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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고>식량안보 시대 ‘역행’

이재식 부경양돈농협 조합장

  • 등록 2020.10.07 16:52:05

[축산신문]

이재식 조합장(부경양돈농협)

코로나19 발병으로 WHO에서 팬데믹이 발효되면서 가장 위기의식을 가진 것 중 하나는 자국의 식량 자급률 문제였다. 국가 간 물류 이동이 제한되면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식량공급에 관한 한 큰 위기 없이 잘 이겨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시대에 식량 자급률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을 하지 않아도 모든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다고 본다. 

지난 8월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 축산T/F팀에서 ‘가축 사육권 제도 도입’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한다. 도입 배경은 국내 축산업이 환경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니 이제는 사육 두수를 줄이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육두수를 줄이자는 것은 자급률도 축소하겠다는 거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국민들에게 국내산 돼지고기 섭취량을 줄이자는 것을 논의한 셈이다.

필자는 ‘가축 사육권 제도 도입’에 대한 기사를 접하고 ‘농특위의 존재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위한 ‘농특위’라면 팬데믹 상황에서 식량 자급률을 먼저 논의 했어야 한다. 현재 식량 자급률 수준으로 불확실한 상황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지, 식량 안보는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는지를 먼저 논의 했어야 한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도 식량 자급률의 안전한 지수를 설정하고, 자급률 확보를 위해서 정책적으로 무엇부터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했어야 한다. 그런데 농특위는 자급률을 줄이자는 것을 논의한 것이다. 누구를 위한 농특위인가.

우리나라 돼지고기 자급률은 대략 70% 전후이다. 정부에서 발표한 2022년 돼지고기 자급률 목표는 78.6%이다. 이 목표치의 자급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모돈을 약 12만7천두를 더 늘려야 한다. 

이 자급률 목표를 위해 축산업이 환경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면 그 해결 방안을 찾도록 해야 한다. 분뇨처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냄새 민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기술적인 문제와 지원 체계를 논의해야 자급률을 달성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야 식량 안보가 지켜지는 것이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고 자동차 생산을 줄이라는 것이 타당한 이치일까?  배기가스가 문제라면 환경오염이 줄어들 수 있도록 기술적인 개발이 필요한 것 아닌가? 배기가스 저감 장치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타당할 것이다.

농사를 짓는데 농약이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면 농사를 줄이라는 말인가? 아닐 것이다. 친환경 농법과 환경에 해가 적은 농약 개발에 정책적인 지원이 꾸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양돈 사육 두수를 10% 줄인다는 가정을 해보자. 도축장, 사료공장, 동물약품회사, 육가공장, 지육 운송업자, 정육점 소상인, 정육식당 등 관련업계 종사자 모두 10% 줄이는 결과가 따라온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그 많은 경제력과 인력을 감축해야 하는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보이지 않게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은 명약관화다. 

모든 산업에는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크고 작은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산업을 축소하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다. 축산업도 그러하다. 그래야 식량 안보가 지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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