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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이일호 기자의 스페인 시찰기 / 본토에서 이베리코 실체를 찾다-2

‘하몽 부산물’ 정육…별도등급 없다

[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① “한국선 연중 먹을 수 있다고?”

② ‘하몽’ 엔 있고, 정육엔 없는 것은

③ 이베리코 천지…얼마나 많길래?

④ “우리도 대책이 없다”


‘베요타’는 원료돈 품질등급 일부

도토리 안먹은 돼지도 ‘이베리코’ 

국내 소비자 인식과 상당한 차이


오로지 ‘하몽’

스페인에서 이베리코의 실체를 찾는 일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시찰단이 가진 선입견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베리코 돼지고기는 모두 도토리를 급여해 생산해 냈을 뿐 만 아니라 사육방법에 따라 등급이 존재한다’ 는 다분히 한국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시각으로만 접근했던 것.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스페인 역시 일반 백색돈의 그것과 차별화되면서 프리미엄 돈육시장을 주도하고 있었지만 스페인 현지 업계는 ‘이베리코 돼지고기, 즉 정육은 하몽을 비롯한 육가공품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이라는 수준을 넘지 않았다.

각종 등급은 태생자체가 하몽의 엄격한 품질관리를 위한 것이었기에 정육의 등급을 거론하는 시찰단의 질문 자체가 스페인 관계자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한국에서의 이베리코 돼지고기 광풍을 미처 알지 못하는 스페인 관계자들은 하몽에 대한 설명과 홍보에 집중한 반면 시찰단의 관심은 정육에 초점이 맞춰진 상황에서, 양측의 소통이 반드시 통역을 거치다 보니 번번히 대화가 끊기고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를 반복했다.


듀록과 교잡

실제로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실체를 알고 싶다면 이베리코 육가공품, 즉 생햄에 대한 품질규정부터 정확히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번 시찰과정에서 실감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베리코 생햄의 유사제품 유통을 막기 위해 2007년 11월 ‘이베리코 돼지 하몽(후지), 파레타(전지), 로모(등심) 의 품질규정’을 제정한데 이어 2014년에는 종전의 4종류였던 이베리코 생햄을 3종류로 단순화 하는 등 일부 규정을 완화했다. 

이베리코 생햄 제품에는 가공품의 종류와 함께 사료종류와 방목여부의 사육방식, 이베리코 돼지의 순종 여부를 알려주는 혈통 표시 등 3개 부문의 표시가 의무화 돼 있다.

한국의 소비자들이 이베리코의 돼지고기 등급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생햄 원료돈 품질등급의 하나(사료종류와 사육방식)인 것이다.

이베리코는 이베리안 반도를 중심으로 산간지역에서 사육돼온 유색의 재래돼지 품종을 말한다. ‘이베리코 순종’ 과 이베리코× 듀록으로 만들어진 ‘이베리코 혈통 50%’, 이베리코 혈통 50%(부돈) × 이베리코종을 교배시켜 나온게 ‘이베리코 혈통 75%’다. 


12월15일~3월31일에만 도축

사료의 종류와 사육방식에 따른 원료육의 품질등급은 다음과 같다.

베요타(Bellota)의 경우 이베리코 혈통을 몬타네라 방식(이베리아 반도 서쪽의 호랑이 가시 떡갈나무와 코르크 참나무 숲인 ‘데에사’에서 돼지 방목)으로 도토리 등 자연 산물만을 사료로 사육한 것을 의미한다. 방목개시일은 매년 10월1일~12월15일이며 방목시작시 평균 체중이 92㎏~115㎏이어야 한다.  개체별 방목기간이 최저 60일은 돼야 하는 만큼 도축시기(매년 12월 15~3월 31일)도 정해져 있다. 방목기간 중 체중이 46㎏ 증체되고 도축 최저월령이 14개월인 개체만이 인정된다.

세보 데 캄포 (De Cebo de Campo)에는 베요타와 같은 시기에 데에사에서 방목되고 도토리 등 천연 사료와 함께 곡물사료를 병행해 급여한 이베리코 혈통의 돼지가 포함된다. 도축최저월령이 12개월, 지육중량은 교배종 115㎏ 이상, 순종 108㎏ 이상인 개체만 인정된다. 

데 세보 (De Cebo)의 경우 도축체중에 도달 할 때까지 곡물로 비육된 이베리코 혈통의 돼지를 의미한다. 도토리 사료는 급여치 않으며 도축최저월령이 10개월, 지육의 최소 무게가 교배종 115㎏, 순종 108㎏인 개체다.

이베리코생산자협회 관계자가 시찰단이 스페인을 찾았던 11월에는 절대 도토리를 급여한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다고 단언한 것도 바로 이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최종등급은 라벨표시

이베리코 생햄은 이러한 원료육의 품질등급에 따라 최종 등급(라벨)이 부여된다.

최고등급인 블랙라벨의 경우 베요타와 이베리코 혈통 100%로, 레드라벨은 베요타와 이베리코 혈통 50%, 70%, 그린라벨은 세보데캄보와 이베리코 혈통(순종 교배여부 무관), 화이트라벨은 데새보와 이베리코 혈통으로 만들어진 제품에만 붙일 수 있다. 

이들 생햄제품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뒤따르고 있음은 물론이다. 반면 등급부여나 생산후 이력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정육 등급의 존재를 전제로 접근했던 시찰단을 스페인 현지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얼굴이 붉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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