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유익균 우점화 미생물 생육환경 조성에 초점
대류현상 이용 환기시설로 호흡기 질병 차단
나홀로 6만5천수 사육 환경개선 냄새저감까지
제4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우수상(농협중앙회장상)을 수상한 전북 익산 무항농장(대표 최민영)은 대지면적 1만4천618㎡, 건축면적 3천839㎡, 무창계사 3천70㎡에 육계 6만5천수를 키우며 깨끗한 축산농장, HACCP 인증농장, 친환경축산, 동물복지농장으로 인증을 받은 곳이다. 연간 출하는 36만수이다.
‘무항(無抗)’, 농장 이름에 담긴 의미 그대로 최민영 대표의 무항생제 사육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최민영 대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산란, 부화, 육추, 종계 등 양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1990년대에는 부화장, 육성농장 등에서 실력을 쌓았다. 이론과 실기를 한 몸에 무장하게 된 최민영 대표는 1997년 고향 인근의 농장을 임대해 육계 사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계열업체 위탁사육 방식이었기에 보통 농장처럼 항생제를 사용했지만 곧 무항생제 축산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에 또다시 연구에 매진했다고 한다. 2000년 익산의 지금 농장부지를 매입해 꼬박 2년 동안 무항생제 사육에 필요한 설비를 마치고 2003년 5월 첫 입추를 했다. 최민영 대표는 피나는 노력 끝에 2006년부터 본격적인 무항생제 사육에 발을 디디게 됐다고 했다. 익산시 축산공무원이 격일로 무항농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전북도축산위생시험소에 항생제 잔류 반응 검사를 맡긴 결과 음성이 나온 것이다.
“소비자들은 무항생제 축산물은 항생제를 안 먹인 걸로 알고 있기 쉽지만 현행 무항생제 축산물의 법률상 개념은 사육 중 질병 발생 시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를 먹이되 일정 기간 휴약기간을 지키면 무항생제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항생제를 일절 먹이지 않는 진정한 무항생제 닭고기는 무항농장이 유일하다고 자부합니다.”
무항농장이 추구하는 방역은 대체 항병력이다. “미생물을 뿌려주지 않습니다. 대신 미생물이 생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게 무항농장 노하우입니다.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니까 암모니아 기준이 25ppm 이하이지만 우리 농장은 보통 1ppm 이하로 측정됩니다. 동물복지 규정에 의하면 CO₂도 5천ppm 미만을 지켜야 하는데 여기는 1천ppm 미만이 나옵니다.”
무항농장 무창계사에서는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기본원칙을 지키면서 만들어낸 환경이다. 수시로 왕겨 교체와 시설 점검, 급수 레일, 급유기, 전기시설 등을 청소해 준다. 미세먼지까지 쓸고 닦아내 항상 방금 청소를 마친 것 같은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이 높다.
“무항생제 사육이라고 사료 역시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동물복지 규정에 맞추고 식물성 단백질 사료라는 점을 빼면 보통 다른 농장과 차이가 없다고 봐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질병 유발균이 농장에 접근하지 못하게 유익한 미생물을 계산해 우점화시키는 것이 무항생제 사육의 관건입니다. 유익한 우점종이 농장에 포진하고 있으면 잡균이 번식할 틈이 없습니다.”
최민영 대표는 계사 내 유익균을 증진시켜 닭이 스스로 면역력을 높이는데 3년여의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항생제는 물론 대체재나 다른 약품을 쓰지 않아도 유익균으로 인해 닭이 잘 자라주었고 더불어 육질이 부드러워 시장의 반응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무항생제 사육방식을 선택하면서 최민영 대표가 가장 많은 신경을 쓴 부분이 환기시스템이다. “닭을 키울 때 가장 주의할 것이 호흡기, 다음이 소화기 질병입니다. 이런 문제는 원활한 환기로 호흡기 질병을 차단하면서 항생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말처럼 쉽지 않았지만 수많은 연구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대류현상을 이용한 해결책을 찾았습니다.”
대부분 농장에서 환기구를 지붕 위에 설치하는데 무항농장은 계사 내부 중 온도가 가장 높은 천장의 용마루에 입기구를 설치하고 축사 뒤편으로 탁한 공기를 빼내는 시스템을 갖췄다. 예상대로 용마루에서 입기된 새로운 공기가 용마루의 더운 공기와 뒤섞이며 계사 바닥으로 내려가 용마루와 계사 바닥 간의 온도 차이는 1℃밖에 나지 않았다고 했다. 계사의 난방도 살균효과를 노릴 수 있는 근적외선 히터를 사용했다. 찬 공기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이 없어지고 따뜻한 곳으로 몰려드는 쏠림현상도 사라졌다. 연료비도 상당 부분 절감돼 일석사조의 효과를 얻게 됐다고 했다.
“농장주들은 사료에 역점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물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물이 없으면 사료를 먹을 수도 없고 소화도 못 시킵니다. 오랜 숙고 끝에 최적의 업체를 찾아 5천만 원을 들여 정수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이 물은 병아리도 마시고 저도 먹습니다.”
정수된 물은 첫째, 항균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우리나라 지하수들이 질산성 질소에 상당히 오염돼 있는데 정수된 물은 질산성 질소 성분이 ‘0’이라는 것이다. 둘째, 지하수에는 염분이나 광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을 수 있는데 정수기가 기준치로 맞춰주는 연수역할을 해주어 안심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정수기 관리, 유지 비용은 연간 10만~150만원이 든다.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병아리를 보면 결코 아깝지 않다고 한다.
최민영 대표는 PNT라는 계사 환경 컨트롤 장치가 있어 6만5천수의 닭을 혼자 사육할 수 있다고 했다. 과거 13만 수를 키울 때도 홀로 했다. 각각 약 400평에 이르는 3개 동에 2만수씩 놓아 기르자면 웬만큼 부지런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PNT 계기판에 실내의 온도, 습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닭 체중이 표시되고, 이상이 있으면 최 대표의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알람이 울린다. 농장 내 관리사에서 조정할 수 있지만 외출해서도 스마트폰으로 조작, 통제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직원 한 명 없이 혼자 계사를 상시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며 악취를 저감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닭의 출하는 33~34일쯤 생체중이 1.8~1.9kg 일 때 한다. 매번 반복되지만 정성을 쏟아 키운 닭들이 떠날 때는 섭섭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아내가 저보고 가끔 그럽니다. 자기는 병아리만도 못하다고. 제가 계사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굉장히 많고, 병아리를 첫째로 생각하고 강조하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양계야말로 최고의 직업군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년이 없지 않습니까. 할 수 있는 한 언제까지 할 수 있고 소득이 되니 얼마나 좋습니다.”
양계 외길 33년차 최민영 대표는 최근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무항생제 양계를 전 세계에 보급하여 K-food 시대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K-pop, BTS 등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고, 먹거리 또한 세계적 이슈죠. 미국과 유럽 등지에 무항생제 사육법을 소개하면 폭발적 반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것도 일종의 소프트웨어죠.”
# 무항농장 CLEANPOINT
① 대체 항병력이 최고의 방역
- 미생물을 뿌려주는 대신 미생물 생육환경을 조성해 동물복지 기준(암모니아 25ppm 이하, CO₂ 5천ppm 미만)보다 낮은 암모니아 1ppm 이하, CO₂ 1천ppm 미만을 유지한다.
② 계사 환경 컨트롤 장치로 홀로 6만5천수 사육
- 외부 유해균 유입을 원천 봉쇄. 스마트폰을 이용해 계사 환경 컨트롤 장치로 실내 온도, 습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등을 수시로 관리한다.
③ 대류현상 이용 환기 시스템 호흡기 질병 차단
- 계사 내 균일한 온도 유지 가능한 환기 시스템과 살균효과가 있는 근적외선 히터로 호흡기 질환 차단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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