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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칼럼>해외선 ‘한국식 치킨’이 제일 맛있다는데…

[축산신문 서동휘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한국닭이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작고 맛없다”고 해 대한양계협회를 비롯한 닭고기 업계가 발칵 뒤집어 졌다. 치킨 값이 비싼 것을 지적하려면 그것만 지적하면 되는데 굳이 객관적이지도 않은 ‘작고 맛없다’는 도발적인 표현을 사용, 소비자들에게 오해의 소지를 남기고 말았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 1.5㎏의 작은 육계로 치킨을 튀기기 때문에 맛이 없고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황 씨의 주장.

황교익 씨는 육계 계열화업체들이 수익이 좋은 사이즈의 닭만 생산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작고 맛없고 비싸기만 한 치킨을 먹을 수밖에 없다고 하며, 이에 대한 근거로 농촌진흥청이 발행한 ‘육계경영관리’에 큰 닭이 맛있고 경제적인 것으로 분석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는 격앙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주관적인 것을 객관적이라는 미명으로 포장해 대중에게 전달하지 마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양계 종사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육계협회(회장 김상근)도 ‘한국이 소형 닭을 소비하는 이유’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황 씨의 주장이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육계협회는 “대응할 가치가 없어 무대응 상태로 있었으나 현실이 묻히는 것 같아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발표한다”며 한국이 소형 닭을 많이 소비하는 이유는 ‘닭고기 소비문화 형태(한마리 유통 80%)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타국(미국의 경우 부분육 90%, 한 마리 10%) 보다 한 마리 유통의 비중이 높다는 것. 닭의 크기가 크면 소비자들이 많은 양에 부담을 느껴 구매를 잘 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황 씨는 양계협회의 성명과 육계업계의 설명에도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11월 28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해외시민 대상 한식소비 결과’ 1위는 ‘한국식 치킨’이었다. 황 씨가 전 세계에서 제일 맛이 없고 비싸기만 하다던 한국식 치킨 말이다. 황 씨는 맛이 없을 수 있다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치킨이 가격은 비쌀지언정 맛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맛’의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이기 때문에 검증은 복잡하다. ‘크기’는 소비형태의 문제다. 회식 자리에서 먹는 백숙과 닭볶음탕은 닭이 크면 좋겠지만, 야식으로 먹는 치킨은 작은 것이 간편하고, 닭 한마리가 한그릇에 담겨야 하는 삼계탕에는 치킨용보다도 작은 닭이 필요하다.


맛 칼럼리스트 한 명의 개인적인 주장에 육계농가들과 육계 계열화업체들은 국내산 닭들이 맛없는 닭으로 치부되며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아 그렇지 않아도 공급과잉으로 어려운 닭고기 시장이 불황에 빠지지 않을까 전전긍긍 하고 있다. 특히나 올해는 고병원성 AI가 지난해 보다 한층 더 강력한 종의 출현으로 닭고기업계 종사자 모두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불필요한 논란마저 커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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