야 앞으로의 AI가 우리를 도와줄 수 있을 만큼 발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물품, 영역에 관한 데이터의 축적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데이터 정보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에 대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각 물품, 영역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할 것이고, 그 능력과 함께 기존의 것들에서 새로운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다. 

앞의로의 AI 시대에서는 기존의 것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으며, 실패라는 비효율성을 무서워하지 않으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중요해질 것이다. AI가 나타나서 편하게 살 줄 알았는데 더 머리 아프게 공부할 일이 늘어난 것 같다. 편해지기는 다 틀렸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