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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거꾸로 가는 AI 살처분 보상금

보상기준 논란 속 ‘등급제<질병 관리>’ 도입으로 감액기준 더욱 강화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농가 현실적 개선 토로…변화 없이 겨울 맞아

산란계 “살처분 일주 전 평균가 적용 합리적”

육계·오리, 시세 보상 아닌 ‘원가 보상’ 촉구

“인센티브 정책으로 방역 의지 높여야” 여론


지난 2020년 11월 겨울 국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을 시작으로 특별방역기간이 종료된 지난 3월 28일까지 가금농가에서 AI가 총 106건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총 108차에 걸쳐 살처분이 진행됐으며, 살처분된 가금류가 3천만수에 달했다.

이로 인해 올 한해 고통을 받은 농가들 역시 많은 상황. 더욱이 농장 내 AI가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 정부의 관련 방역대책 이행으로 인해 예방적 살처분을 진행한 농가들은 최소한 피해는 없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때문에 현장에서는 AI와 관련된 보상책에 대해 개선이 시급하다고 토로하고 있지만 보상체계에 대한 뚜렷한 개선은 없이, 오히려 일부 보상금이 삭감된 상황에서 가금 농가들은 또다시 겨울을 맞고 말았다. 


보상금, 산정기준부터 재검토 해야

이달 충북의 메추리농가에 이어 같은 지역의 오리농가에 까지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며 추가확산에 대한 우려에 가금농가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더욱이 주변농가에서 AI가 발생, 예방적살처분을 시행할 경우 살처분 보상금을 책정하는 현재의 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은 물론, 지급방식도 잘못돼 있어 살처분 시 피해가 야기돼 현실적인 개선이 절실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특히 가금업계서는 현재 지급하고 있는 보상금이 첫 발생 전월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돼, 살처분 이후 크게 뛴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현행 ‘살처분 가축 등에 대한 보상금 등 지급요령’에 따르면 현재 농가에 대한 보상금은 국내에 AI가 최초로 발생한 날 전월의 평균 산지시세(축산물품질평가원 공시)를 기준으로 하며, 발생기간(최초 발생일부터 전국 이동제한 해제시까지) 중 동일한 살처분 보상금이 지급된다. 

아울러 전월 평균시세를 전년도 동월 평균 시세와 비교, ±15% 범위를 넘는 경우 최초로 발생한 월의 직전 3개월을 평균으로 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동이 심한 시세를 기준으로 보상금을 산정하다 보니 시장상황에 따라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보상금을 받을 우려도 있으며, 일부 축종의 경우 산지에서 실제 거래되는 물량이 적어 시세 자체가 대표성을 띄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 산란계

산란계 농가의 경우 계란은 특성상 AI 발생 후 계란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라 살처분(예방적살처분)시기에 따라 계란판매가격도 변동된다. 만약 AI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동떨어진 시세로 보상을 받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더욱이 지난 기존 21주령 최고가 일괄지급 방식에서 지난 ’18년 8월 이후부터는 농가 각자 증빙방식으로 변경, 기존보다 보상금을 수령하기가 더욱 어려워 진 것은 물론, 그 금액도 줄어들었다. 기준이 개정되며 가축구입비·사료비·인건비·수도광열비 등 생산비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농가가 제출해야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는데 영수증이 발급되는 비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선비, 용역비, 잡비 등 증빙이 어려운 항목들도 다수며, 이를 검증하는 것도 쉽지 않아 심사가 길어지고 실제 비용과 수령액의 편차가 더욱 커지게 됐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AI 상황이 길게 이어지다보면 반년이상 전의 시세로 농가들이 보상을 받게될 우려도 커 보상금 산정 시 해당농장의 살처분 일주일전 평균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면서 “기존처럼 단일화된 보상금 기준도 마련 돼야 한다”고 말했다. 


◆ 육계

현재 육계의 살처분 보상금 지급기준인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공시하고 있는 육계의 시세는 ‘유통상인의 실거래가(생계유통가격)’와 계열사의 ‘위탁생계가격’ 2가지를 발표하고 있는데, 보상금 지급기준에서 말하는 전월 평균 시세는 이 중 ‘생계 유통가격’을 적용하고 있다.

육계업계서는 정부의 살처분보상금 지급기준에서 대부분 농가로부터 각 육계 계열화업체가 정상적으로 매입하는 가격인 위탁생계가격(유통물량의 약 97%)은 배제되고 일부 잉여돼 정상 가격보다 상황에 따라 등락 폭이 큰 가격으로 거래되는 생계유통가격(3%)만 적용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로 인해 AI 발생상황이나 수급상황에 따라 육계값 변동폭이 커져 살처분 보상금도 급등락할 수 있어 현실적인 보상금이 지급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보상기준이 ‘시세보상’이 아닌 ‘원가보상’으로 바뀌어야 한다. 살처분에 따른 손실은 육계 시세에 따라 변동하기보다는 농가의 고정비용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라며 “농가들의 다양한 사육규모, 통계자료의 한계 등으로 객관적인 원가산출이 쉽지 않다면 유통시장에서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위탁생계가격’을 보상기준으로 삼는 대안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 오리

현재 오리의 축산물품질평가원 시세는 계열업체별 신선육 kg당 도매 판매가격을 조사, 산지가격으로 역으로 산출하고 있으며, 이를 살처분보상금의 지급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육계와 마찬가지로 오리의 경우도 98%이상 계열화업체들과 계약사육을 하고 있어 오리농가들은 마리당 연평균 최소 1천260원 이상의 사육비를 고정적으로 수령중인데 실제로 산지에서 거래되는 오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리고기 도매가격을 산지가격으로 환산함으로써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산지가격이 도출돼 농가에 피해가 발생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오리 부화장의 경우 통상 4주전부터 입식계획을 수립, 종란을 입란 해놓은 상황이라 AI 발생시 이동제한으로 인해 해당 농장으로의 입식이 갑작스레 불가능하게 된다. 이에 따라 멀쩡한 새끼오리를 폐기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보상은 전무한 상태다.

한국오리협회 관계자는 “살처분 보상금 지급기준 고시를 현실적으로 개정해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공시하는 가격체계 재검토 및 고시 개정을 통하여 AI 최초 발생일 전월 평균으로 일괄 보상이 아닌 살처분 당일 시세를 적용하여 보상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이동제한에 따라 해당 농가로의 새끼오리 공급이 금지됨에 따라 불가피하게 종란 및 새끼오리를 폐기하는 오리 부화장에 대한 피해 보상도 반드시 뒷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보상금은 줄고, 과태료는 늘고

이처럼 가금농가들은 현재도 보상금과 관련해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오히려 일부의 경우이긴 하지만 살처분 보상금이 더욱 낮아질 수 있게돼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0월 질병관리등급제(방역기준) 관련 보상금 지급 규정 및 개정·공포된 ‘가축전염병 예방법 시행령’ 시행을 밝혔다. 

이에 따라 AI 발생을 최초 신고한 농가에 대한 살처분 보상금이 현행 100%에서 90%로 하향됐다. 

또한 올해부터 시행되는 질병관리등급제와 관련해 참여농가들 중 방역기준이 높아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된 농가에서 AI가 발생하면 방역의무 소홀로 간주해 가축 평가액(또는 물건평가액)의 30% 이상 80% 이하의 범위에서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는 기존 공고로 운영하던 것을 고시로 전환한 것이며 살처분 보상금 지급비율이 하향적용 된 것이다.

이처럼 개정된 시행령은 전반적으로 살처분보상금 감액조건을 늘리거나 강화하는 한편, 방역조치 위반에 대한 과태료 처벌을 상향하는 등 보상금의 지급기준이 전반적으로 농가에 보다 불리한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와 함께 축산계열화사업자의 경우 사업자가 위탁 사육농가에 대한 방역교육·점검을 하지 않았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의 액수를 대폭 상향키도 했다.

가금업계 관계자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평가액의 94~97% 가량으로 지급됐던 살처분 보상금이 올들어 89.3%로 감소했다. 말 안 들으면 깎는 방식보다는 인센티브를 늘려 농가 방역을 유도해야 한다”며 “지난 10월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도 이와 관련된 지적이 있었지만, 농식품부가 현재의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라 올 겨울 AI 발생시 농가에 피해가 커질까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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