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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최윤재 교수의 '목소리' <32>국내 축산업의 역사와 함께 그리는 미래 (6)

축산, 국민건강 기여 넘어 식량안보·생명산업 가치 인식
자원환원 공익 산업…남북협력 ‘마중물’ 기대

  • 등록 2020.02.05 10:22:30


(서울대학교 교수, 축산바로알리기연구회장)


3. 한국 축산업의 미래상
이번 글에서는 한국 축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미래상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한국 축산업은 크게 다음의 4 가지와 함께 해야 한다.


1) 소비자와 함께
축산물은 식물성 단백질로는 채울 수 없는 양질의 아미노산을 제공하는 등 국민건강증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또한 비만 등 성인병의 주범이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임이 밝혀지고, 저탄수화물 고지방 섭취는 당뇨와 염증성 질병 등에 이롭다는 연구가 이어져 나오고 있다. 이렇듯 축산업은 국민건강과 직결되어있기에, 축산업은 국민건강과 식량안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최근 우리 축산업은 대내외적인 위협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 세계 곡물 가격의 폭등과 사료값 상승은 농가의 생산비 부담을 가중하고, 칠레, 미국, 캐나다와 같은 축산 선진국들과의 연이은 FTA 체결로 가격 및 품질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AI나 구제역, ASF 같은 가축질병들이 지속적으로 창궐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축산업이 성장하고 농업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소비자들의 우리 축산물에 대한 부단한 신뢰와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계속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높은 수준의 축산물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1991년 국가잔류검사 프로그램 시행, 2011년 성장촉진용 항생제의 사용 전면금지, 2013년 ‘수의사 처방제’ 도입 등이 그 예이다. 하지만 아직도 더 노력해야할 부분들이 있다. 정부는 정확한 오염원 기준치 확립 및 관련 법안을 보완해야 하고, 우리 축산물 및 수입축산물 검열을 철저히 해야 한다. 축산 관계자는 약품 사용 시 준수사항을 지켜야 하며, 학계 및 연구소에서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자원 개발 및 오염원 제거를 위한 방안 마련 등 모두 함께 노력을 해야 할 때이다.


2) 지역사회와 함께
축산업은 삶의 터전을 공유하는 이웃들과도 함께 해야 한다. 농촌·농민과의 상생을 위해 분뇨의 자원화 사업 등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축산업의 분뇨 처리 비용을 절감시켜주면서 동시에 소위 ‘지력’이라 칭하는 유기물 부족 농토 혹은 간척지의 생산비를 절감시킬 수 있는 훌륭한 ‘윈윈’전략이다.
축산업은 도시·지역민과도 상생을 도모할 수 있다. 예컨대 도시·지역사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중심으로 하는 ‘자연 순환형 농축산업 모델 도시’를 생각해볼 수 있다. 축산업은 유기축산을 통해 안전한 식품을 도시에 공급하고, 도시지역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나 축산농가의 가축분뇨를 수거해서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이용하여 전력과 열을 생산하고 생산한 전력과 열은 해당 지역에 전기와 난방을 제공할 수 있다. 이어 축산물을 판매한 이익을 소외계층 후원이나 장학금 지원 등의 형식으로 인근 지역에 환원함으로써, 지역과 상생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3) 남과 북이 함께
남북은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이며, 언제 통일이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는 반드시 평화통일을 해야 하며, 이 때 남북한 공동 축산의 활성화는 더 큰 틀의 남북협력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남북은 축산업의 여러 측면에서 서로 많은 차이가 있으나, 필자는 이것이 오히려 상호보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우리의 경우 환경오염의 주원인인 축산 분뇨가 북한에 있어서는 토질 향상을 위해 필요한 소재이다. 사료에서도 원료사료는 외국에서 수입하지만, 배합사료의 경우 남한은 포화생산으로 적체되어있으나 북한은 필요한 양보다 훨씬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에 초자원 생산은 북한이 가능하지만, 우리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서로의 상호보완성을 이해한다면 상호교류를 할 여지가 많다. 나아가서 남한 입장에서는 재래종 가축 등 생물자원과 친환경 축산물의 조달원도 확보할 기회이고, 북한은 남한으로부터 물자지원을 통한 경제적 이득과 함께 남한의 앞선 축산 기술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상호 협력은 공히 남과 북의 축산진흥의 길을 열어 국제축산시장에서도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며,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틀이 될 것이다.


4) 지구 생명체와 함께
축산업은 산업인 만큼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제 1순위이지만, 지구 생명체를 이용하는 것임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 가축은 우리와 더불어 지구에 함께 사는 생명체임을 인지하고, 이들과의 공존을 도모해야 한다. 따라서 인간, 동물, 식물 및 지구환경의 지속을 위한 공존모델의 수립이 요구된다.
인간을 위한 의학과 건강에 관한 연구 과정에서 동물희생을 최소화해야하며, 동물복지와 가축복지를 함께 실현해야 한다. 또한 생태계 지속가능한 범위의 생산 규모를 유지해야하며 생물자원의 보전을 위한 생태계 관리에 힘써야한다.
이렇듯 한국 축산업을 위해서 독단적으로 홀로 나아갈 수는 없다. 가깝게는 국내소비자, 지역사회와 남북한, 넓게는 지구 생명체와도 얽혀있다. 그저 ‘산업’이라는 생각에 이익에만 매몰되지 말고 지구 생명체 모두와 함께하는 축산을 지향할 때, 성숙한 축산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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