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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논단>말 산업 발전에 대한 소고

  • 등록 2022.09.28 13:47:24

[축산신문]


양창범 제주대 석좌교수


이제 가을이다. 가을이 되면 자주 사용되는 표현 중의 하나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가을 하늘이 높으니 말이 살찐다‘라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국민 모두가 ‘풍성한 결실’을 기대하는 뜻으로 해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말(馬)산업에 종사하는 축산인의 입장에서는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19 여파로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제 경마와 승마 등 말산업이 조금은 나아지겠지 하는 바람으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본 글에서는 우리 민족과 함께 걸어 온 말, 말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간략히 피력하고자 한다.

먼저 말의 가축화에 대한 역사이다. 그간 여러 가지 주장이 있으나, 작년 10월에 네이처(Nature)지에 프랑스의 파블로 리브라도(Pablo Librado) 연구팀은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발견된 고대 말에 대한 DNA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그 결과에서는 기원전 2700년경 말의 가축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다른 주장은 인간과 말의 관계는 카자흐스탄에서 5500년 전 식용으로 이용한 것이 최초이며, 이후 식용보다는 타는 용도로 인류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한편 한반도의 경우 선사시대부터 말 사육이 이루어졌고, 고구려, 부여 등에서 목장을 설치해 사육이 이루어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말은 긴 세월을 인류와 많은 인연을 맺어 오고 있는 가축 가운데 하나이다.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말산업은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를 창조하는 기회 산업이며 그 이유를 6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즉 ① 왕들의 스포츠인 경마 :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말의 달리기 경주인 경마는 유럽과 북미 등에서는 이미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고 있으며, ② 레저의 트렌드인 승마 : 동물과 함께 하는 스포츠인 승마는 몸과 마음을 모두 건강하게 하는 레포츠로 특히 선진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③ 교육·재활승마 : 승마는 자세 교정과 근육 발달 등의 효과뿐 아니라 말과 교감을 통한 정서 순화 및 긍정적인 사고를 배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린이 교육으로, 신체·정신 장애인을 위한 재활(再活)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④ 말과 함께 즐기는 문화관광 : 세계 여러 나라는 말을 테마로 하는 국가적 축제를 열고 있으며, 말산업은 지역 경관을 아름답게 할 뿐 아니라 승마체험을 제공하는 등 관광 산업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⑤ 산업 소재로서의 말 : 말산업의 발전은 말을 활용한 다양한 천연물 신약이나 의료용 물질 소재 등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⑥ 말 관련 전문직 : 경마기수부터 조교사, 장제사, 승마지도사 등 말 관련 전문직들이 새롭게 주목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여건을 고려하여 말산업 발전에 대한 몇가지 제언을 해보자.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다룰 수 있는데, 첫째가 경마산업이다. 그간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간 경마 운영이 중단되면서 2년여간 영업이익이 적자 상태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여 다행이다. 하지만 비대면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와 경주마 생산자의 경영난 해결을 위한 지원 등 코로나19의 후유증에 대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둘째로 승마산업이다. 다수의 국민이 말과 함께 호흡하고, 주 5일 근무제 등 시대의 변화에 따른 수요 창출을 위하여 승마산업의 활성화는 매우 긴요한 과제이다. 지나 6월에 농식품부에서는 ‘제3차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주요 골자는 2026년까지 승마산업 규모 5천억 원, 승마산업 일자리 9천 명, 정기 승마 인구 8만 명까지 확대하는 방안이다. 또한 세부적인 추진전략과 과제도 제시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지만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고, 농가소득 향상을 도와주는 2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승마 수요 확대와 승용마 생산에 대한 세밀한 인프라 구축과 점검, 교육부(정규 교육과목 편입 등)와 복지부(재활승마 관련 정책 등) 등 유관 부처와의 협력, 지방자치단체 사업(말산업 특구 지정 등)의 내실화 등 실질적이고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 셋째로는 마육산업이다. 즉 말고기 관련 산업은 계속 제자리걸음 상태이다. 전 세계 말고기 생산량(2020년 기준)은 약 7만 7천 톤이고, 국내 생산량은 100여 톤 정도이다. 향후 ‘저칼로리 고단백질 식품’이라는 말고기 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비육 전용 말 육성 및 사양 기술개선으로 고품질 말고기 생산, 수요처 확대 및 등급제 정착 등 다양한 시도가 요구된다. 넷째로는 말 연관산업으로서 말 문화 축제 활성화, 말 부산물을 이용한 소재(화장품, 의약품, 장구류용 등) 개발과 실용화 확대 등이다. 

지면 관계상 말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이 단편적인 면이 있으나,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말산업이 미래지향적인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련 정책 및 농가의 계획 또는 각오가 말(言)로서 끝나는 것이 아닌 착실한 실천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비록 어려운 길일지라도.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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