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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 품종개량으로 거듭나

  • 등록 2018.04.06 11:28:05


신문철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제주도에는 돌, 바람, 여자만큼 유명한 보물이 있다. 바로 제주흑우와 제주마, 그리고 제주흑돼지이다. 이 세 보물은 검은색이라는 것 외에 또 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일까? 모두 ‘천연기념물’이라는 점이다. 제주흑우와 제주마는 각각 천연기념물 제546호, 제347호이고, 제주흑돼지는 2015년 3월 17일 천연기념물 제550호로 지정되었다.
제주의 흑돼지는 선사시대부터 사육돼 왔고 옛 문헌을 보면 제주도에서 길러졌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며 제주도의 생활,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지만 1960년대 외래종의 도입으로 순수 재래돼지의 개체 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처했었다. 이에 따라 제주 축산진흥원에서는 1980년대부터 제주도 내 유전자원을 수집하고 선발하는 방식으로 제주흑돼지의 종 보존사업을 진행했다. 옛 기록물과 문헌들을 통해서 제주 재래흑돼지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것을 토대로 종 특이성을 복원한 결과, 제주 재래흑돼지는 유전자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올해로 3주년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우리가 시중에서 구매하고 식당에서 먹는 흑돼지가 과연 어떤 돼지인지,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와 유통되는 흑돼지의 차이는 무엇인지 등 여러 가지 의문을 품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와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흑돼지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의 형태학적 특징은 귀가 작고 위로 뻗어 있으며 얼굴이 좁고 주둥이가 길다. 외래종과 비교하면 체구가 작고 등지방이 두꺼운 특질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 내에서 오랜 세월을 지내오면서 제주 특유의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해 체질이 튼튼하고 질병에 강하다. 또한, 유전자 특성에서도 육지의 재래돼지와는 차별된 혈통의 고유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이 느리고 외래종에 비해 체구가 작으며 등지방 두께가 두껍다는 단점이 있다.
현재 시중에서 우리가 먹고 있는 흑돼지는 재래흑돼지를 분양받아서 개량종과 교배해 생산성을 높인 상업용 흑돼지이다. 이러한 흑돼지는 제주도 내 약 10만 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제주도 돼지 총 사육 마릿수의 18% 정도를 차지한다. 전국의 흑돼지 사육비율에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렇게 사육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제주하면 흑돼지라고 할 만큼 제주산 흑돼지는 인기가 좋은 덕분이다. 최근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흑돼지를 꼽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흑돼지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품종인 흑돼지 ‘난축맛돈’을 개발했다. 난축맛돈은 제주 재래돼지가 갖고 있는 육질 형질과 흑모색을 조절하는 핵심 유전자를 개량돼지에 접목해 만든 것으로, 성장이 느리고 지방층이 두꺼운 재래돼지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제주흑돼지가 장점으로 가지고 있는 우수한 육질은 그대로 살린 국내 최초로 돼지 자체를 특허 등록한 품종이다. 또한, 등심과 뒷다리 살의 근내지방 함량이 개량돼지보다 4배 이상 높아 구워먹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돼지고기 소비 형태에서 적합한 품종이다.
제주흑돼지에 대해서 혹자들은 천연기념물인 제주 재래돼지가 아니라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먹고 있는 제주흑돼지들은 천연기념물 제주흑돼지를 기본으로 생산된 흑돼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농촌진흥청은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담은 우수한 흑돼지 브랜드화를 위해 제주산 흑돼지를 지속적으로 개량해 나가고 또한 지자체, 생산자 단체 등과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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