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신개념 사료 만들자”…농가·업체 협력 현장시험 끝 개발
비육기간 단축에 환경 개선 효과도…시너지 창출 자부심
한우사육에 있어 출하월령을 단축하는 것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농장경영에 많은 이로움이 있다. 우선 단축된 기간만큼 투입되는 사료비와 기타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한정된 규모의 축사에서 한정된 기간에 생산되는 경제적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소의 회전이 빨라지면서 발생하는 매출 또는 수익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강원도 강릉시 소담농장(대표 최돈관)은 고정관념을 깬 사양관리로 출하월령을 크게 단축시키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출하 성적을 살펴보면 올해 초부터 소담농장에서 출하한 거세우 16두 가운데 단 3마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29개월령보다 빠른 월령에 출하됐고, 26개월령 보다 빠른 월령에 출하된 개체가 총 8두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2월 5일 농협부천축산물공판장으로 출하된 24개월령 거세우는 경락단가 2만9천801원/kg으로 이날 경매된 소 가운데 최고가를 받기도 했다.
최돈관 대표는 일반 농가와 차별화된 사양관리가 비결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수분이 포함된 TMR 사료가 우리나라에서는 정석인 것처럼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영양적 가치를 생각하면 불필요한 수분은 줄이고, 영양적 가치를 높인 건식 TMR이 소에게 좋을 것이라 판단했다. 적합한 제품을 찾고 있던 차에 카우링크의 김승태 대표를 만나면서 함께 사료를 만들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3년 전 사료 원료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했던 사료 개발자 김승태 대표와 제대로 된 한우용 건식 TMR을 찾고 있었던 최돈관 대표가 만나면서 신개념 사료의 개발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승태 대표는 다양한 원료를 활용해 사료를 만들면 최돈관 대표는 농장에서 급여해보고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주면서 계속 결점을 보완해 나갔다.
김 대표는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거듭된 실험을 통해 단점을 보완했고, 최 대표는 현장에서 살아있는 조언으로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료의 완성도는 높아졌고, 지난해부터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출하를 앞 둔 거세우 한 마리가 28개월에 절박이 난 것이다.
최 대표는 “어린 송아지부터 출하 때까지 먹일 수 있는 사료가 필요했다. 당연히 송아지가 젖을 떼면 출하 때까지 카우링크 사료를 먹였다. 섭취량도 안정적이고, 증체도 좋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30개월까지 키워 출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때라 소가 출하 적정 체중에 도달했어도 출하를 미뤘었다. 그러다가 28개월령에 거세우 한 마리가 사고가 났고, 그 때 부터 출하월령을 조금씩 앞당겨보기로 했다”며 “아직 거세우 평균 출하월령은 27개월령 정도지만 25개월령 보다 앞당겨지는 것도 시간문제다”라고 말했다.
예상 못 했던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소화 효율이 높은 사료는 분뇨발생량을 줄여 농장환경이 몰라보게 개선된 것이다.
최 대표는 “사료를 잘 소화시킨 소는 분뇨 배출량이 적다. 또한, 배출한 분뇨에는 영양분이 없어 냄새와 파리가 적다. 결과적으로 농장의 환경은 그 전에 비해 몰라보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소담농장은 지난 1년 동안 톱밥을 단 한 번도 새로 깔아주지 않았고, 농장 한 켠에는 작년에 받아둔 톱밥이 그대로 쌓여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축사바닥은 먼지가 날릴 정도로 잘 말라 있었고, 널찍한 퇴비장이 무색할 만큼 쌓여있는 퇴비의 양은 적었다.
예상 못 했던 효과들이 나타나면서 사료 개발자인 김 대표와 농장주인 최 대표 모두 무척 놀라고 있다. 또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은 농장주와 재능있는 사료 개발자가 만나면 어떤 시너지가 생길 수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이를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도 놀라게 하고 있다.
사료의 효과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변 농가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소담농장 최돈관 대표는 “농장주마다 목표는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소와 축주 모두가 편안한 농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소담농장이 그런 목표에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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