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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강소농 명인을 찾아 / 강원 횡성 점말농장>30여년 신념 같은 ‘기록 관리’…경영 전반 개선점 ‘한 눈에’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한우사육에 있어 기록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특히 규모가 작은 농장 일수록 기록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여기 철저한 기록관리로 작지만 강한 농장을 일구는 곳이 있다. 횡성의 점말농장이 바로 그곳이다.


100두 이하 규모 한우 안정적 사육

`개량은 곧 효율성…실천은 곧 경쟁력’

고급육 출하비중 높여 경제수익 극대

혈통관리 중시…개체별 관찰에 주력

꾸준한 암소 도태, 강선발로 경쟁력 업

父子간 환상 팀워크로 후계 수업 한창


‘기록이 가장 중요하다.’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점말농장의 원유근 대표는 한우 100두 규모로도 충분히 안정적 축산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 비결은 기록에 있다고 말한다.

“우리 농장은 올해 처음으로 100두 규모를 만들었다. 지금까지 30년 이상 한우를 사육하면서 신념처럼 믿고 실행하고 있는 것은 한 가지 바로 기록이다”

원 대표는 이렇게 말하며 자신이 하고 있는 기록지를 보여준다.

그가 내민 기록지에는 원 대표가 처음 농장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각 암소별 후대 검정 출하성적과 경락가격, 종모우별 성적과 가격, 연도별 출하성적, 연간 수익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원유근 대표는 “내 기억이 정확할 수 없기 때문에 기록을 해서 확인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 1~2년 정도의 일은 기억으로 할 수 있어도 그 이전의 일들은 기록을 제대로 해놓지 않으면 확실하지가 않기 때문에 조금 귀찮더라도 이런 습관을 들이면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육두수 적을수록 성적이 중요”

점말농장이 100두 이하의 규모에서도 안정적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안정적인 고급육 출하성적에 있다. 연간 거세우 15마리와 송아지 포함 암소는 8마리 정도를 출하한다.

지난 1년간 암수 포함해 출하해 벌어들인 돈은 약 두당 980만원 정도다.

“사육두수가 적을수록 중요한 것은 성적이다. 성적이 좋은 농장과 그렇지 않은 농장의 수익차는 2배 많게는 3배까지도 벌어진다. 쉽게 말해 생산비가 600만원이라고 봤을 때 100두와 200두 규모 농장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출하성적에서 등급과 도체중에 따라 두당 수익이 100만원 이상 벌어지기도 한다. 한 마리를 팔아 100만원을 버는 200두 규모 농장과 한 마리를 팔아 200만원을 버는 100두 농장은 순수익이 같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투자비 또한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차이는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

축사를 비롯해 장비 등이 더 필요하게 되고, 필요에 따라 인부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두당 생산비를 낮춰야 하는 농가 입장에서는 밀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결국 성적이 나빠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농장이 작다고 수익이 적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점말농장은 직접 보여주고 있다.

점말농장이 좋은 성적으로 안정적 경영을 이어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적용하고 있는 요인은 바로 개량이다.

원 대표는 한우를 사육하면서 개량이 반드시 필요하고, 좋은 소가 나에게 돈을 벌어준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종축개량협회에서 실시한 교육을 받으면서 개량에 대한 중요성을 알게 됐다. 그 전에는 그저 크게 키워 소장사에게 파는 수준이었지만 이젠 달라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때부터 농장에 있는 암소들을 좋게 만들어나가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한우농장에 있어 최고의 효율은 바로 개량이라고 말하는 원유근 대표.

“같은 소 한 마리를 길러도 좋은 성적을 내는 놈과 그렇지 못한 놈이 있다. 사료는 똑같이 먹는데 좋은 성적을 내는 놈은 돈을 많이 벌고, 그렇지 못한 놈은 돈을 적게 번다. 당연히 좋은 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농장이 돈도 더 많이 벌게 되는 것”이라며 “소규모로 한정된 공간에서 소를 사육하는 농가 일수록 좋은 소의 비율이 높아야 하고, 그래야 규모가 큰 농장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량의 기본…친자 확인 철저

개량을 위해 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은 친자확인이다.

개량에 있어 친자확인이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친자불일치가 나는 경우를 최소화 하기 위한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우선 정액이 달라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상 수정사에게 사용한 스트로는 정해진 곳에 남겨놓고 가라고 이야기 한다. 추후에라도 확인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산 등록시에 오류가 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시로 확인해 내가 가진 기록과 비교한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오류를 바로 잡은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개량의 기본이다. 친자확인 없이는 그 이외 어떤 노력도 필요가 없다. 때문에 가장 기본이 된다는 생각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개체별 세심한 관찰 필요

그 다음부터는 관찰과 기록이다.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소들을 개체별로 세심하게 관찰을 할 수 있고, 그에 대한 기록을 그날, 그날 하다보면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하나하나 만들어온 것이 지금 점말농장의 기둥역할을 하는 암소들이다.

현재 이곳에서 사육되고 있는 암소들은 4마리의 암소에서 나온 자손들이다.

후대검정을 거쳐 좋은 성적이 확인된 암소들만을 선발하고, 계속 새끼를 받아 만들어 온 결과다. 지금도 매년 8마리의 암소를 도태하고 강선발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점말농장의 경쟁력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개량의 중요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개량의 방법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친자를 확인하고 소를 관찰해 기록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때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 개량이 곧 효율성이고, 실천은 곧 경쟁력인 셈이다. 크지 않은 규모로도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점말농장 원유근 대표에게도 최근 고민이 하나 생겼다. 아들 인재씨가 다니던 직장을 퇴직하고 농장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는 “그 전에는 지금 규모로 잘 운영하면 걱정이 없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들이 들어오고 나서 보니 시설을 현대화하고 규모를 늘리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좋은 여건에서 농장을 할 수 있도록 해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에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재씨는 알고 있다. 크고 현대화된 농장보다 점말농장에 사육되고 있는 소들이 훨씬 큰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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