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이동일 기자]
축산업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외부의 환경에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고도화된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현실에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자가배합 급여로 외부 환경 영향 최소화”
한우산업, 탄소규제·불황 선제적 대비 절실
자가배합 실행 후 사육기간 단축·등급 향상
흔들림 없는 ‘강한 농장’으로…내실 기해야

지난 17일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열린 우보천리21에서는 한라한우촌 양익종 대표의 사례발표가 있었다. 양익종 대표는 이날 탄소중립과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서 주목을 끌었다.
양 대표는 탄소중립과 스테크플레이션(stagflation)은 현재 전 세계적 흐름이며, 이에 대한 영향은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농가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나름의 대처 방식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탄소중립은 모든 경제활동에 있어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 배출량을 ‘0’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의 사용이 큰 원인으로,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첫 목표로 2030년까지 전략을 세워 실천 중”이라며 “축산업의 경우도 예외일 수 없다. 소의 트림과 방귀로 배출되는 탄소가 적지 않다는 것으로 인식되면서 축산업계에 강도 높은 탄소중립 관련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스테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으로 현재 국제 곡물 수급상황이 이에 가깝다. 이것은 곧 한우산업에 닥치게 될 위기로 보여진다. 국제 곡물 공급상황을 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물동량 감소는 물론이며, 해상운임의 급격한 상승이 예상된다. 이것은 국내 사료회사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농가에 공급되는 배합사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또한, 한우 도매가격이 현재는 안정권에 있지만 공급량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이 발생 된다면 농가는 생산비 상승과 도매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에 갇히는 상황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라한우촌은 2017년부터 원료를 구매해 자가배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고 양익종 대표는 소개했다.
여러 고민 끝에 시작한 자가배합사료 급여시스템으로 한라한우촌은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32.2개월이었던 평균출하월령은 2021년 27.5개월로 단축됐다. 같은 기간 1++등급 출현율은 17.1%에서 40.3%로 늘었고, C등급은 17.1%에서 12.2%로 줄었다. 도체중은 437.7kg에서 430kg으로 감소했지만 출하월령 단축의 성과를 감안하면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여진다.
성적은 수익으로 이어진다.
국립축산과학원의 경영분석에 따르면 한라한우촌은 자가배합사료 적용 후 총수입은 18%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뿐 만 아니라 사료 가격이나 도매가격은 어떤 요인으로든 오르거나 내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 농장이 외부의 환경에 영향을 적게 받도록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양 대표는 “자가배합사료 시스템은 나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었다. 앞에서 언급한 여러 정황들로 인해 한우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고, 그런 상황에서 우리 농장이 버텨나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외부의 영향에 흔들림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