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일호 기자] 국내 최초로 주사바늘이 필요없는 가축용 자동접종기가 개발됐다. 의료용 장비 전문업체인 (주)리본에이전시의 ‘아톰건’이 바로 그 제품. 대한한돈협회와 함께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공동개발에 착수. 각종 현장 임상실험과 함께 상용화를 위한 내구성 강화 과정 등을 거쳐 개발을 완료해 농림축산검역본부의 품목허가를 거쳐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시판에 돌입했다.
피내 분사식…약물이 주사침 역할 담당
약제충전에서 사용 후 세척까지 자동
항체가 유지…이상육 발생 크게 감소
주사침이 없다
바늘을 이용, 피부에 강제적인 약물 침투경로를 확보하고 손가락의 힘을 이용해 신체 속에 약물을 천천히 밀어 넣어주는 게 일반적인 주사기다.
반면 아톰건은 ‘분사식 주사기’ 로 바늘없이 미세한 노즐홀을 피부에 밀착, 기기 본체의 강인한 발사압력을 이용해 약물을 순식간에 밀어넣어주는 방식이다. 약물자체가 순간적으로 바늘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투입된 약물은 각층의 피부결을 뚫고 일정한 깊이로 직선 침투하게 되며 저항층을 만나게 되면 조직의 결을 따라 순식간에 수평으로 고르게 확산되는 형태로 약물을 전달하게 된다.
이에 따라 바늘로 인한 통증이 없을 뿐 만 아니라 목표침투층에 고르고 빠르게 약물을 침투시킬수 있다. 해외에서는 ‘Jet-Injector'로 불리우고 있다.
전자동-청소까지
아톰건은 1회 일정량의 약물이 자동으로 접종되도록 제작됐다. 약물의 목표 침투층을 피내로 최적화한 게 특징. 휴대용으로 기기에 약병과 베터리를 장착, LCD창에 나타난 그림에 따라 버튼을 누르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만으로 약제충전과 접종에 이어 사용 후 세척까지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 제품에는 1500mAh 리듐이온 휴대용 전기충전 배터리가 채택됐다. 여기에 작업시 무게분산을 도와주는 탄성 라텍스 소재의 작업밴드가 제공, 휴대가 간편하고 편의성이 높아 장소와 시간에 제한을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내구성도 확보됐다. 사용자의 습관과 보관상태에 따라 다를수 있지만 배터리 완충 후 사용시 700샷 정도가 작동된다. 60분 이내 쾌속 충전이 될 뿐 만 아니라 ‘PID제어 프로그램' 을 통해 배터리 잔여량이 줄어도 전압이 유지되면서 처음부터 마지막 샷까지 안정적으로 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
샷간 소요시간이 3.5초로 산술적으로는 1시간에 1천두 이상 가능하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부식에 강한 소재를 사용했을 뿐 만 아니라 약물이 닿는 모든 부분과 부속품의 조립 및 분해가 쉬워 위생적으로 기기관리가 이뤄질수 있다.
특히 사육농장별 접종기록 관리도 가능하다는 점은 또다른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말 아프지 않게
리본에이전시에 따르면 매회 기계적으로 일정한 용량을 투여,균일한 접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바늘없는 피내접종이 이뤄지다 보니 구제역 백신의 경우 접종에 따른 이상육피해를 최소화 할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또 가축의 스트레스, 유사산 등 바늘주사에 따른 부작용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부러진 바늘로 인해 축산물 가공과 유통시 발생할수 있는 클레임의 우려도 없다.
실제로 대한한돈협회 등과 실시한 현장실험에서 백신접종 효과는 유지하면서도 이상육 발생이 크게 감소한 결과가 확인되기도 했다.
(주)선진 브릿지랩 권성균 원장은 아톰건을 이용, 목과 등 부위에 2그룹으로 나눠 9주와 13주에 회당 1ml(0.5ml씩 2회)를 피내접종한 결과 비육말기까지 항체가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장사용 효과 지속 공개
회사측은 앞으로 현장 적용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양축농가들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기반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아톰건 사용에 따른 항체형성률 및 이상육 발생 추이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제품 공급가격을 낮춰주는 특별 판매도 실시하고 있다.
리본에이전시 박선경 대표는 “액세서리 교체 등을 통해 다양한 용량의 약물 접종도 가능한 만큼 모든 축종에 적용이 가능하다”며 “접종효과는 높이고 약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수 있어 양축현장에 큰 도움이 될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동물복지 실현에도 가장 적합한 제품임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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