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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한국 양돈산업의 ‘블루오션화’ 전략

  • 등록 2020.02.05 10:24:49


정 영 철 대표(㈜정피엔씨연구소)


지난달 넷째주 돼지 평균가격이 지육 kg당 2천477원에 머물며 동기간 가격으로는 2004년 이후 15년만에 최저가격을 기록하는 등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돼지가격은 양돈을 비롯한 관련 산업계를 패닉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수요에 비해 돼지 출하두수와 수입 돼지고기의 공급량이 많은 게 그 원인이다.
그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었던 국내산 돈육이 대량의 저렴한 수입 돼지고기에 밀리고 있는 것은 특히 문제다. 스페인산 이베리코 돼지고기의 경우 국내산 돈육에 대한 맛의 신뢰를 낮추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지금 이대로 양돈산업이 지속된다는 가정의 시나리오라면 국내 돼지고기 시장의 자급률은 현재의 70% 수준에서 순식간에 50% 이하로 하락, 생산자와 유통업체의 탈출이 계속되고 나아가 소비자도 외면하는 산업으로 전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기의 한국 양돈 관련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블루오션 산업으로 전환시킬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3대전략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국내산 돼지고기 인증시스템의 도입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매년 발표하는 원산지 위반 품목은 항상 돼지고기가 1위다. 돼지고기의 경우 어느 나라에서나 동일한 3개의 품종을 주로 이용하고, 국내 배합사료의 곡물자원인 옥수수와 대두박 등은 90%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인 만큼  물리적인 생산이력추적 방식 외에는 원산지 판별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사실이 있다. 돼지고기의 주성분은 단백질이 아닌 70%의 물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물속 미량 광물질 등의 원소와 돼지고기 단백질, 지방의 동위원소를 분석하면 국내산 돼지고기 판별이 가능할 뿐 만 아니라 이미 해당기술에 대한 특허 획득도 이뤄진 상태다. 더구나 우리 돼지고기 내의 수분이 우리 몸의 수분과 일치한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국내산 돼지고기가 ‘신토불이(身土不二)’ 식품임을 설득시키기에 충분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우의 원산지 표시 의무화 조치가 소비량과 가격을 15% 상승시켰던 사실을 감안한다면, 돼지고기 원산지 판별은 국내산 돼지고기 수요와 가격을 15%이상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포크 소믈리에 시스템의 도입이다. 돼지고기를 단맛, 감칠맛, 짠맛, 쓴맛, 신맛으로 분해해서 수치화하고 맛있는 돼지고기의 다섯가지 맛의 비율을 확정해 맛지수(100점 만점)로 표현할 수는 없을까? 더 나아가 돼지고기 원산지와 맛의 지수를 전문가인 제3자가 판정하게 하고 소비자에게 알리는 방법은 없을까? 널리 알려진 와인 소믈리에와 같은 포크 소믈리에 시스템을 도입할 수는 없을까?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년 맛지수 관련 프로젝트에서 소믈리에 제도의 정의나 실용화 방안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돼지고기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맛있게 요리하는 법 등을 일반 소비자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소비자와 영양사 등을 대상으로 한 포크소믈리에 제도가 필요하다. 체계적으로 돼지고기 종류와 등급, 부위에 따른 요리방법, 돼지고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홍보함으로써 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16년부터 ‘배달의 민족’ 이 매년 치킨 맛을 감정하는 치믈리에 자격시험을 실시해 젊은이들의 폭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사실을 깊이 새겨볼 시점이다.
소비자 친화적인 소믈리에 마케팅 방법은 돈육 소비를 최소한 5~10%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한국 양돈산업 생산성의 향상 전략으로 GGP-GP-PS 통합관리 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 현재 대한한돈협회는 신규 종돈의 혈통등록 사업을 착수하면서 한돈팜스 전산화 고도화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와 병행해서 한돈협회와 GSP 종축사업단에서는 종돈장의 유전적 개량도가 비육농가의 생산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GSP-GP-PS농장들을 연결한 통합유전 평가시스템을 설계중이다.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덴마크의 MSY(모돈 두당 연간 출하두수)는 31.3두(2017년 기준), 한국은 17.8두로 연간개량도(0.3두)를 감안한다면 25년 차이를, 한국 상위 10%는 22.2두로 덴마크와 7.3년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덴마크의 2013년 MSY가 22.1두라는 것을 감안, 통합 유전 능력평가 방식으로 선발된 최우수 웅돈을 실제 덴마크의 육종교배 방식으로 적용한다면 6~7년 내에 따라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덴마크 수준의 생산성을 달성한다면 생산비를 최소한 10~20%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은 양돈의 높은 생산성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돼지고기를 생산하게 된다면 우리 양돈 산업을 블루오션 산업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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