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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투트랙의 ASF 대책이 필요하다

  • 등록 2019.12.20 10:37:16


정 영 철 대표(㈜정피엔씨연구소)


지난 10월9일 이후 벌써 석달에 가까운 기간동안 사육돼지에서는 ASF의 추가발생이 없다. ASF 근절 3대 요인인 빠른 발견과 신고, 신속한 살처분을 통한 감염원 제거, 추가 감염 가능 요인 최소화가 제대로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신속히 이뤄져온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대응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 일부 농림축산식품부 고위관계자는 사무실에 침대까지 들여놓고 밤낮으로 ASF 대책을 수립 집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 정부와 축산농가는 지난 2000년과 2010년의 구제역, 2016년의 AI(가금인플루엔자) 사태를 겪으면서 견고한 방역체계를 구축해 왔다. 모든 축산차량의 GPS탑재와 생축 이동 신고 시스템 구축, 축산 관계자 출입국 신고제도 도입 등을 통해 이전보다 훨씬 조직적이고 정밀해진 것이다. 2010년 시스템을 초등학교 수준이라고 한다면 지금은 대학생 수준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잠복기간을 수차례 넘기고도 남은 기간 사육돼지에서 추가 발병이 없는 ASF 방역대책도 다시한번 검토돼야 한다. 산업과 양돈 생산자, 국민 경제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천군에서 이뤄진 과도한 예방적 살처분, 철원군의 반강제적인 수매와 도태처분에 이르기까지 국내 양돈장에서 ASF가 발생한 이후 모두 44만6천520두가 희생됐다. 정부는 이것으로도 부족했는지 기존 SOP보다 더 강력한 살처분이 가능토록 관련법률의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은 야생멧돼지 대책이 ASF 근절의 핵심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 투트랙의 ASF 대책이 필요하다. 사육돼지의 ASF 대책은 지금의 방역 시스템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야생멧돼지 ASF 남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필요성은 외국의 성공사례에서도 쉽게 접할수 있다.
벨기에는 동유럽에서 훈련받던 군인들이 버린 소시지를 통해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가 발견되자 휀스 설치 후 1개월 만에 멧돼지 4천두를 사살했다.
체코의 경우 ASF 야생멧돼지 핵심 발생지역에 대한 휀스 설치 직후 포수 1천300명과 저격수 경찰을 동원, 발생 지역 주위에서 1년 동안 3천526두의 야생멧돼지를 제거한 후 ASF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
우리 정부도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합한 야생멧돼지 ASF 근절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야생멧돼지 대책의 핵심은 사체의 조기 발견과 제거다. 건강한 야생멧돼지는 죽지 않는다. 특히 눈이 많이 오는 겨울 이전에 발견해야 봄까지 방치, 다른 동물과 곤충을 매개로 한 확산을 막을 수 있고, 나아가 주위 환경의 오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과도한 야생멧돼지 살처분 정책은 양돈 및 연관 산업을 크게 위축 시키고 돈가 폭등을 초래, 국민경제를 혼란에 빠트릴 수 있다.
방역을 책임지고 있는 부처에서는 생산자를 위축시키지 않는 따뜻한 시선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해야 한다. 지금의 방역정책은 생산자를 마치 범법자 취급하는 ‘경찰청’ 같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생각해 보자. 한국의 돈육 자급률은 70%다. 나머지 3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부족한 돈육을 원하는 만큼 수입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ASF로 인해 중국의 부족한 돈육량이 내년엔 약 1천300만톤, 베트남은 약 70만톤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를 통해 수입 가능한 돈육이 800만톤에 불과한 상황에서 중국의 수입 예상량은 약 400만톤, 베트남은 약 20만톤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도한 사육돼지 살처분의 후유증은 중국과 베트남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2018년 8월 처음 ASF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두당 27만원이었던 돼지가격이 사육두수가 41% 감소한 올해 11월 100만원까지 폭등하기도 했다.
베트남도 다르지 않다. 지난 2월 처음 ASF 발생하기 전까지 두당 23만원 하던 비육돈 가격이  사육두수가 9% 감소한 12월 현재 51만원까지 뛰었다.
물론 한국 살처분 및 폐사두수는  중국이나 베트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이들 국가의 ASF 사태 이전 돈육 자급률이 97~98%에 달했다. 우리 한국의 돈육 자급률이 70% 수준인 만큼 이미 30%의 사육 돼지를 살처분 한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볼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국산 돈육이 중국으로 본격적으로 수출될 경우 국제 가격이 급상승, 국내 수입량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018년 한국은 46만3천톤의 돈육을 수입했다. 2020년 돈육 수입량은 35만톤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간 돈육수입량 10만톤 감소 시 국내 지육가격은 kg당 500원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국내 출하두수가 금번 ASF 살처분으로 줄어들기 시작하고, 국내 수요가 늘어나는 내년 4월에 돈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정부는 간과해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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