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세 수입 정책 맞물려 육계시장 최악 위기
각종 생활물가가 올라가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닭고기 가격은 내려가고 있어 닭고기 업계가 울상이다.
추석을 전후로 각종 생활물가가 오른 데 이어 공공요금도 줄줄이 오를 예정이지만 이와는 정 반대로 육계 산지가격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한때 kg당 1천800원이던 육계 산지가격(생계유통, 대닭 기준)은 이달 초 1천378원으로 급락했다. 더 큰 문제는 실제 유통현장에서는 1천200원 이하의 가격에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 국제정세 등으로 급등한 원재료 가격을 생각한다면 생산비를 한참 밑돌고 있는 것. 이런 현실이 반영돼 입식 수요가 줄어 올해 7~800원대를 유지해 오던 육계 병아리가격도 마찬가지로 500원대까지 하락했다.
관련 업계서는 이같은 육계 가격의 급락의 원인으로 대형마트들의 이벤트성 저가 치킨판매, 정부의 물가정책 등을 꼽았다.
한 육계 계열화업체 관계자는 “최근 일부 마트들이 치킨 한마리를 5~6천원대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문제는 이런 이벤트가 오히려 닭고기 소비 감소를 부추겼다”며 “마트들이 이벤트성으로 소량 판매한 것이 소문이 나면서 소비자들이 기존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치킨을 외면, 매출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체가 얼마에 치킨을 팔던 닭고기 소비가 활성화 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번 저가 치킨 이벤트의 경우 오히려 소비를 감소시키는 도화선이 됐다”고 토로했다.
대형 마트들이 이벤트성으로 소량 할인판매한 저가 치킨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오히려 전체적으로 치킨의 소비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른 관계자는 “치킨프랜차이즈 채널에서 소비가 급감한 가운데 정부의 물가정책(무관세 수입, 생산량 증가 등)이 맞물리며 닭고기 시장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지난 7~8월 수입물량이 평시대비 100%이상 급증했다. 단적인 예로 항상 부족하던 선호부위(다리, 날개 등)마저도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국육계협회(회장 김상근) 관계자는 “각종 원자재 및 물류비의 상승으로 현재 육계 1kg의 원가는 2천원 수준인데 공급량이 많아 그 반 가격에도 거래가 되고 있는 것이 일선현장의 현실”이라며 “기온이 내려가며 출하가 몰린 탓도 있지만 기존 부분육 판매분이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영향도 크다. 각 계열화 업체별로 재고량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팎의 일들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근 몇 년간 적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계열화 업체들이 경영에 부침을 겪고 있다”면서 “지금도 닭고기의 판매 가격이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는 꾸준히 수입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축산신문, CHUKS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