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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 역할은 한우산업 가치사슬 경영”

박성재 박사, 보고서서 “조합-지주 공동보조 중요”
양돈계열화 완성시 기업이 한우산업 장악 우려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일선축협이 가치사슬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수입육과 대체육에 밀리는 한우산업을 견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성재 박사(GS&J 시니어이코노미스트, 순천대 농업경제과 초빙교수)는 지난 8일 ‘한우산업, 왜 가치사슬 경영이 절실한가?(시선집중 GSnJ 제268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박성재 박사는 보고서에서 “인프라 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축협이 가치사슬경영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추진하지 않으면 육계, 양돈과 같이 일반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겨 입지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 한우농가에 귀속되는 부가가치가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돼지고기·쇠고기(우돈육) 총 수요는 약 23조원에 이르지만 그 중 약 5%만이 한우농가의 소득으로 귀속되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한우산업의 활로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 가치를 제고하고 가치사슬 전 과정의 비용을 줄이는데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투입에서부터 소비에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가치사슬 경영으로 시야를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박 박사는 한우산업에 있어 그동안 가치사슬경영에 대한 고려가 없어 전체적으로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육우산업에는 약 18만 여개의 경영체가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약 3조6천억원의 쇠고기를 공급하고 있는데 다른 축종에 비해 규모가 영세하고 유통구조와 시설이 낙후돼 있다고 했다.
박 박사는 그러면서 사육단계는 여전히 영세소농 비중이 높은 가운데 규모화와 일관사육화가 확대되고 일반기업의 사육업 진출도 늘고 있다고 했다. 고령화와 함께 2000~2016년 구조조정이 빠르게 진행돼 사육농가의 69.0%가 감소하면서 일선축협이 번식기반 확보와 유휴자원 활용 목적으로 생축사업을 확대(2017년 기준 70조합 89생축장)한 점도 적시했다.
한우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일반기업의 사육 진출도 늘어 2017년 기준 13개 기업, 85개 농장(3만6천786두)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일반기업의 진출은 아직 초기단계로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도매단계(도축 가공)는 전체적으로 영세성과 시설낙후를 문제로 꼽았다. 도매단계를 선진국형인 도축-가공-판매 기능을 같이 수행하는 패커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하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다고 봤다. 닭 93.0%, 오리 90.3%가 계열화 업체의 도계(압)-가공-판매 일괄처리 상황과 비교된다는 것이다. 농협은 도축시설 현대화를 주도해 전체 도축량의 51.3%를 처리하고 있지만 가공시장에서 점유율이 낮아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소매단계는 대형마트, 정육점, 슈퍼, 식당, 백화점 등 다양한 종류의 업체가 약 5만개의 점포를 내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농협도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성재 박사는 한우산업에 있어 가치사슬의 문제점으로 공급 중시 패러다임이 지배하고 소비자 수요변화와 정보전달에 둔감한 구조가 고착돼 있는 점을 꼽았다. 특히 농협이 가치사슬 전반에 막강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협동조합 경영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축산경제와 축협의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계돼 전체적인 목적과 전략 하에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선진국 사례도 들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육가공 기업들은 전후방 기업과의 통합을 통해 가치사슬을 내부 조직화해 가치 창출능력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육가공업체들이 도축장을 소유하고 육가공 인프라를 확장하면서 농가와의 계약으로 원료육을 조달하는 가치사슬 경영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미국이 반독점법으로 강력하게 규제해도 육가공 기업의 수직통합 추세는 계속됐다고 소개했다. 이와 달리 협동조합이 가치사슬 경영을 발전시킨 사례도 들었다. 덴마크, 네덜란드 등 유럽 선진국은 일찍부터 생산자 협동조합이 사육에서 소매에 이르는 가치사슬 경영을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덴마크 데니쉬 크라운은 협동조합 시스템 내에서 도축·가공·유통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닭과 오리는 일반기업에 의해 계열화가 완료됐고, 양돈은 양돈조합과 일반기업 계열화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육계의 수직계열화는 93% 이상, 오리는 90% 이상이다. 양돈은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성재 박사는 육계와 양돈 산업처럼 기업이 한우산업을 장악하는 시도가 머지않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 박사는 그러면서도 한우산업의 가치사슬 경영은 인프라와 정책적 보호, 협동조합이라는 이점을 갖고 있는 축협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했다. 그러나 축협이 현실에 안주해 가치사슬경영에 실기할 경우 육계와 양돈 산업처럼 일반기업이 가치사슬의 내부화를 통해 가치창출 능력을 제고하고 비용을 절감해 산업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축협이 한우 가치사슬 경영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우선 조합과 경제지주(축산경제)가 강점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고, 규모화가 필요한 부문은 공동투자를 통해 편익과 투자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하여 가치사슬 전 과정이 일관된 목표 아래 조정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