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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유통정책, 규제만 키웠다”

식용란선별포장업 시행
"취지 상실…졸속 제도”
현장 회의적 시각 팽배

광역 EPC 난항 겪자
허가기준 완화 무리수
이력제 연쇄 부작용 우려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정부의 계란 유통구조 개선 정책이 본래의 취지를 상실한 채 현장에 규제만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25일 ‘식용란선별포장업’이 도입·시행됐다. 이는 가정용으로 판매되는 계란을 위생적으로 선별·세척·검란·살균·포장 후 유통하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업계가 변화된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1년의 계도기간을 운영해 지난달 25일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계도기간 중 진행 상황을 토대로 계란유통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정부가 무분별한 개인 선별포장업장을 허용해 농장 방역, 계란검수 등이 기존의 방식과 달라진 것도 없이 규제만 강해졌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기존 GP(Grading & Packing)로 칭하던 계란유통센터(선별포장업장)를 EPC(Eggs Processing Center, 계란유통센터)로 명명키로 하고 계란공판장 기능을 수행하는 산지 유통기지로 구축하려 했다. 이를 위해 계란공판장 기능을 할 수 있는 EPC 운영을 확대키 위해 지원사업을 펼치기도 했지만 사실상 EPC의 설치는 시간·장소·비용에 제약을 받기 때문에 진행이 더뎌질 수 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러자 정부는 지원 사업대상 기준을 완화하는 등 소규모, 혹은 농장단위 선별포장업장도 허가를 해줬다. 실제로 지난해 말 70여개소에 불과했던 허가업체가 계도기간 종료 한 달 전인 지난 3월말에는 168개소, 계도기간 종료 한 달 후인 현재에는 353개소(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로 급증했다.  
대한양계협회 한 관계자는 “이미 일정규모 이상의 산란계 농장에서는 선별포장업 허가를 득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법 시행이 임박한 상황에서 계란을 처리할 곳이 부족하자 계란을 판매해야 하는 농가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자금을 투입, 허가를 받게 된 것”이라며 “사실상 광역 EPC 추진계획은 무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문제는 이로 인해 일정규모를 갖추지 못한 중·소규모단위 농가들의 유통이 어려워 졌다는 것”이라며 “농장 주변에 계란을 처리해 줄 선별포장업장도 없고, 자금 등의 문제로 허가를 받지도 못하는 농가들은 사실상 판로가 막힌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대형 선별포장업체 한 관계자도 “촉박한 시행 기간으로 계란유통대란을 우려한 정부가 허가기준을 완화한 탓에 AI 등의 질병전파를 막기 위해 농장에서 분리된 시설을 통해 계란을 유통시키려는 본래의 취지를 상실했다”며 “오히려 중·소규모 업체의 난립을 예상해 광역 EPC를 추진하던 측의 진입을 가로막아 버리는 결과만 낳고 말았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오는 7월 전면시행을 앞둔 가금(계란)이력제에까지 연쇄적으로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란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도축 단위로 유통되는 타 축산물과는 달리 계란은 낱개단위로 유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취급 물량이 적고 거래처가 많은 유통상인 혹은 농장의 경우 사실상 이력제에 대해 대응을 할 수 없다”며 “계란에 대한 가금이력제 시행 자체가 모든 계란이 광역 EPC를 거친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추진 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류경선 전북대 농생명과학대학장은 “당시 ‘계란유통구조 개선TF’에서 정부가 제시한 유통구조 개선방안은 좋았다. 하지만 시행기간을 너무 짧게 잡은 탓에 당초 계획대로 진행이 되지 않은 것”이라면서 “당초 계란의 선진유통체계 구축을 하겠다는 정부의 취지와는 너무 동떨어져버린 현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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