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1 (목)

  • 맑음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28.0℃
  • 구름많음서울 24.5℃
  • 맑음대전 25.8℃
  • 맑음대구 26.1℃
  • 맑음울산 22.5℃
  • 맑음광주 25.0℃
  • 구름조금부산 21.0℃
  • 맑음고창 25.3℃
  • 구름조금제주 18.9℃
  • 구름조금강화 22.5℃
  • 맑음보은 25.4℃
  • 맑음금산 26.8℃
  • 맑음강진군 22.8℃
  • 맑음경주시 28.3℃
  • 맑음거제 21.0℃
기상청 제공
검색창 열기

한우

<포커스>한우 유통시장 ‘돌풍’ 몰이…농업회사법인 일품한우

숨은 1%의 가치 창출…‘작지만 강한’ 일품한우 경쟁력

[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직·간접적 이익 농가·판매처 환원 ‘순기능’

농가와 ‘이심전심’…유통과정 누수 차단 철저

근출혈 보상·각종 품질 향상 인센티브 제도화

가공작업자 처우개선 통한 소속감 부여 심혈 

소 한 마리 1% 수율 끌어올리기 역량 집중


특별한 것 없다. 뒷배도 없다.

농업회사법인 일품한우(대표이사 김치영·이하 일품한우)에 대해 많은 사람이 궁금하다고 말한다. 유통업체라고 하기에는 농가와 너무 가깝고, 가공업체라고 하기에는 그 활동 범위가 너무 넓다. 무엇보다 경북 영천과 충북 청주, 두 곳의 작업장과 대구시에 있는 1곳의 사무동이 일품한우가 가진 영업장 전부다. 하지만 이곳에서 뿜어내는 에너지에 업계는 놀라고 있다. 

지난 1년간 일품한우를 통해 유통된 한우는 1만2천두, 매출액은 1천2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작은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일품한우에 대해 많은 소문이 돈다. 숨겨진 비결이나 든든한 뒷배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일품한우 이경분  전무이사는 “여러 곳에서 우리를 방문해 주셨다. 우리가 어떤 특별한 기술이나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알아보기 위해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그분들이 기대하는 것은 찾지 못하고 돌아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에겐 그분들이 찾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치영 대표는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잘라 말한다.

김 대표는 “우리는 매일 작업장에서 평균 한우만 50두 이상을 작업한다. 지금이 오전 11시쯤이니까 지금도 한참 작업이 진행 중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작업하고 있는 제품 중에 적어도 절반 이상은 이미 팔린 상태다. 갈 곳이 정해져 있다. 그래서 우리는 큰 창고가 필요 없다. 많은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노하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농가, 불신…‘동상이몽' 타개해야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는 실적을 내고 있지만 특별함은 없다며 김치영 대표는 말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축협에 입사해 한우개량관련 업무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한우와의 질긴 인연은 어쩌면 이때부터가 시작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인공수정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농가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인공수정 시술을 하는 것이 그의 업무였다. 이후 잠시 금융업무를 거쳐 대구경북한우조합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면서 한우와의 인연이 깊어졌다.

김 대표는 “한우 현장에서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몸을 담으면서 불합리한 것, 또는 부조리한 것이 너무 많다고 느꼈다. 답답한 것은 그것을 고치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협동조합의 조직적 한계로는 문제를 개혁해 나갈 수가 없다는 것이 나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집중한 부분은 도축과 가공, 유통이다. 한우가격과 관련된 이슈가 나오면 항상 빠지지 않고 따라오는 것이 바로 유통마진이 과도하다는 뉴스다.

농가는 유통업체에 대해 항상 불신을 갖고 있고, 업체들은 업체들대로 농가에게 불만이 많다. 협력관계에 있어야 할 두 주체가 동상이몽에 빠져있으니 산업의 미래는 위태로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김 대표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도축과 가공, 유통과정에서 무언가 할 수 있는 일이 충분하다고 판단했고, 일품한우를 통해 그것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농가와 유통업체의 관계는 물론 한우산업 전체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농가에게 좋은 가격에 소를 매입하고, 식당과 정육점에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공급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가공과 유통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는 작은 누수를 줄이는 일,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일, 단 1%라도 수율을 올려 최고의 가치를 뽑아내는 일이며, 일품한우는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숨은 1%를 찾는다는 것

우선 가공 작업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소속감을 느끼도록 배려했다. 

일품한우의 가공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은 소속감이 남다르다. 회사의 핵심부서라는 자부심과 그에 맞는 대우를 회사로부터 보장받고 있기 때문이다.

1%가 얼마나 되겠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소 한 마리에서 1%의 수율을 올리면, 하루 50두를 작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리고 1년 1만2천 두를 작업한다고 가정했을 때 그 수익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것이 바로 일품한우의 가공장 직원들이 소 한 마리, 한 마리 작업에 집중하는 이유이고, 그 안에서 일품한우의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외부인들이 그렇게 궁금해하는 일품한우의 노하우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직간접적 발생 이익 농가에 환원 선택

도축장을 직접 운영하지는 않지만 작업 물량이 많아지면서 도축장에게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아졌다.

그렇게 발생하는 직간접적 추가 이익을 농가와 판매처에 환원하는 방법을 택했다.

김 대표는 “거래물량이 연간 1만두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도축장에서는 우리 업체의 합리적 요구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이것은 긍정적 변화이며, 우리는 이렇게 발생하는 직간접적 추가 이익을 농가와 고객에게 환원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근출혈 발생에 대한 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가격 산정기준을 합리적으로 변경하면서 출하장려금을 인상하고, 등심단면적에 대한 인센티브를 도입해 최대 평균 가격의 3%까지 더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판매방식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방법을 공개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일품한우는 매일 인터넷을 통해 현재 판매되는 36개 부위별 가격을 공개한다.  기준가격으로 주문을 받아 작업장으로 오더를 내리면 해당 작업장에서는 준비를 마치는 대로 배송한다. 총 12개 코스로 촘촘하게 짜여진 배송시스템은 실시간 관리된다. 일품한우는 대형마트나 백화점과 거래하지 않는다. 또한, 직접 식당을 하지도 않으며, 농장을 운영 하지도 않는다. 많은 유사 기업들이 농장이나 직영 식당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 보여질 정도다. 일품한우의 거래처는 전국 각지에 4천여 곳에 달한다. 업계에서 궁금해하는 일품한우의 뒷배는 바로 이들일 것이다.

김 대표는 “회사 창립 초기부터 이어온 우리의 방식이다. 고객과 절대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했고, 그 기본을 지켜나가고자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품한우 세계시장 공략 선언

일품한우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바로 한우 수출을 통해 산업의 활로를 열고, 수세에 빠진 한우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업계 모두가 사육두수 과잉에 대한 우려를 보이면서 감축을 위한 방법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다. ‘왜 좀 더 진취적이고, 공격적인 생각을 하지 못할까?', ‘한우는 왜 30%의 자급률에 목을 매고 있으며, 미국은 어떻게 120%의 자급률에도 산업이 전혀 위축되지 않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에 대해 답을 찾아야 한다”며 “한우자조금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우수출 실적이 몇 년째 연간 40톤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분명 우리가 하고 있는 방향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해보고, 문제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홍콩에 집중돼있는 수출국을 다변화하면서, 일본처럼 당분간 강력한 수출 자율규제와 창구일원화로 장기적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가적 차원에서 신뢰도 제고를 위해 견실한 업체들을 선정해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현 상태에서 드러나는 한우수출의 문제점들에 대해 우리는 또 보여주려 한다. 일품한우가 한우수출에 나서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려 한다. 우린 지금까지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주위에도 긍정적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품한우의 길

김치영 대표는 한우는 우리 민족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 세대에서 잘 지키고 발전시켜 후세대에 넘겨주어야 한다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김 대표는 “한우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 가능성은 현실이 될 수도 있고, 가능성에 그칠 수도 있다.  나는 일품한우가 한우산업에 기여를 하고, 한우산업을 통해서 관련자들이 행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일품한우와 관계되는 농가와 고객, 직원들이 안심하고 이 산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 한우의 세계화에도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을 꿈꾼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품한우의 길에 대해 말했다.

“항상 상대를 인정하자. 그리고, 우리의 장점으로 그들을 도울 방법을 찾자. 그것이 일품한우의 길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실시간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