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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

<화제의 현장>민원 불식 모범사례…경기 파주 ‘용소목장’

“청결만이 살 길”…깨끗한 환경으로 도시화 대응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목장 외벽 그림으로 꾸며 친근한 이미지 부각

지붕 높여 환기 원활케…퇴비사 냄새 관리 역점

목장 앞 식당·카페 민원 제로…지역민 견학도


축산농가들에게 있어 축산냄새 처리는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이다. 도시화가 점차 진행되면서 축산냄새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민원 발생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강화된 환경규제로 농가들은 생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철저하고 청결한 목장관리를 통해 지역 주민들과 상생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목장이 있다. 바로 경기 파주 탄현면에 위치한 용소목장(대표 유재근)이다. 

1993년 젖소 3두로 시작한 용소목장을 젖소 100두 규모로 키워오면서 유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목장의 청결’이다. 

목장은 사람이 먹는 식품을 생산하는 곳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우유가 얼마나 깨끗한 환경에서 생산되는지 알려줘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특히 용소목장은 인구이동이 빈번한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어, 목장관리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목장 전경만 봐도 목장상태를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한 유 대표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퇴비사를 비롯한 목장 곳곳에 그려진 아기자기한 벽화도 눈에 띈다. 시멘트 벽으로 둘러싸인 목장은 자칫 답답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3대가 함께 건물 벽에 그림을 그린 것이다. 

유 대표는 “목장 인근에 LG디스플레이 단지가 있다 보니 목장 앞을 지나가는 출퇴근 차량들이 많아 목장의 내외부가 노출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차라리 외관을 그림으로 꾸민다면, 목장의 친근한 이미지가 부각되지 않을까 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스플레이 단지서 운영하는 유치원생들이 종종 목장을 방문해 구경을 하고 가고 있어, 목장의 청결에 더 많은 신경을 쏟고 있다고 한다. 

또한 유 대표는 2년 전 목장을 재건축하면서 목장 입구 쪽에 있던 퇴비사와 목장 뒤편의 착유장의 위치를 서로 바꿨다. 이 또한 목장 외관과 축산냄새로 인한 민원을 고려한 조치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용소목장의 길 건너편 바로 앞에는 식당과 카페가 운영 중에 있지만 민원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목장을 해온 경험을 살려 젖소들이 쾌척한 환경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축사시설을 개선했다.  

더위에 취약한 젖소들을 위해 축사 지붕을 11m로 높게 지어, 환기가 용이하도록 만든 것이다. 여기에 대형팬 6개와 소형팬 40개를 설치해 더위 피해를 최소화했다. 

착유장 지붕도 일반적인 착유장과 다르게 6m 높이로 지은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아울러 착유장 벽면을 타일 대신 청소가 용이한 대리석으로 교체하면서 더욱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토록 했다.

유 대표는 “젖소들은 체온이 높아 열이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여름에는 착유장에 잘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착유장 지붕을 높게 만들고 난 이후 젖소들이 편안하게 착유할 수 있게 됐고 목장 환경이 좋아지면서 젖소들의 질병 발생도 자연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 대표는 자연순환농법 실천으로 효율적인 퇴비관리를 하고 있다. 

채식장에서 발생한 축분은 2~3일에 한번 퇴바사로 옮겨지고, 부숙과정을 거쳐 1년에 두 번 1만평 규모의 자가조사료포에 뿌려진다. 일부 남는 부분에 한해서 이웃 농가에게 나눔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유 대표는 옥수수를 주로 재배하는데 매년 장마를 대비해 남들보다 일찍 종자를 심고 수확을 7월 말에 실시하는 것이 그의 노하우이다. 

유 대표는 “올해 유난히 긴 장마에도 불구하고 수확이 남들보다 빨리 이뤄지다보니 피해가 크지 않았다. 다만 빨리 수확한 만큼 예년 같았으면 옥수수 재배를 한 번 더 했을 텐데, 땅이 질어져 이번에는 이모작을 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대표는 옥수수 이외에도 생벼를 사일리지로 만들어 육성우에게 급여하고 있다. 

생벼를 말아두면 발효가 잘 일어나는데 은은한 사과향을 뿜는다. 일반적인 볏짚보다 부드럽고  기호성이 좋아 조사료 섭취량이 두 배로 늘었다고 한다. 

유 대표는 이미 서울우유 대의원, 한국낙농육우협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낙농산업의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해온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09년 농림부 장관상 표창과 두 차례의 경기도지사 표창까지 받은 유 대표가 ‘2019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도 그의 도전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 대표는 “스스로 얼마나 목장을 깨끗하게 가꾸고 있는지 진단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원하게 됐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향후 계획으로는 목장 앞 공터에 카페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목장 근처에서 딸기농장도 하고 있어, 딸기를 비롯한 지역농산물을 판매하는 코너도 만들고 어린이들을 위한 소동물 체험 공간도 마련해 지역 주민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장소로 꾸민다면 소비자들의 인식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비롯해 각종 환경규제로 낙농가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농가 수는 점차 줄어가고 있다. 이대로는 식량안보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며 “농가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일방적인 규제가 아닌 의지가 있는 농가들이 낙농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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