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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진심이 담긴 민원관리 능력

  • 등록 2020.01.16 20:03:08


이 명 지 대표((주)안씨젠)


사이가 나쁜 관계, 해결이 잘 안 되는 갈등관계를 일컫는 단어로 ‘견묘지간(犬猫之間)’ 이 사용된다.
얼마전 축산현장을 찾았다가 양축농가와 환경부서, 시골 마을의 생산자와 외지에서 휴양을 위해 귀촌을 한 민원인의 ‘다툼’과 맞닥드리게 됐다. 축산냄새를 다루는 필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새로운 모습이 아니지만 양축농가들이 본의 아니게 환경부서나 마을 주민과 견묘지간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주목할 것은 냄새 측정이 보다 과학적으로 이뤄지고, 해당장비도 정밀해 지면서 축산 냄새를 둘러싼 ‘다툼’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5월31일 일부 개정된 ‘악취공정시험기준’ 은 축산 농장 부지경계 및 배출구에서의 현장 냄새시료 자동채취를 위한 장치의 운영기준을 담고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공업도시에서 배출되는 냄새물질을 무인으로 포집하는 장비가 무용지물’ 이라는 취지로 지난 2015년 언론을 통해 보도된 기사들이 바로 눈에 띄었다. 실질적인 행정처분이 어렵다는 내용과 함께 예산낭비를 비판을 하거나, 무인 포집 장비의 신뢰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가 많았다.
하지만 수년이 흐른 지금 이러한 논란은 찾아보기 힘들다. 민원해결, 불만해소, 살기 좋은 도시 만들기라는 시대적 요구속에 많은 개선 노력이 이어지면서 결국 온도, 습도, 풍향 등의 기상상태까지 고려된 무인 자동 냄새채취 장치가 현장에 적용되고 행정처분의 기초데이터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사회적 이슈로 부상하다보니 많은 연구자들이 환경과 냄새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고, 보다 많은 데이터가 양산될 것이다. 더구나 더 많은 현장에 적용된 냄새결과가 도출될 경우 악취방지법을 악용하는 감정 민원인이 행정이나, 법원을 통해 공정한 판단기회를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양축농가들은 감정민원을 방어할 대책 찾기에 열중하고, 결국 반복적인 결과나 과학적 데이터 없이 검증되지 않은 시설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냄새 때문에 발생하는 민원이지만, 과연 100%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이 세상에 존재할지 의문이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양축농가들이 꼭 명심할게 있다.
냄새 문제에 접근하는 핵심은 민원해결을 위한 노력이라는 사실이다. 얼마전 축산냄새 분쟁지역에서 점심을 먹는 도중 바로 옆 주민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아침 운동을 하면서 몸이 아플 때는 평소보다 냄새가 강하게 나는 것 같다” 는 게 그 골자였다. 맞다. 냄새란 이런 것이다. 민원을 야기하는 냄새의 강도는 안타깝게도 그 기준이 없다,
결국 양축농가는 민원이 느끼는 냄새강도를 조절하는 능력을 숙련해야 한다. 숙련도는 반복적인 작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반드시 기록도 이뤄져야 한다. 냄새저감제나 시설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보다는 냄새관리에 집중하되 그 숙련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타인이 봤을 때도 현재의 환경에서 최선의 방법을 선택, 과학적이고 사실적인 기록을 수집하고, 어떤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지 표현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냄새 저감 작업 모습을 남기되 민원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대응을 하는 모습을 문자로라도 전송하는 등 민원인에게 노력하고 있음을 알리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어야만 한다. 좋은 시설을 갖추고도 행정처분을 받은 양축농가 대부분이 적절한 대응이 부족함이 가져온 결과였다.
한 가지 생각해보자. 살면서 상대가 내가 동의하지 않거나 이해하기 힘든 것을 요구할 때 그걸 들어주는 이유가 뭘까? 대개 상대와 관계를 유지하고 싶거나 싸우기 싫어서, 혹은 상대가 내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고 미리 포기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 의견을 제대로 전달해야 겠다고 생각되면 다툼이 힘들더라도 도전해야 한다. 상대와 타협해서 상대의 동의를 얻으려고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단 강제로 한 행동은 오래가지 않는다.
진심으로 협의하고 소통해서 동의를 얻어야 갈등이 사라진다. 물론 진심에는 사실적 요소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특별한 시설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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