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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相生畜産’ / 114. ‘또래오래’ 치킨 프랜차이즈사업, 왜 농협이 나섰나?

“목우촌 계육사업 살려라”…계열생산 시스템 과감한 도전
배우며 한발 한발…각고의 노력으로 ‘무에서 유 창조’

  • 등록 2019.08.14 10:29:25


(전 농협대학교 총장)


▶ 또래오래(Toreore)는 농협 목우촌이 만든 치킨프랜차이즈 브랜드 이름이다. 탄생 배경은 이렇다. 목우촌 계육가공분사는 1997년 음성계육가공공장을 건설하며 출범한 닭고기 및 가공품 제조·유통 사업체다. 하루에 6만4천수의 육계를 도계 가공할 수 있는 공장을 짓는데 460억 원이 투입되었다. 하지만 구 축협중앙회 시절에 계열화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육계사업은 목우촌 닭고기 브랜드의 정착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물량이 크게 성장하지 못했고, 그 결과 경영수지도 좋지 않았다.


▶ 필자는 2002년 국방대학교 안보과정 교육 1년을 마치고 2003년 1월 1일 부로 계육가공분사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업무를 파악해보니 2002년도 사업실적이 매출액 478억에 경영순손실 120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해까지의 누적적자 232억 원까지 합치면 손실이 352억 원에 달해 투자금액의 77%에 이르는 형편으로 사업실적이 극히 불투명했다. 아니 도산 직전의 사업체라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다. 그래서 계육가공분사 경영정상화 대책을 강구하게 되었고, 또래오래 치킨프랜차이즈 사업은 그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게 된 것이다.


▶ 하지만 기획단계에서부터 농협이 치킨 가맹점사업에 뛰어드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일반 영세 서민이 하는 사업에까지 농협이 진출한다면 사회적인 반발이 클 것이므로 결코 농협에 이롭지 못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우리가 추진하려고 하는 가맹점사업의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들이 그런 생각을 갖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도 같았다.


▶ 우리가 기획한 또래오래 치킨가맹점사업은 목우촌이 계열사업 주체가 되고, 산지에는 사육농가를 두고 소비지에는 도시 영세서민이 치킨점을 운영하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함으로써 저소득 계층에 속하는 농민과 도시서민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도농상생의 모델, 생산자와 소비자 상생의 모델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이었다.


▶ 우선 계열농가에 대해서는 육계병아리를 입식 시켜주고 사료를 공급해 준다. 또 사양관리 지도를 해주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좋은 품질의 닭을 생산해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완전 계열생산 시스템을 확립했다. 농가는 육계 가격의 등락에 관계없이 사육 수수료를 보장 받게 되어 생활의 안정을 기할 수 있도록 했다.


▶ 한편 도시의 치킨 가맹점을 운영하는 서민 자영업자에게는 최소한의 인테리어 비용, 주방설비 비용만을 들이도록 본사에서 일괄계약해서 거의 실비수준으로 시공하여, 다른 가맹사업 계열주체보다 초기 투자비용이 크게 절감되도록 했다. 다시 말하면 ‘또래오래’ 브랜드 공동마케팅을 통해서 마케팅 파워를 발휘해 자영업체 개별 판촉활동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2003년 3월 착수한 계육가공분사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또래오래’ 가맹점을 첫해에 200개점, 두 번째 해 500개점, 세 번째 해 700개점, 그리고 최종 1000개점 달성을 목표로 했다. 목표는 거창하게 세워 놓았지만, 농협 목우촌 내에 치킨가맹점사업을 추진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떻게 추진해야 할지 고심이 컸다. 먼저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다는 판단으로 창업연구소 이경희 소장의 자문과 교육을 받기로 하고, 창업의 ABC부터 익히기 시작했다. 당시 채형석 부장, 화임주 팀장, 박용순 차장 등이 또래오래 사업을 시작한 일꾼들이다. 지난 일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겁없이 도전을 한 것 같다. 그러나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우리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첫발을 힘차게 내디뎠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과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을 믿고, 새롭게 배우며 길을 찾아가면서 한발 한발 나아갔다. 그렇지만 마케팅기획, 상품개발 등 전문적인 분야에는 아무래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민간업체에서 몇 사람을 스카우트했다. 그건 참 잘 결정한 일이었고 사실 그들의 공로도 컸다. 그들은 지금도 제품개발실장(김종덕 실장), 서울강남지역 지사장(이형식 사장) 등을 하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2003년 4월부터 가맹점 개설을 추진해 석 달이 지난 6월까지 겨우 10곳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그것도 7군데는 목우촌이 직접 투자해서 운영희망자를 모집해서 가맹점을 낸 것이었다. 직영점 7군데는 점포들의 크기를 달리하고 인테리어 수준을 평당 90∼150만원까지 다양하게 시공했다. 이는 초기 투자비가 가장 적게 드는 효율적인 창업을 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 시도한 것이다. 가정배달 위주의 영업방식이라면 구태여 점포의 면적이 클 필요도 없고, 인테리어는 깨끗하고 청결하면 되지 일반 식당처럼 고급스럽거나 화려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평당 인테리어 시공비를 90만원형으로 일괄 계약해 가맹점과 연결시켜준 것은 가맹점이 창업비용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했고, 점주들로부터도 크게 환영을 받았다.


▶ 또한 프라이기 등 주방기기도 공장과 직접 접촉하여 구매·시공했다. 이런 점들이 가맹 점주들에게 신뢰를 심어준 것 같다. 이후 창업설명회(매주 목요일) 횟수가 거듭될수록 성황을 이루었고 실제 오픈하는 점포들이 늘어났다. 또 본사 설명회가 끝난 후 음성계육공장 현장 견학을 통해서 우수한 도계 가공기술을 확인시켜준 점도 점주들의 커다란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2011년말에는 전국에는 900여개의 가맹점이 개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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