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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진단 / 낙농산업 발전대책, 각계 입장은

주체별 이견…간극 줄일 돌파구 있나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8월 ‘낙농산업발전위원회’를 구성, 5차례의 회의를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과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 개편을 주요골자로 하는 낙농산업발전대책을 구랍 30일 발표했다.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협의가 숙제로 남은 가운데, 정부안에 대한 각계의 입장을 ‘낙발위’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정리해보았다. 


농식품부,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진흥회 구조개편 추진

생산자 “교섭권 상실”·유업계 “부담 여전”…실효성 의문

소비자·학계 “제도개선 연착륙 시급 과제…화합·소통을”


정부 “지속가능한 낙농 위해 제도 변화 필요”

농식품부는 현재의 낙농산업 질서를 규정하고 있는 낙농제도를 개선하지 못하는 동안 국·내외 원유가격의 차이는 점차 벌어졌고, 결국 유업체의 우유 구매여력 감소로 이어져 자급률이 하락했다며, 만약 현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내 낙농산업의 지속가능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또한 제도개선이 공전을 거듭했던 이유로 낙농진흥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지적했다. 

낙농진흥회 이사회 개의 요건이 이사 2/3참석(15명 중 10명)으로 기준이 엄격해 생산자(7명)가 반대하는 안건의 경우 개의조차 할 수 없는 불합리한 구조라는 것.

이에 농식품부가 ‘낙농산업발전대책’으로 내놓은 것이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과 낙농진흥회 의사구조 개편이다.

농식품부는 용도별차등가격제를 음용유는 현 수준의 가격을 유지하고 가공유는 더 싼 가격을 적용하되, 농가의 소득이 감소하지 않도록 유업체가 더 많은 양을 구매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안대로 현 205만톤의 원유생산량을 222만톤으로 늘리고 음용유(리터당 1천100원)로 187톤, 가공유(리터당 900원)로 31만톤, 초과물량(리터당 100원) 4만톤으로 개편하면 농가소득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자급률도 52~54%로 늘어난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낙농진흥회를 합리적인 의사결정기구로 개편하기 위해선 이사회에 중립적 인사를 추가해 인원을 현 15명에서 23명으로 확대하고, 이사회 개의조건 삭제,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조건 강화, 이사선임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것. 

농식품부는 용도별가등가격제 도입에 필요한 물량과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생산자, 유업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는 한편, 낙농진흥회 정관개정을 위해 생산자단체도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생산자 “정부안, 실현가능성 없어”

생산자단체는 원유생산량을 늘려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농식품부의 주장과 달리, 고령화, 환경규제 등으로 원유 증산이 불가능하며, 오히려 정부안대로 적용한다면 정상유대를 받는 쿼터량이 16% 감소해 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게다가, 유업체가 직접 소속농가의 집유 및 쿼터관리를 하고 있는 현 체제에서 유업체에게 낙농가의 증산원유를 사용하도록 강제할 수단이 없어 수입산 장려효과를 불러올 뿐이며, 유업체의 판매능력에 따라 유대가 달라져 농가 간 심한 격차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생산자단체는 현 쿼터관리 체계에서는 집유주체별 총 쿼터 및 생산지수가 다르기 때문에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을 위해서는 낙농선진국과 같이 생산자 중심의 낙농제도(한국형 MMB) 개편 및 국산 유가공품 시장 형성을 위한 정책지원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생산자단체는 현행 낙농진흥회 정관은 낙농가에게 개의조건을, 정부에 과반수조건을 부여해 협상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만약 정부안대로 개의조건을 삭제하면 농가의 교섭권이 완전히 상실되면서 정부와 유업체의 입김에 따라 일방적으로 수급과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립적(비낙농관련단체) 인사를 현행 3인에서 11인으로 확대하는 것 역시 이사회 구성이 친정부 인사로 채워질 수 있는 만큼 이사회가 정부거수기 역할로 변모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하면서, 정관개정을 통한 낙농진흥회의 공공기관화를 통해 민간이 아닌 정부가 직접 수급 및 가격을 결정하겠다는 것은 1997년 낙농진흥법 개정취지에도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유업체 “국제경쟁력 기대 어려워”

유업체는 정부안의 전체적인 방향에 대해선 동의하면서도 국제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의문을 표했다. 

유업체는 농식품부가 농가소득 감소 없이 용도별차등가격제를 도입하겠다는 기본원칙을 내세운 것과 관련해 이는 정부안이 적용되어도 유업체가 원유거래 시 지불해야 할 액수에는 변동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의미없는 제도개선이 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용도별차등가격제를 도입하려면 가공용 원유가격이 국제원유가격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원유가격이 리터당 400~500원인데 정부지원을 받아도 800원인 가공용 원유가격으로 만든 유제품의 국제경쟁력이 높아질 리 만무하며, 정부의 설명처럼 국내 시장에서 국산 유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모든 유업체 회원사가 백색시유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부의 요구대로 222만톤의 원유를 사들일 여력조차 없다는 것. 

당초 유업체가 농식품부에 요청한 요구사항은 원유기본가격 인하였다. 

일본만 생산비 수준의 유대를 보장하고, 다른 나라는 생산비 이하의 유대를 지불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우유 1리터 생산비가 791원인데 농가수취가격은 1천104원으로 313원이 관행적으로 불필요하게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업체는 농가들의 생산비는 보장하되, 원유기본가격에 들어간 156원을 삭감하고 생산비 적용기준을 유지방 3.96%가 아닌 3.5%로 바꿔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낙농진흥회 의사결정구조에 대해선 낙농진흥회는 정부의 낙농업무 대행을 위해 특수목적으로 설립된 기구로 생산자가 반대하면 개의를 못하는 구조는 반드시 개편될 필요가 있다며, 유업체측 인원이 이사회 구성에 더 들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소비자·학계 “변화 두려워 말라”

소비자단체는 시장은 계속 변하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기존의 고전적인 틀만 유지해서는 지속가능한 낙농산업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산 유제품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낙농제도 개선 뿐만 아니라 우유와 유제품에 포함된 과도한 유통마진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올해 연구용역 실시 및 중장기적으로 소비자, 유통업체 등 이해관계자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계는 정부안이 전반적으로 낙농산업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낙농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정책이라고 바라보는 한편, 아직 생산자들이 약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생산자들의 시장교섭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해당사자들에게 정부안이 유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지만 낙농산업의 미래가 달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서로 신뢰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개선을 연착륙 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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