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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성대에서>축협·축산경제에서 자라는 코끼리

  • 등록 2022.10.12 12:31:38

[축산신문]


이상호 본지 발행인


영세농가 급감 등 한우산업 지각변동 가속화

축협·축산경제 내 ‘코끼리’ 무럭무럭 자라 

다 크면 집이 무너질 텐데 위기경보 없어


누구나 알지만 거기에 대해 누구도 언급하지 않거나 꺼리는 문제를 ‘방(房)안의 코끼리’라고 한다. 코끼리는 심각한 위험이나 문제를, 방은 기업을 뜻한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방안에서 어린 코끼리가 무럭무럭 자라고 다 크면 벌떡 일어서게 돼 있다. 이 때 ‘와지끈’ 소리를 내며 집이 붕괴되는 참사가 발생한다. 조직구성원들은 이에 대한 두려움이나 책임 때문에 애써 외면하거나 언급 자체를 꺼린다.

한우농가가 조합원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일선축협과 여기에 목을 매는 농협축산경제 안에서도 ‘코끼리’가 자란다. 한우산업의 지형변화가 바로 그것이다.

가축통계에 따르면 2011년 한(육)우농가는 15만8천호에서 지난해 8만9천720호로 43% 감소했다. 규모별로는 50두미만이 무려 51.5% 줄어든 반면 50~100두와 100두이상은 각각 45.8%, 83.5% 증가했다.

사실상 한우조합인 지역축협은 이로 인해 조합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농협축산경제도 비상등이 켜졌다. 급기야 조합원하한선(농촌형 1천명·도시형 500명)을 현실에 맞게 대폭 낮춰 줄 것을 여러 차례 정부에 건의했지만 원하는 ‘답’은 감감무소식이다.

전기업농가의 급증은 일선축협과 축산경제의 기반약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는 농가 고령화 현상까지 맞물리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문제는 위기경보가 발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경보음이 없다고 해서 협동조합이 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과 이것이 수면 위로 부상할 경우의 충격이나 책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모두 입을 닫고  있는 것이다. 방안에 도사리고 있는 이 코끼리를 바깥으로 끌어내지 않고는 미래가 없는데도 말이다.

방안의 코끼리가 제 발로 걸어 나올 리 없다는 게 고민이지만 결심이 어렵고 실천이 힘들어 그렇지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영세농가의 취약점인 ‘규모의 비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축협과 축산경제가 심도 있는 컨설팅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어떤 형태로든 조사료자급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50~60두의 영세규모로도 높은 생산성과 경종농업 병행을 통해 나름 만족스런 소득을 올리는 지역별 ‘고수’를 발굴, 모델케이스로 보급하는 한편 지역축협을 이들 농가의 거점으로 만드는 개혁에 나서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탄탄한 번식기반을 통해 한우산업의 저수지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걸 해내지 못하면 한우산업은 경영체수가 수 천에 불과한 양돈이나 낙농의 전철을 밟게 되고 나아가 기업 차원의 계열화 체제로 전환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문이 좁아 가구를 넣기 어려울 때 문틀을 잠시 들어내기도 한다. 축협과 축산경제도 지금이 딱 그럴 때다.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문틀을 들어내서 어린 코끼리를 끌어내지 않으면 성체(成體)로 자란 코끼리가 집을 무너뜨리는 참사를 각오해야 한다. 좌고우면(左顧右眄)할 때가 절대 아니다.


축산신문, CHUKSA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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