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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최근 한우 유전체분석 사업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이 분야에 여러 학교와 기관들이 나서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서로 앞다퉈 예산을 투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유전체분석이란 소의 모근을 채집해 분석 장비로 유전자지도를 그리고 그 지도를 통해 나타난 개체의 유전적 특성을 ‘미리’ 알아내는 것이라고 필자는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서 그 숨은 의미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뤄지고 있는 개량의 기초 개념에 대해 알고 넘어가야 한다.
농장에서 이뤄지는 암소개량의 가장 중요한 작업은 선발과 도태다. (종모우에 대한 개량은 국가에서 진행하는 것이라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좋은 능력을 가진 소는 선발해 그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고, 능력이 좋지 못한 소는 일찍 도태하는 것이 개량의 핵심이다. 이런 선발과 도태를 잘하기 위해 기록도 남기고, 등록도 하고, 당대 및 후대 검정, 체형심사 등을 하게 되는 것이다. 큰 사회적 비용을 사용하면서 많은 인력이 이런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는 것은 결국 그 소(암소)가 가진 유전 능력을 알아내기 위한 것이다. 이런 선발과 도태의 과정이 결과적으로 한우농가의 수익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 한우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유전체분석이라는 것이 지금 시점에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일까?
핵심은 바로 정확도다. 비싼 장비를 구입하고, 모근을 채취해 유전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결국 해당 개체의 가능성을 보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앞서 언급된 여러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이뤄지는 선발과 도태가 좀 더 정확한 근거와 자료로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유전체분석은 새로운 무엇이 아닌 기존의 개량사업의 발전된 형태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일부에서는 의욕만 앞세워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가 하면, 이 사업의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농가들도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유전체분석에 관심이 있는 농가와 관계자라면 우선 몇 가지를 고려해 보길 바란다.
현시점에서 유전체분석 결과가 100%라는 맹신은 위험하다. 또한, 나에게 과연 필요한 것인지, 내가 이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먼저 세우는 것이 좋다.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정확하게 샘플을 수집하고, 제대로 분석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이 사업은 정확도가 생명이다. 마지막으로 사업에 참여하기에 앞서 좀 더 애정을 갖고 내 소들을 관리하고, 관찰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결국 개량은 좋은 소를 선발하고, 저능력의 소를 도태하는 것이 기본이라는 개념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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