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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남성우 박사의 산티아고 순례길<27>

중세 로마식 성곽 잘 보존된 ‘루고 성’ 관람


(전 농협대학교 총장)


‘로마의 날’ 축제 열려 옛 복장 재현한 인파 북적


▶ 중세 로마시대의 루고(Lugo) 성에 가다. ( 6월 16일, 25일차 )

오늘은 루고(Lugo)에 오전 중에 도착해서 오후에는 루고 성, 성당, 옛 거리 등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루고 성에 도착하니 알베르게 앞에는 벌써 여러 명의 순례자들이 배낭을 순서대로 놓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루고는 해발 460m 산언덕위에 로마통치시대에 지어진 성(城)을 중심으로 발전된 오래된 도시다. 지형이 평평하지 않고 도로도 굴곡과 높낮이가 심하다. 한쪽 편으로 뮤노(Muno)강을 끼고 있는 유서 깊은 중세 도시다. 루고 성은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로마식 성곽으로 2000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성 안에는 성당 을 비롯한 중세의 건축물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성 밖에는 아파트들도 많이 있는데 높이가 전부 8층 이하다. 정부가 고도를 제한하는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지역마다 허용 층수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 오비에도에서는 9층이 가장 높은 건물이었다. 루고 성은 옛 중세시대에 외침을 방어하기 위해서 돌로 쌓은 성곽으로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 성곽 안은 1129년에 창건된 루고 바실리카 대성당을 중심으로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고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이 성당은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성당으로 규모가 매우 크고, 내부 제단이며 정교한 조각들이 뛰어나다. 

특히 천정화는 바티칸 시스티나성당의 벽화나 천정화에 비하면 규모에서는 비교가 안 되지만 필치의 정교함은 매우 뛰어났다. 그림의 중앙부분에는 최후의 심판과 천당과 지옥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는 것이 돋보였다. 성당 주위로는 여러 성인들의 조각과 함께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작은 기도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에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서 고통스러워하시는 십자가 고상(苦像), 바로 옆에는 돌아가신 아드님 예수를 바라보는 처절한 슬픔이 표현된 성모상이 처연하게 느껴졌다. 

거리에 사람들이 많고 광장에는 축제분위기로 떠들썩했다. 나는 일요일이라 관광을 나선 사람들이 많아서 붐비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오늘이 ‘로마의 날(Roman Day)’ 축제를 하기 때문이란다. 옛날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았던 그 시대를 되새기고자 하는 행사로 참가자들이 로마황제, 귀족, 기사 등의 복장을 가족단위로 입고 모여들었다. 옛 로마시대의 장터가 재현되고 생활 모습이 전시되었다. 하이라이트는 로마군대의 행진곡 연주에 맞춰 참가자들이 시가행진을 벌이는 행사로 많은 사람들이 서로 로마시대 복장을 입고 대열에 합류했다. 

걸어서 성곽 위로 올라가서 산책을 했다. 성곽 위는 매우 넓어서 군인이 열을 맞추어 이동을 해도 될 정도였다. 축성 재료는 판석(板石)으로 얇은 돌을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아서 올렸는데 그 높이가 10m는 되도록 꽤 높게 쌓았다. 갈리시아주는 검은색의 판석이 많아서인지 지붕을 판석으로 입힌 집들이 많았다. 어느 마을에서는 보도를 판석으로 깐 곳도 있을 정도였다. 판석을 세로로 세워서 울타리를 친 집도 보았다. 

인류의 주거형태는 그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지어진다. 나무가 많은 북구에서는 통나무집이 많고, 갈대가 많은 강변에서는 벽이나 지붕을 갈대로 하고, 벼농사를 짓는 한국은 짚으로 이엉을 엮어서 지붕을 삼았다. 강원도 산간지역에서는 나무판으로 지붕을 만드는 너와집을 짓고 살기도 했다. 야자수가 많은 열대지방에서는 야자수 잎을 엮어서 집을 짓고, 에스키모들은 얼음으로 이글루를 짓고 살기도 하니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루고 성 입구 표지판에는 산티아고까지 99.583km라고 적혀 있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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