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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지속가능 축산, 축분퇴비 수요처 확보가 관건

  • 등록 2020.05.13 10:46:52


안 희 권 교수(충남대 동물자원과학부)


농가형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가 올해 3월 25일부터 마침내 시행됐다. 1년이라는 계도기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 몇 해 동안 분주하게 준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덜된 농가들이 여전히 많이 있었던 걸 보면 1년의 계도기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라고 본다. 계도기간 동안 시간에 쫓겨 단기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일들에만 초점을 맞춰 준비하다보면 큰 틀에서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일들을 소홀히 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차분히 준비해야 할 여러 가지 일들 중에서도 가축분뇨 자원화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축산의 체계를 다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원활한 가축분뇨 자원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축산 구축을 위해 필요한 과제들을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지난해 여름 한우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정부에서 수행한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대부분의 한우 사육농가는 본인 소유의 농경지 위주로 우분 퇴비를 살포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타인의 농경지에 우분 퇴비를 살포하는 농가의 비율은 10%도 안 된다고 한다. 타인의 농경지에 우분 퇴비를 살포하는 농가의 비율이 이렇게 낮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축분뇨는 자원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므로 지속가능한 축산을 위해 퇴액비 형태로 자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우리 축산인들은 대부분 동의할 거라고 확신하지만 경종농가를 비롯한 비축산인들은 가축분뇨 자원화에 대해 우리와 사뭇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가축분 퇴비에 대한 축산인들과 비축산인들 간의 시각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축산농가에서 부숙도 기준을 충족시키는 퇴비를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찾는 사람이 없어 적체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러한 퇴비 적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우농가들이 경종농가에게 우분을 무상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운반, 살포, 경운까지 직접 해주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
경종농가의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경험적으로 상품적 가치가 어느 정도 검증된 화학비료, 유기질(유박) 비료, 퇴비공장에서 생산된 가축분 퇴비를 농가에서 개별적으로 생산한 퇴비 보다 더 신뢰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농가형 가축분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는 농가에서 생산되는 가축분 퇴비에 대한 경종농가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경종농가들에게 농가형 가축분 퇴비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필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기존에 퇴비공장에서 생산된 가축분퇴비를 구입해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농가가 한우농가에서 생산한 우분퇴비로 대체할 경우 10a(약 300평) 당 벼는 2만4천원, 옥수수와 고추는 4만원의 생산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축산농가에서 생산된 퇴비를 사용할 경우 절감 가능한 생산비를 작물별로 정리해 경종농가들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농진청에서 2006년도에 수행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한우분 생분을 기비로 전량 살포해 총체보리를 재배했더니 화학비료를 이용한 관행 재배에 준하는 수량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화학비료에 비해 지하수와 하천오염을 줄여주는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퇴비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한우분 생분을 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화학비료에 비해 수확량에 차이를 보이지 않고 지하수와 하천오염이 경감됐다는 것은 한우분 퇴비가 자연친화적인 친환경 비료라는 것을 입증한다고도 볼 수 있다. 농가형 퇴비의 유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와 유사한 국내외 연구결과들을 발굴해 경종농가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가축분뇨 자원화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축산의 체계를 다지기 위해서는 경종농가들을 대상으로 농가형 가축분 퇴비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퇴비 수요처를 확대해야 하며, 축산농가들은 부숙도 기준에 부합된 양질의 퇴비를 생산해 경종농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부숙도 검사 의무화를 계기로 농가형 가축분 퇴비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경종농가에게 퇴비 품질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게 된다면 지속가능한 축산의 기틀을 공고히 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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