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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질문으로 알아보는 동물복지

  • 등록 2019.01.08 17:35:13


전 중 환 농업연구사(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


지금 우리들은 동물복지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Ideologie)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TV나 인터넷에서는 동물복지와 관련한 뉴스와 정보들로 넘쳐나고 있으며 동물들을 얘기할 때에는 동물복지라는 단어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제는 반려동물에 국한되어 있거나 가축사육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할 때 동물복지를 거론하는 정도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가축관리와 사육환경의 문제점들을 제기하는 기사에는 많은 관심을 보이나, 가축의 동물복지 개념과 현황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또한 수많은 동물보호단체들이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내용이 상이한 경우가 많아 축산 농가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혼란스럽게 전개되는 상황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방안은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물론 예전에 비하여 동물복지에 대한 축산 농가들의 인식이 많이 전환되고 있지만 동물복지인증 농가의 비율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며, 여전히 동물복지에 대한 불편함과 잘못된 편견이 남아있다. 축산 농가들의 동물복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동물복지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들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Q : 동물들은 어떤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는가?
A : 처음에는 식량과 가죽 등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동물을 가축화하면서 사육했다. 일부 동물들은 전쟁도구로 이용되기도 했고 또 어떤 동물들은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고 교감하면서 가족처럼 지내게 되었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하면서 동물들의 사육목적이 다변화 되었는데 우리는 이러한 사육목적에 따라 반려동물, 실험동물, 야생동물, 전시동물 그리고 경제동물(가축)로 구분한다. 다시 말하자면 가족처럼 혹은 인생의 반려자로서 함께하는 반려동물, 인간의 안전과 과학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는 실험동물, 야생에서 살아가는 야생동물, 오락과 교육의 목적으로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전시동물 그리고 식량조달과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경제동물로 나눌 수 있다.


Q : 동물복지란 무엇인가?
A : 동물복지란 ‘동물이 느끼는 고통을 배려하는 것’이다. 즉, 동물복지는 ‘외부로부터 인위적으로 가해지는 불필요한 스트레스의 최소화’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동물은 매우 다양한 목적으로 길러지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다. 즉, 동물들의 목적에 맞도록 사육하거나 혹은 돌보면서 최소한의 배려를 해주는 것이 현실적인 동물복지라 할 수 있다. 특히 식량조달과 경제적 이윤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경제동물인 가축의 동물복지는 사육부터 도축까지의 과정에서 발생되는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넓은 사육면적을 제공하고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축산의 동물복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Q : 외국의 동물복지 사례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 대표적인 동물복지의 선진국은 영국이라 할 수 있으며, 동물학대방지법(1876)에 이어 동물보호법(1911)을 제정한 최초의 동물복지 실천국가이다. 그 이후로 많은 나라에서 동물보호법이 제정되었으며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동물복지와 관련하여 자체적인 규정을 수립하고 있다. 물론 많이 부족하지만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나름의 ‘동물복지’를 실천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인도적 가축사육기준을 통과한 식재료만 구매하며, 버거킹 역시 방사해서 키운 닭의 계란과 임신스톨을 이용하지 않고 생산된 돼지고기만을 사용하기로 선언했다.


Q : 우리나라의 동물복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A :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은 1991년도에 제정되었으며, 수차례 개정을 통하여 현재에는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도가 마련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는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사육하는 농장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제도로 2012년에 산란계를 시작으로 돼지, 육계, 한·육우 및 젖소, 오리 등으로 인증범위를 확대해가고 있다. 동물복지 인증은 각 축종별로 적정 사육밀도 준수와 더불어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관리방법의 금지 및 개선을 주요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양축농가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인증이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강의와 인터뷰를 통해서 수많은 질문들을 받고 답변을 했지만 그 중에서도 모 대학 학생기자와의 인터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동물복지와 축산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는 일반 학생기자였지만 질문을 잘 준비해 왔으며, 어려운 답변을 경청하면서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에서는 기존 축산에서 발생하던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동물복지 축산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생산비용 증가 등으로 인하여 경제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일반 축산물에 비해 동물복지 축산물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등 오히려 높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동물복지가 축산의 블루오션(Blue Ocean)으로 혹은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동물복지 축산물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이 있으며, 축산 농가들에게 동물복지인증을 강권(强勸)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동물복지를 이해하고 축산의 미래를 준비한다면 무한경쟁 시대에서 살아남는 새로운 활로(活路)를 찾을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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