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 위기가 심화되면서 양봉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양봉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자를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 개편과 양봉산업이 발휘할 수 있는 공익적 가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이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국내 ‘양봉산업 현황 실태조사’를 실시한 지역네트워크 서울경기제주협동조합(이사장 길청순)이 우리나라 양봉산업을 이같이 진단하고 의견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국내 양봉산업은 벌꿀 생산액 기준으로 그 규모를 평가함에 따라 농·축산업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산업으로 그동안 인식되어 왔다. 이 때문에 산업 전반을 관장해야 할 농식품부 내 전담부서가 없을뿐더러, 양봉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기 위한 정책지원 기반이 매우 취약한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기후변화, 농가 고령화, 꿀샘식물 부족 등으로 양봉산업 기반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2019년 8월 ‘양봉산업법’이 제정되고 2020년 8월부터 법이 시행되면서 안으로는 정책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는 추세이나 양봉산업의 구조개선을 통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에는 한계점이 드러난 상황이다.
지금까지 벌꿀을 비롯한 양봉산물 생산액을 기준으로 양봉산업 가치를 평가해 왔으나, 가치사슬 관점에서 전후방 산업 분야에서 발휘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지속해서 나갈 필요가 있으며, 화분매개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추세임을 고려해 양봉산업 가치평가 기준과 체계를 확립하고 유엔이 정한 ‘세계꿀벌의 날’ 등을 활용한 대국민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양봉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확산하면 양봉농가에 대한 ‘공익형 직불제’ 도입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양봉산업 정책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책 수요 파악이 필요하며, 단순소모성 예산지원이 아닌 양봉산업 구조개선을 위해서는 양봉농가의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봉산물 생산에서 소비까지의 공급사슬 체계가 선진화되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한 ‘벌꿀등급제’ 시행 등 보조적인 정책이 수반되어야 하나 지금까지 생산 단계에서의 양봉농가 조직화 및 계열화 체계가 없으므로 정책 시행에 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양봉농가 조직화 프로그램 개발·운영, 전문인력 육성, 양봉 분야 통합마케팅 조직 육성 등 산업 구조 선진화 관점에서의 정책 강화를 통해 양봉농가의 인식 전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산업 규모와 비교해 이해 당사자가 다양하고 단체 간 연대와 협력 기반이 취약하여 이견이나 갈등이 해소되지 못해 각자 살길을 찾는 상황이 지속하다 보면 이는 양봉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큰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후변화, 시장개방 등 양봉산업의 위기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양봉산업 주체 간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소통의 장을 마련,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조정하여 양봉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미래전략을 함께 만들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