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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사면초가 축산업계 앞길이 안 보인다

“끝 모를 고곡가 리스크…축산농가 벼랑 끝”

[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원가 못 건지는 농가…축산 생산기반 ‘흔들’

커지는 경영손실에 사료업계 불안감 고조

전년대비 옥수수가격 38%↑…환율까지 덮쳐

“범정부 식량안보 차원 실질 대책 마련 시급”


배합사료 가격과 조사료 가격의 오름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국제 곡물 수급 등 축산업계를 둘러싼 대외적 환경이 심상치 않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이미 사료가격에 더해 유사비까지 대폭 오르면서 사상 최대 위기에 직면한 축산농가들의 경영 부담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축산현장의 불안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사료업계 역시 몇 차례의 가격 인상만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소식에 축산농가들의 위기감은 더욱 전례 없이 팽배하다.

코로나19가 촉발시킨 역사상 유례없는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가운데 우리나라 축산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 현재로선 쉽게 예측하기 불가능하고, 마땅한 대책을 강구하기조차 힘들다는 점이다.

국제 곡물 가격, 원-달러 환율 급등에 설상가상으로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소맥, 팜유 등 사료 원료 수출을 중단하고 있어 국제적으로 사료 원료 수급에 차질이 발생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지나며 국제 곡물 가격은 단계적으로 수직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중반부터 세계 각국에서 경기 회복을 목적으로 투입된 약 20조 달러에 달하는 자금유동성을 활용한 투기자본은 선물시장을 지속적으로 밀어 올렸고 2021년에도 이런 강한 상승추세는 계속 이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22년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연초부터 기존 강세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채 남미 재배지의 라니냐 등 이상기온에 따른 옥수수와 대두 생산량 감소 우려가 더해지며 곡물 가격은 급등해 옥수수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가장 최고 가격인 톤당 4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톤당 옥수수 가격은 2020년 200달러에서 2021년 281달러, 2022년 390달러를 기록하면서 현재 전년 대비 39% 올랐다. 소맥 역시 톤당 가격이 2020년 231달러에서 2021년 289달러, 2022년에는 395달러를 보이면서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대두박 톤당 가격도 2020년 358달러에서 2021년 471달러, 2022년에는 545달러도 전년 대비 16% 올랐다.

원료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사료업계는 이미 작년부터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하소연한다. 일부 사료업체가 영업활동을 제한할 정도라는 소식도 들린다. 문제는 사료업계가 완충작용을 하는데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이런 상황은 그대로 축산농가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사료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민관이 최대한 협의해 자구책을 모색해오던 의지를 꺾은 원인으로 올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꼽는다. 타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다. 소맥 세계 1위 수출국인 러시아와 4위인 우크라이나의 전쟁 소식은 국제선물시장을 자극해 다시 한번 큰 폭의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을 견인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흑해 연안 국가의 곡물 수출 중단 가능성에 대체 수요가 미국·남미 등으로 집중되며 곡물가격은 수직 상승했고 옥수수의 경우 한때 장중 430달러까지 오르는 기현상을 연출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추가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미국 중서부 지역의 옥수수 파종 진척률(5월 8일 기준)은 전년 동기 진척률인 42%와 5년 평균인 33%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4%에 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파종면적도 전년 대비 30~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특히 수출시설 복구는 요원한 상황이다.

대두박은 식물유 강세 속 브라질의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전망이 나오고, 소맥 역시 미국 주산지 가뭄에 따른 품질 저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팜박, 야자박, 채종박 등 부원료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원료가 상승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마디로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원료대금 결제를 달러로 하는 사료업계는 환율도 큰 근심거리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한-미 간 금리차를 고려한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1월 3일 1천190원대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5월 11일 장중 한때 1천280원을 돌파하는 등 미국 Big Step에 따른 추가 강세가 예상됐다. 5월 말 환율은 1천250원대에서 오르내리는 중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및 남미 수확량 증가, 미국의 원활한 파종 완료 등이 겹칠 경우 국제 곡물 가격의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진입기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곡물가격의 지속적인 강세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결국 가까운 시일 내에 국제 곡물 가격 안정, 나아가 우리나라 사료 가격 안정은 요원하다. 이미 생산비조차 못 건지는 축산농가들이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생산기반이 무너지기 전에 식량안보 차원에서 범정부가 나서 특단의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여론이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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