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신문 신정훈 기자]
중앙 집중 환기 방식으로 냄새 저감 온도 조절 효과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호흡기질병 사전차단
자가 미생물을 제조해 돈사소독 활용 돼지에게 급여
제4회 청정축산 환경대상 우수상(농협중앙회장상)을 수상한 전남 함평 세화농장(대표 정계천)은 대지면적 4만9천586㎡, 건축면적 7천550㎡(무창돈사 5천181㎡, 퇴비사 804㎡, 분뇨저장시설 1천565㎡)에서 돼지 총 4천650두를 일관 사육하면서 깨끗한 축산농장 인증과 HACCP 및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농장이다. 2020년 기준 성적으로 MSY는 24두이다.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원인 정계천 대표는 양돈농장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고, 사계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삼엄한 방역 절차를 거쳐 세화농장 안으로 들어가면 모두 놀라게 된다. 기존 양돈농장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각종 꽃과 조경이 어우러져 있다. 농장 안의 나무와 잔디, 화초까지 조경은 모두 정계천 대표의 손길을 거쳤다. 일부러 구매한 것도 있지만 주변에 누가 나무를 처리하겠다는 소식만 들으면 단걸음에 달려가 가져와 심은 것들이 꽤 된다. 17년 동안 직접 하나, 하나 늘려오면서 근사하게 정비된 정원을 갖추게 됐다. 그 과정에서 정 대표는 조경전문가가 됐다.
정원을 거쳐 다다른 돈사 입구, 정계천 대표가 냄새 얘기를 꺼내기 전에는 전혀 모를 정도로 악취가 없다. 세화농장의 악취 저감 비결은 네덜란드 채널 환기 방식인 중앙 집중 배기 방식과 주기적인 미생물 분사, 분뇨를 발효하는 액비 저장조 등의 결과물이라고 한다.
“세화농장의 방역 원칙은 특별 대우가 절대 없다는 점입니다. 잠깐 외출하고 오더라도 소독시설은 처음부터 다시 통과해야 합니다. 가족도 예외가 없습니다.”
세화농장은 HACCP SYSTEM(안전관리인증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선정됐다. 차량 및 농장 출입자는 대인 소독기, 발판 소독기, 차량 소독기 등의 소독시설을 모두 거쳐야 농장 내부로 진입할 수 있다. 그마저도 사료차량과 약품 배달 차량으로 한정돼 있다. 방문객의 소독 절차도 깐깐하기 그지없다. 소독시설에서 방명록을 작성하는 사이 살균과정이 진행되고 샤워실을 거쳐 방역복과 장화로 환복해야 농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철저한 방역 절차를 모두 거쳤다고 해도 외부인은 돈사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오직 돈사 관리자에게만 허용된 공간이다.
“작년 겨울에는 영하 10℃까지 떨어지고 배관도 다 얼어버릴 정도로 강추위가 몰아쳤는데 우리 농장의 돼지 중에는 기침하는 돼지가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세화농장의 네덜란드식 중앙 집중 환기 방식은 지하 채널 및 슬러리 피트를 통해 외부에서 공기가 들어오고 중앙 배기 채널을 통해 환기되는 시스템으로 지하로 들어오는 공기 외에는 옹벽으로 인해 외부 공기가 차단돼 있어 악취를 저감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냄새뿐 아니라 온도 조절에도 탁월한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그래서인지 세화농장 돼지들은 환절기나 혹한기에도 기관지 질환 한 번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돈사에는 대형 팬을 4개 설치해 환기에 공을 들였다. 대형 팬 앞에는 이중 막을 설치해 악취와 미세먼지가 바로 배출되는 것을 한 차례 막고, 외부 배출구에 0.1mm 스테인리스 망을 설치해 외부로 돈사 내 악취와 미세먼지가 안 나가도록 한 차례 더 차단했다. 미세먼지 차단망은 고압세척기로 월 1회 이상 세척해 냄새 및 오염물을 차단하고 있다. 돈사 가까이에 있어도 악취를 전혀 못 느끼는 가장 큰 이유다.
정 대표의 돼지들이 건강한 이유에 대해 한 가지를 더 꼽았다. HACCP 및 무항생제 인증 농장으로 선정된 세화농장에서는 자가 미생물을 제조해 돈사 소독 및 사료에 섞어 돼지에 급여하고 있다. 10분마다 한 번씩 살포된 자가 미생물은 배설물에서 나는 악취도 저감시키고 항생제 효과도 탁월하다고 했다. 자가 미생물에는 유산균, 고초균, 효모균이 포함돼 있으며 이 미생물을 사료와 함께 섭취한 돼지는 육질도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바닥의 분뇨는 액비저장조로 이동한다. 대형 액비저장조 9기가 설치돼 있다. 200톤씩 1천800톤 생산이 가능한 구조다. 분뇨 액비를 밀폐된 저장조에서 발효시켜 수질, 토양 등 환경 오염을 방지하고 있다. 액비저장조에 산소를 투과해 발효율을 높이고, 미생물제제를 추가 첨가하면서 고품질 액비를 만들어 경종농가나 잔디경작 농가에 살포하고 있다. 액비 반출 직후에는 세척 청소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앞으로는 농장에서 다시 활용하는 액비 순환 방식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농장 대부분의 시설이 자동화돼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관리해요. 그 덕분에 저녁이면 퇴근할 수 있고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마이스터고인 농고를 졸업한 정계천 대표는 돼지를 키운지 40년에 가까운 베테랑 양돈인이다. 대부분의 경영자들이 농장을 운영하면 축사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두는데 비해 정 대표는 현대화 시설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농장이 현대화되자 악취 등의 민원이 줄고 낭비되는 인력도 줄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ICT시스템으로 농장 내부의 온도, 습도, 조도, 암모니아, 이산화탄소, 누진(정전)을 감지하고, 외부 환경(온도, 습도, 풍향, 강우, 일사, 풍속 등)의 정보를 수집해 각각 임신사, 분만사, 자돈사, 비육사별로 분류된 기준치에 맞게 발정 체크기, 모돈 급이기, 보온동, 사료빈, 음수 관리기, 돈 선별기 등이 작동하도록 구축돼 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위치에 알람이 울리게 되어 있어 농장에 상주하지 않아도 된다. 축주는 편하고 가축은 행복해지는 시스템이다.
이는 내부시설과 외부시설 네트워크를 활용해 연계하고 이를 단일 프로그램으로 제어할 뿐만 아니라 농가의 경영 관리 프로그램과도 연계돼 있다. 실시간으로 농가의 사육시설에 대한 모니터링 및 제어가 가능하고 생산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품질 좋은 돼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농장의 현대화가 꼭 필요하다는 정계천 대표는 스마트팜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많은 편이기 때문에 초보 양돈인들에게 잘 알아보고 꼭 현대화 시설을 갖추길 당부했다.
# 세화농장 CLEANPOINT
① 미세먼지 및 악취 노출 차단
- 외부 배출구 0.1mm 스테인리스 망 설치로 돈사 내 미세먼지 노출 차단, 고압 세척기로 월 1회 이상 세척해 냄새 및 오염물에 차단하고 있다.
② 철저한 질병 차단 및 방역
- 농장 출입구에 차량 소독시설 및 방문객 전용 출입구 등을 설치 출입하는 차량 및 방문객들은 소독과정을 거쳐야만 농장 출입이 가능하다.
③ 유산균, 고초균, 효모균이 포함된 자가 미생물
- 자가 생균제 미생물을 제조해 돈사 소독 및 돼지들에 급여해서 악취 방지는 물론 항생제 대체효과까지 시너지 효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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