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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정시대, 축산물의 발전방향>1인 가구 500만 시대…‘간편성’ ‘가성비’에 소비시장 주목

식품 구매, 대형마트 보다 편의점·온라인으로
외식 비율 높아지고 가공식품 소비도 증가세
1인 가구 30대 이하·60대 이상에 집중 분포
축산물 소포장화 ·연령대별 맞춤제품 개발을

  • 등록 2018.10.15 10:45:15


주 선 태 교수(경상대학교 축산생명학과)


근래 우리나라 1인 가구(One person Household)의 증가 추세가 무섭다. 21세기에 들어와 우리나라 1인 가구 수가 급속히 늘어난 주요 이유는 청년들의 결혼 시기가 늦춰지고 사회가 고령화되어가면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까닭이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000년에 226만 가구(15.5%)였는데, 올해 2018년에는 573만 가구(29.1%)로 2배로 증가했다. 조만간 우리나라는 전체 가구 수 중 30% 이상이 1인 가구로 구성될 것이 자명한 사실이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 1인 가구 수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주거 환경 및 식품업계도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에 맞추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 500만 시대에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생산부터 유통까지 식품업계 전 분야에 걸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대형마트에서 식품을 구입하기보다는 편의점이나 온라인 식품 마켓을 이용하는 비율이 증가하다보니, 이에 맞는 제품의 생산과 유통 시스템으로 빠른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물론 우리 축산물도 1인 가구와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 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우유 등으로 대변되는 축산식품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키워드는 “간편성”과 “가성비”다. 이 두 가지 키워드에는 맛과 영양, 그리고 안전성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 맛있고, 영양가 높고, 위생적으로 안전한 것은 기본이고, 혼자 집에서 조리해 먹기 간편할 뿐만 아니라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게 저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품질은 좋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가성비’가 가장 중요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식료품 구입에서 가격 변동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분석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우리나라 축산식품의 생산과 유통은 ‘간편성’과 ‘가성비’, 이 두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바야흐로 1인 가정시대가 도래하고, 혼술, 혼밥, 혼행 등과 같은 신조어가 유행하는 가운데, 축산업과 축산식품업계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다면, 간편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1인 가구 소비자의 축산물 구매특성을 우선적으로 이해하고 이에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동안 조사된 축산물 소비행태에 관한 연구 보고서들의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인 가구는 소득이 증가하면 외식의 비율이 높아지고 가공식품의 소비가 신선식품의 소비보다 많아진다. 1인 가구의 식료품 구입 빈도는 2인 이상 가구보다 구입 빈도가 낮으며, 구입행태도 편의점이나 통신판매를 통해 구입하는 비중이 높다. 또 축산물 구입처 선택 시 거리나 교통의 편리성을 고려하며, 품질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축산물은 고기보다는 주로 계란과 우유를 많이 소비하며 소용량으로 구입하는 비중이 높다.
한편, 1인 가구는 30대 이하와 60대 이상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데, 이 두 연령대별로 뚜렷한 축산물 소비패턴의 양극화를 보인다. 즉, 축산식품 섭취량을 기준으로 하면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축산식품의 섭취가 월등히 증가한다. 그런데 1인 가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연령대는 30대 이하로, 이들은 축산물을 소량씩 구입하는 특성이 있다. 축산물 구입행태에 관한 한 조사에 따르면, 소고기를 전혀 구입하지 않는다(24.4%), 300g씩 구매한다(33.4%), 600g씩 구매한다(33.0%)로 나타났다. 돼지고기는 전혀 구입하지 않는다(15%), 300g씩 소량 구매한다(29.0%), 600g씩 구매한다(41.8%)로 나타났다. 계란은 10개 단위로 구입한다(37.8%), 30개 단위로 구입한다(33.8%)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향후 소고기는 300g 이하의 최소포장으로, 돼지고기는 600g 정도의 소포장으로 판매의 단위가 변화될 것을 예상케 한다.
실제 국내 식육시장에서 이 같은 시도는 이미 시작되었다. 편의점 GS25에서 1인용 스테이크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호주산 부챗살(170g), 채끝살(150g)을 ‘한 끼 스테이크’라는 제품명으로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해동 후에 집에서 바로 요리해 먹을 수 있도록 1인분 분량으로 포장되었고, 가격도 만 원을 넘지 않도록 저렴한 호주산 수입육을 이용해 9천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또 농협도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무인 판매하는 자동판매기를 선보였다. 국내산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진공포장해 자판기를 통해 냉장 판매하는데, 판매 품목은 생고기와 양념고기로 포장단위는 역시 1인 가구에 맞춘 300g이다.
이 같은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300g 또는 600g씩 소량으로 나누어 판매하는 것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소형마트나 정육점에서도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판매방식이 1인 가구원의 접근성과 부담을 낮추는 등 홀로 사는 사람들의 축산물 구입과 소비를 촉진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1인 가구 중에서 60세 이상 비중이 40%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고령친화축산식품의 개발이나 판매를 위한 다양한 시도나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 예를 들어, 치아가 약하고 입맛이 없는 노인들도 편하게 먹고 즐길 수 있도록 연도를 향상시키고 맛을 증진시킨 제품이나 스펙이 개발되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를 위한 스마트 소고기 맛지표(BPI)나 돼지고기 맛지표(PPI)가 개발되어 마케팅에 이용될 것이다.
그런데 1인 가구 시대의 축산물 소비 행태 변화와 관련해 걱정스러운 점이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젊은 세대의 소비층은 가성비를 너무 고려한 나머지 수입육도 가격이 합리적이라면 큰 거부감 없이 구입한다는 것이다. 둘째, 중장년층 소비자는 가치소비를 지향하기 때문에, 최근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판매량 증가에서 보듯이, 수입육도 맛과 품질만 좋다면 비싸도 구입을 꺼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내 축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자 한다면, 젊은 세대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축산물을 생산해 유통해야 하고, 중장년층의 소비자를 위해서는 수입육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한 맛과 품질의 국내산 축산물을 생산하고 유통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향후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축산물도 간편성과 가성비가 뛰어난 스마트 소포장 제품의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이를 위한 다양한 제품과 스펙이 개발되고 유통시스템 구축될 것이고, 특히 연령대별 소비 성향에 맞는 맞춤형 제품들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러한 축산물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수입축산물과 가격은 가격으로, 품질은 품질로 진검 승부를 펼치는 국내 축산물 시장으로 점차 발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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