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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자칼럼>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하자

[축산신문 민병진 기자] 어느덧 춘분이 훌쩍 지나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해졌다. 하지만 미세먼지보다 더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낙농업계의 현실을 바라보자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곡물 가격과 해상 물류비 상승,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으로 생산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료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다,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인건비 상승, 정부 규제 강화에 따른 농구비·시설비 증가, 원유 감산 정책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등으로 낙농가들은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경영 부담에 폐업을 선택하는 농가까지 늘어나면서 올해 원유생산량은 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생산량인 190만 톤에 근접한 195만 톤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낙농 강대국들과의 잇따른 FTA 체결로 2026년 외산 유제품의 관세 제로시대가 예고되 있어 생산기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과 낙농진흥회 의사결정체계 개편을 주요 골자로 한 낙농대책을 밀어붙이며 국산 원유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은 정작 이해당사자인 낙농가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정부의 일방통행식 무리한 강행으로 오히려 낙농가들의 반감만 부추기면서 상호 간 신뢰는 상실되고 위기의 국내 낙농산업을 더욱 얼어붙게 만드는 기폭제가 됐다.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정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낙농가들의 주장에도 정부는 낙농 대책의 기본방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만 갔고, 그 사이 악화 일로를 걷는 낙농산업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농가들의 생산 의욕 저하로 이어졌다. 

설상가상 낙농가와 정부 간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되면서 낙농진흥회 운영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낙농진흥회 이사회 안건으로 정부의 낙농대책 추진을 위한 정관개정(안)과 원유의 생산 및 공급 규정 개정(안)이 상정되자 생산자 측 이사들이 보이콧을 선언, 정족수 부족으로 이사회가 거듭 무산되면서 올해 사업계획 심의가 아직까지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생산자 측 이사들의 참석 없이도 안건을 의결할 수 있도록 낙농진흥회에 정관 인가 철회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제도개선에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최희종 낙농진흥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돌연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낙농 제도개선을 위한 시도는 또 다시 동력을 잃게 됐다. 의결권을 갖고 있는 최 회장의 사퇴로 생산자를 제외한 나머지 이사들이 안건에 찬성한다 해도 의결조건(참석 이사 8명 이상 찬성)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정권교체기와 맞물린 어수선한 분위기 속 낙농진흥회 이사회 소집이 불투명해지면서 낙농 제도개선 역시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될 공산이 커졌다.

언제까지 평행선을 그리는 논쟁으로 낙농 제도개선을 미루고 있을 수 마는 없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타협은 외면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다.

이번 기회가 국내 낙농산업이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체절명으로 받아들이고 진정한 소통의 자세로 정부와 낙농가가 논의 테이블에서 마주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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